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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여행

바닷길로 떠난 중국 옌타이 여행 (1) : 2017,8.24~25.

배를 타고 중국에 가보고 싶었다.

그래서 마라톤 친구들과 인천항 국제 부두에서 향설란(香雪蘭)이란 16,000톤 여객선을 타고 옌타이를 다녀왔다.



8월 24일, 오후 5시 인천 외곽 연안부두 근처에 있는 국제1여객터미널에서 출국수속을 하고 배를 탔다.

공항 출국수속은 많이 해보았지만 선박 여객 터미널 출국 수속은 처음이라 약간 생소했는데 크게 다른 것은 없었다.

다만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사람은 대개 잘 차려입고 짐도 간편한데, 여기는 옷차림이 허름하고 짐을 엄청나게 많이 갖고들 갔다.

중국 보따리 상이나 한국 보따리 상이나 한국에서 화장품, 생필품,기타 중국에서 사기 힘든 것들을 바리바리 사갖고 가는 것 같았다.




공식 출항 예정은 오후  6시였으나 배안에서 들리는 방송에 크레인 고장으로 오후 10시에나 출항한다고 했다.

"오호라! 배는 넓은 바다를 떠 가니 아무 때나 제 가고싶은대로 가는 가 보다."

우리는 베에서 주는 저녁을 먹고 배 안 슈퍼에서 사온 바이지우(白酒)를 마시며 하릴없이 시간을 보냈다.

언제 떠날지 모르는 막연한 분위기 속에 시간을 보냈는데, 밤 10시가 되자 정말 배가 출항했다.



출항 직전 후미 갑판에서 인증샷



미리 준비한 족발에 소주 한잔.


배에서 주는 식사는 중국식 한식을 적당히 배합한 것으로 먹을 만 했다.


 배가 부두를 떠나자 무더위가 한풀 꺾인 때인데다, 해질 녁이라선지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불었다.

저녁노을이 하늘을 온통 붉게 물들이더니 곧이어 인천항 너머로 해가 지자, 금새 어둠이 몰려 왔다.

배는 서쪽으로 중국을 향해 천천히 밤바다를 헤치며 달렸고, 캄캄한 바다 멀리 보이던 인천항의 불빛들이 점점 작아졌다.


석양 무렵 인천 앞 바다




무사 승선한 기념 인증샷









선실 복도


2등칸 4인용 선실


배 안에 있는 노래방 (값이 엄청 쌌고 우리 외엔 손님이 없었다)



아침 식사


원래 배는 다음날 11시 옌타이 입항 예정이었다.

하지만 어제 네시간 늦게 출항했으니 오후 3시에 도착 예정이라고 계속 방송이 나왔고 정말 오후 세시가 조금 넘어 옌타이에 입항했다.

옌타이는 쾌청한 날씨였고, 환한 대낮에 항구에 들어가서 그런지 밝고 활기찬 느낌을 주었다.

부두 외곽 바로 앞에 가두리 양식장이 밀집해 있던 것이 이채로웠으며 중심가의 고층 건물과 해안의 바위 언덕들이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항구였다.


헌데, 배가 부두에 접안을 했는데도 사람들을 내리게 하지 않았다.

배를 내리는 플랫폼 앞, 콩크리트 공터에 공안들이 열명쯤 도열해 있고 앰블런스 몇대와 버스가 몇대 대기하고 있었다.

이유는 오늘 아침 우리 선실과 같은 층, 두어 칸 떨어진 선실에서 잠을 자던 중국인 승객이 아침에 일어나지 않고 말없이 저세상으로 갔다는 것이다. 

나중에 한국 보따리상에게 들으니 그 중국승객도 보따리 무역상인데 혼자 자다가 심장 마비로 황해 바다 위에서 불귀의 객이 된 것이라 했다.

그의 중국 가족들이 와서 공안과 한참을 싱갱이 하는 것 같더니 저녁 5시나 되어서야 승객들을 하선시켜 주었다.

배 승강대를 내려오니, 승객 모두를 버스에 태워 한참 떨어진 시내 한복판 여객터미널에 데려갔고 거기서 중국 입국 수속을 하게 했다.

절차를 마치고 중국 출입국 사무소를 나오니 가까운 곳에 옌타이 기차역이 있었고, 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우리가 예약한 진하이(金海) 호텔이 있었다.

우리는 옌타이 역에 가서 서울에서 중국 C-trip을 통해 예약한  예약번호와 여권을 보여주고 중국 동차 (한국 KTX) 기차표를 교부 받았다.

중국 기차표를 사는 것을 처음 인터넷으로 해본터라 약간 걱정이 되었는데 역무원은 컴퓨터 확인 후 별 문제 없이 기차표를 내 주었다.


역에서 나와 역시 서울에서 예약한 진하이 호텔까지 걸어서 갔다.

호텔은  숙박비가 방 하나에 210元밖에 안했지만 시설 좋고 깨끗했으며 무엇보다 시내 중심가라 교통이 편해서 좋았다.

호텔에서 짐을 풀고 호텔 바로 앞 옌타이 특산 음식점이간 간판이 붙어 있는 음식점에가서 각종 해산물 튀김 꼬치와 칭다오 맥주를 마셨다.

차갑게 냉장한 칭다오 맥주 값이 엄청 쌌다.  - 640ml 한병에 8元 (우리돈 1,360원)

옆자리의 중국 청년들은 아예 맥주 박스째 갖다 놓고 마셔댔는데, 우리도 중국 청년들에 밀리지 않고 다섯 사람이 거의 한박스를 마셨다.

 같이 마라톤을 하고 술을 좋아하는 친구들이라 술을 추가로 주문하는데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바로 그점이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다.

너무 팀웍이 좋고 호주가인 멤버들이다보니 브레이크가 없다는 점이 문제였는데, 모두 건강 청년들이라 여행 내내 아무 문제 없이 잘 여행을 마치고 왔다.

 

옌타이 하늘은 맑기도했다.



뒤에 보이는 육지는 중국 옌타이.


옌타이 부두




승객 사망사건으로 부두에 정박했으면서도 한동안 내리지 못했다.


여객선 대합실


출입국 관리소 건물


옌타이 기차역



옌타이 번화가


우리가 머물은 진하이 호텔


오늘의 마지막 술. 칭다오 맥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