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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필, 단편소설

달빛 카스텔라

둥근 보름달이 밤하늘에 둥실 떠오르자 은색의 찬란한 빛이 대지 위에 내렸습니다.

아기곰은 대나무 광주리를 메고, 작은 삽을 들고, 들판으로 달빛을 주으러 갔습니다.
달빛은 그렇게나 짙고 두터워서, 아기곰이 가볍게 삽질을 하면 달빛은 마치 크림같이 말아올려졌습니다.
아기곰이 조심 조심 한입 맛을 보았습니다. - 온통 달콤한 크림 맛이라니!
아기곰은 너무 기뻐서 달빛을 대나무 광주리에 담고, 달빛으로 커다란 카스텔라를 만들었습니다.
대지 위에는 아직도 너무너무 많은 달빛이 깔려 있었습니다. 
아기곰이 한 광주리, 한 광주리 줏어 담으니 카스텔라도 한 층 또 한 층 늘어나더니…
아기곰의 카스텔라는 점점 높아져서 달까지 갔습니다!
그래서 그는 카스텔라를 타고 기어 올라 달에 갔습니다.
아! 거기있는 달빛은 대지 위에 쌓여 있던 것보다 훨씬 아름다웠으며, 훨씬 짙고 두터웠습니다!
그것들로 카스텔라를 만들지 않는다면 얼마나 아깝겠습니까?
둘러보니, 머지 않은 곳에 계수나무가 한구루 서 있었고, 아기토끼가 역시 달빛 카스텔라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아기 곰아, 얼른 와서 계수나무를 흔들어줘!" 아기토끼가 아기곰을 손짓해 불렀습니다.
포동포동한 아기곰은 힘이 넘쳤습니다. 
계수나무를 안고 흔들, 흔들! 계수나무 꽃이 연이어 날아 떨어졌고, 아기곰, 아기토끼의 온 몸을 덮었습니다.
"아, 향기로운 계수나무 꽃 비가 내린다!" 아기곰은 나무를 흔들면서 외쳤습니다.
아기토끼는 계수나무 꽃을 한송이 한송이 주워 카스텔라 위에 놓아서 ---  향기롭고 아름다운 카스텔라를
만들었습니다!
"아기곰아, 빨리 와서 카스텔라 먹어!" 아기토끼는 카스텔라를 잘라 주었습니다.
아기곰은 제일 큰 조각을 들고 먹기 시작했는데, 얼마나 맛있고, 달콤했던지!
땅위에 있었을 때, 그는 이렇게 맛있는 카스텔라를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아기곰은 너무나 맛 있어서 한 조각 먹고, 또 한 조각 먹고...

아기곰의 배가 마치 고무공처럼 탱탱해지더니 --- 아, 그는 고무공처럼 데굴데굴 굴러갔습니다!

아기토끼가 미처 아기곰을 붙잡을 틈도 없이 아기곰은 달 밖으로 순식간에 굴러 나가, 은하수까지 굴러 갔습니다.

"달 언니, 빨리 와서 아기곰을 구해 주세요!" 아기토끼가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달은 급히 은하수로 달려가, 가느다란 초승달로 변하더니 아기곰의 옷을 낚아 챘습니다.

이어서, 달은 다시 구불구불, 보트로 변했습니다. 아기곰과 아기토끼는 보트에 올라타자 신이 났습니다!
"휘적---휘적---" 아기곰과 아기토끼는 달 보트를 저어 갔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대지에 다달았고, 거기서 다시 아기곰네 집 앞 작은 개천까지 저어 갔습니다.



"잘 있어, 아기곰아! 달이 다시 둥그런 보름달이 되면 우리 또, 달빛 카스텔라를 함께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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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국 동화작가 노빙(魯冰)의 작품을 번역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