옌타이를 떠나는 날 아침부터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우리는 호텔에 짐을 맡기고 우산을 쓰고 걸어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싼짠 (三站)시장으로 쇼핑하러 갔다.
시장이 남대문 시장 정도로 컸는데 물건 값도 싸고 뭐든 다 있는 것 같았다.
우선 시장 입구에 있는 서점에 가서 필요한 핵을 네댓권 사고 또 선물용 보이차, 바이주, 이런 것들을 샀다.
오후 4시 이곳에 올때 입국 수속을 했던 출입국관리소에 택시를 타고 갔는데 여기도 교통체증이 심해서 한참 시간이 걸렸다.
출국수속을 마치고 버스로 부두에 가서 5시쯤 우리가 타고왔던 향설란(香雪蘭배에 올랐다
올 때 이미 한번 경험을 한 바닷길인데다 같은 배를 타고 가니 별로 호기심 나는 것은 없었으나 귀로에는 다양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보따리 무역상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같은 애틋한 사연은 없었지만 많은 에피소드를 들을 수 있었다.
현대판 보부상들인 이사람들은 일년중 거의 대부분을 배에서 지내는데 배가 정기 수리하는 기간에 비로소 집에도 갈 수 있다고 한다.
여자 보따리상도 이배에 서너명 타고 있다고 하며, 부부가 같이 장사에 나선 경우도 서너 쌍 있다고 한다.
방에서 옌타이 이별주를 한잔하는데 옆방의 한국 젊은 사람이 막걸리 병과 김치를 들고 우리 방을 방문했다.
이래서 끝나가던 술판이 다시 불길이 타 올랐고, 만해 시처럼 타고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되었다.
술이 떨어지면 다시 짐을 풀어 선물용으로 샀던 술병을 꺼내고... 얘기하다보면 또 술이 떨어지고...
올때와는 달리 선물용 술보따리들이 있어 술은 계속 떨어지지않고 마치 화수분처럼 계속 공급되었다.
이상하게 바다 위에서 마시는 술이라 그런지 취기는 있었으나 별로 취하지않았다.
인천대교의 위용
옌타이 거리 풍경
옌타이 스쿠터 아줌마 (중국 아줌마들은 대부분 치마를 입고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다)
옌타이 산짠 시장 (규모도 크고 값도 쌌으나 싸드 문제 때문인지 한국의 신용카드는 결제가 안되었다)
보이차를 산 가게
국제 여객터미널 앞 거리 (러시 아워로 차들이 많이 막혀있다)
여객터미널 앞 골목에 있는 작은 가게 (큰길가 가게보다 훨씬 작았지만 없는게 없었다 - 냉장 맥주등)
배에서 주는 저녁식사
부두에 접안된 우리배를 줄로 묶고 이렇게 작은 도선이 끌고 간다.(용을 쓰니 땀이 나는게 아니라 매연을 콸콸 뿜어낸다)
항구의 대형 크레인
밤 늦도록 소규모 보따리상을 하는 아저씨와 얘기를 나눴다.
옆 방에서 막걸리를 들고 찾아온 손님과 다시 한잔.
불켜진 방은 마작실로 중국인 젊은이들이 뱀새워 마작을 했다.
다음날 아침은 쾌청했고 하늘 높이 하얀 양떼 구름이 떠있었다.
벌서 가을이 왔구나. - 인천을 향하는 배 위에서 비로소 계절의 변화가 실감났다.
얼마 가지 않아 섬들이 보였는데 인천 부근에 온 것이다.
곧이어 멀리 인천 대교가 보이고 다른 대형 선박들이 항행하는 것이 많아졌다.
이윽고 우리 배는 인천대교 밑을 통과했다.
가까이서 본 인천대교는 동서양을 잇는다는 이스탄불의 보스포러스 대교보다 훨씬 크고 멋있었다.
보스포러스 대교는 해협에 있어 어찌보면 강에 있는 다리같이 보이는데, 인천 대교는 바다 위에 우뚝서서 끝없이 뻗어 있는 것 같았다.
유쾌한 바다 여행.
인천 항에 들어왔다.
하선하기 위해 상인들이 짐들을 정리해 놓았다.
인천 대교가 보인다.
인천의 아파트 숲이 아스라히 용궁같이 보인다.
짧은 5박 6일의 일정이 끝났다. - 실상 오고 가는 시간을 빼면 3박4일 정도밖에 안된다.
올 때와 똑같이 인천 국제여객터미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헤어져 다시 원래의 무미건조한 생활로 돌아왔다.
- 역시 나는 유목민의 후예답게 나가 있는 시간이 훨씬 편하고 좋다.
하선 준비 (상인들은 나중에 내리게 하고 일반 여행객부너 내린다)
마지막 기념 촬영.(모두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지만 나중에 달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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