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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필, 단편소설

아기별은 보았네.

한밤중이 되자 산과 숲에는 적막이 깔리고, 호수는 눈 부시게 푸르러 졌습니다.


하늘에는 온통. 별 별 별.

별들은 반짝이는 반딧불이처럼 날아서 호수에 왔습니다.

"퐁당, 퐁당, 퐁당!"  별들은 하나 하나 호수에 들어가 자기 몸을 씼었습니다. - 더 반짝이게 하려고.


그런데, 제일 작은 아기별이 그만 호숫가에 떨어졌습니다.


아기별은 풀밭을 걸어 가다가  나팔꽃을 보었습니다.

"작은 꽃봉우리야, 나를 위해 한 곡 불어주지 않겠니?" 아기 별이 물었습니다.

"안돼, 나는 아침이 밝기를 기다렸다가 태양을 맞기위해 나팔을 불어야 하거든."

나팔꽃은 하품을 하더니 이내 잠들어 버렸습니다.


숲속을 한참 걸어가자, 아기별은 한 무리의 장미꽃을 보았습니다.

"너희들은 무성하게 활짝 피었구나. 나를 위해 춤을 추어 주지 않겠니?" 아기별이 물었습니다.

안돼, 우리는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가 아침 꽃구름을 맞는 춤을 추어야 해!"

장미꽃은 머리를 흔들더니 이내 잠들어 버렸습니다.


걷고 또 걸어 가다가, 아기별은 초롱꽃을 보었습니다.

" 너, 신비스런 작은 방울아. 너는 분명, 많은 이야기들을 감추고 있지? 내게 하나라도 말해 주지 않을래?" 아기별이 물었습니다.

"안돼, 나는 아침이 밝기를 기다렸다가 바람부는 대지에게 이야기해야 해."

초롱꽃은 가녀린 허리로 기지개를 키더니 잠들어 버렸습니다.


아기별은 실망해서 커다란 나무 앞에서 멈춰 섰습니다.

짙은 나뭇닢 사이에서 아기별은 한송이 반짝이는 푸른 빛의 꽃을 보았습니다!

"너는 무슨 꽃이냐?" 아기별이 물었습니다.

"나는 꽃이 아니야. 나는 파랑나비야!"  파랑나비는 날개를 활짝 펴 보였습니다.

"파랑나비야, 너 나하고 놀지 않을래?" 아기별은 폴짝 뛰어 나비 옆으로 갔습니다.

"그래, 좋아. 귀여운 아기별아. 그런데 나도 날이 밝기를 기다려야해 ---

너 내 날개에 누워, 내 옷위에 박힌 금빛 별이 되어주지 않겠니?

우리 함께 가서 나팔꽃이 아침노래 부는 것도 보고, 장미꽃이 춤추는 것도 보고, 초롱꽃의 재미있는 이야기도 듣고..."


밤이 깊어 졌습니다.

별들은 깨끗이 씼고 나서 짙푸른 밤 하늘로 날아서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제일 작은 아기별이 호숫가의 파랑 나비의 날개 위에서 새근새근 잠자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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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화작가 노빙(鲁冰)의 작품을 번역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