2018. 3. 18. 아침 7시 30분.
날씨는 어제부터 부글거리기 시작한 내 배속 상태같이 흐리고 우중충했다.
지하철에서 내린 마라톤 참가자들을 따라 동아마라톤 행사장 광화문 광장으로 으로 가니,넓은 광장은 벌써 인산인해다.
나는 혹시 레이스 도중 설사가 나면 큰일이다 싶어 길게 줄이 늘어선 간이 화장실에 가서 한참을 기다려 부글거리는 배속을 미리 비웠다.
그리고, 늘 하던대로 광화문 광장 한켠에 도열한 운반트럭에 짐을 맡기고, 사회자 배동성의 구룹 출발신호에 맞춰 풀코스 종착점인 잠실 종합운동장을 향해 달려 나갔다.
헌데, 배를 비웠음에도 레이스를 시작하자, 다시 배가 부글부글하기 시작하더니 곧 설사가 날 것 같았다.
5km... 0km... 계속 배속 상태를 신경쓰며 달리느라 힘든 줄도 몰랐다. - "나, 원 참!"
전반 20km 를 통과할 때까지 어떻게 레이스를 했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난다. - 이런 상태로 계속 달린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다.
하지만,레이스 도중 포기한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처음으로 포기하기도 싫어서, 억지로 레이스를 이어갔다.
20km를 넘어가자 도저히 설사를 참을 수 없었고, 나는 용변을 볼 수 있는 파출소나, 주유소가 없나 간판만 열심히 찾으면서 정신없이 달렸다.
아무리 열심히 찾아 보아도 파출소나 주유소는 눈에 띠지 않았고, 마침, 23km 지점에서 주로 바로 옆에 지하철 역이 보여, 바로 뛰어들어가 급한 볼일을 보았다.
다시 배를 가라 앉히고 달리는데, 목도 마르고 배도 고팠지만, 설사가 겁이 나서 주최측이 준비해준 음료수와 간식을 함부로 먹을 수도 없었다.
계속되는 복통을 참으면서 악전 고투 끝에 잠실 운동장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고나니, 레이스를 끝낸 안도감은 커녕, - 화장실부터 찾았다.
이건 뭐, 마라톤을 뛰었다기 보다 화장실을 찾아 42.195km, 백리 길을 달린 셈이다.
그나마 4시간 50분을 안넘기려고 악착같이 달린 끝에 겨우 달성한 기록은 4시간 49분 57초.- 내가 생각해도 오늘 정말 애썼다.
레이스 기록,
5km 31:58 10km 32:02 15km 32:30 20km 33:05 25km 37:59 30km 35:12 35km 35:40 40km 36:04 42.195km 15:18
27km 지점 (배번은 다른 사람의 것임)
피니시 라인을 향하여
마라톤 대회장
대회 후 남산목달 회원들과 회식장소로 이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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