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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R을 타고 간 유럽,중앙아시아

유럽 자동차여행 : 샤모니-밀라노-피렌체 2016. 8. 5.

아침 8시 30분, 샤모니를 떠나려니 떠나기가 못내 아쉬웠다.

떠남을 아쉬워 했는지 샤모니는 온 동네가 구름에 휩싸여 신비스런 분위기를 연출했다.


마침 내가 운전하는 순서라 내비에 밀라노 대성당 주소를 찍고 천천히 프랑스와 이태리 국경인 몽블랑 터널을 향해 경사진 산길을 올라갔다.

프랑스 측 국경 초소인 몽블랑 터널 입구에 가니 무장한 군인들의 검문이 있었는데 별 문제 없이 통과되었고 이어서 터널 이용료 43.5유로를 내고 몽블랑 터널에 들어섰다.

몽블랑 터널은 2차선의 거의 일직선으로 느껴지는 무려 10km가 넘는 엄청나게 긴 터널이었는데 핸들을 움직이지 않고 계속 직진을 하려니 괜히 느낌이 이상했다.

실수로 중앙선을 넘으면 어쩌지?  터널 안에서 불이라도 나면 질식할 것 아닌가?

불과 10분 남짓 터널을 통과하는데, 별 생각이 다 떠올랐다.



일라노 대성당


샤모니의 아침





이윽고 터널을 빠져 나오자 바로 이태리 군 국경 초소가 나왔다.

이태리 군인들 대여섯명이 총을 들고 서 있는데, 모자에 빨간 꽃을 달고 있었는 것이 이채로워 보였다. - 군인이 군복에 꽃을 달고 있다니?

바리케이트 앞에 차를 대니, 총을 든 이태리 군인이 다가와 모두의 여권을 보자고 한다.

여권을 주었더니 수많은 국경통과 스탬프를 들여다 보면서 입국 스탬프는 어디 있냐고 물었다.

순간 유럽에 들어오면서 딱이 입국 스탬프를 찍은 기억이 안나 입국 스탬프가 없다고 말했는데 이게 큰 실수 였다.

그 젊은 군인은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국제운전면허증 보자, 렌트카 계약서 보자 하면서 일단 차를 옆으로 빼 놓고 대기하란다.

나도 우리가 무슨 테러범도 아닌데 왜 이리 까다롭게 구나 의아해서 왜 그러냐니까 별 대답은 안하고 기다리라며 모두의 여권과 렌트카 계약서를 들고 사무실로 가져갔다.


우리는 이유도 모른채 검문소에서 한시간 이상 붙잡혀 있었는데, 이건 순전히 내가 유럽 국경에 대해서 잘 몰랐던 탓에 자초한 일이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에스토니아 국경을 넘을 때 찍은 입국 확인 스탬프를 보여주면 간단히 될 일을 입국 스탬프가 없다고 했으니 저들이 놀란 것은 당연했다.

나는 에스토니아가 셍겐조약(유럽연합 회원국의 국경 개방조약) 가입국인 것을 몰랐고 에스토니아를 노비자 협정이 있어서 그냥 통과한 줄 착각했다..

에스토니아  입국이 바로 유럽으로 들어오는 관문 이었던 것인데, 그 사실을 모르니 핀란드든 독일이든 입국 스탬프 찍은 기억이 없어, 없다고 해버린 것이다.

군인들은 우리들을 화장실도 못가게하고 잡아 놓아 놓았다가, 한시간 쯤 지나서,무얼로 확인헸는지 모르지만, 장교가 오더니 여권과 서류를 돌려주며 가라고 했다.


국경에서 함부로 사진을 찍으면 안되기 때문에 몰래 찍느라 화면이 흔들렸다. (이태리 국경 초소의 군인과 경찰)


이태리쪽 국경 초소 앞 풍경(우리 차 지붕위로 하늘이비친다)



몽블랑 터널 이태리 국경검문소를 통과해서 평지로 내려와 밀라노로 갔다.

밀라노 가는 길은 이제까지 독일, 스위스  다닐 때보다 길도 넓고 죽죽 뻗어 있었으며 낮은 구릉이 펼쳐져있는 평평한 평야지대였다.

고속도로를 몇시간 달리다가 이윽고 고속도로를 벗어나 밀라노 시내로 들어섰다.

시내에 들어서니 길은 갑자기 좁아졌고, 주차할 곳이 없어 이리저리 뱅뱅 돌다가 겨우 도심 한귀퉁이를 찾아 차를 세워놓고 밀라노 대성당을 찾아갔다.

밀라노 대성당은 정말 큰 성당이었다. 엄청나게 큰 건물에 빈틈없이 붙어있는 아름다운 조각들, 성당 앞 광장에 가득한 군중들. 정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성당 구경을 마치고 다시 플로렌스(피렌체)에 예약해둔 게스트 하우스를 물어물어 찾아갔다.

이태리 시골, 넓은 평원 한가운데 있는 커다란 농장이 게스트 하우스였는데, 오래된 건물에 원래부터 있던 오래된 물건들이 많아 마치 박물관에 들어와 자는 기분이 들었다.

크고 넓은 정원에 2층으로 된 큰 건물은 텅텅비어 있었고 우리 외에는 남미 아르헨티나에서 왔다는 약혼자 커플이 하나 있었을 뿐이다.

조용한 시골 농장은 주위에 마을이 없어서 고적했고 고양이 몇마리가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마치 강아지처럼 사람을 잘 따라서, 쫄졸 쫏아와 품에 안기곤 했다.


이태리 고속 도로


밀라노 가는 길 (때로는 이런 오래된 가로수길도 달렸다)


밀라노 시내


밀라노 대성당 앞에 있는 명품상가


명품 상가건물 천정




밀라노 대성당 앞 광장


광장 한가운데 있는 기마상


밀라노 대성당




성당 입구


성당 외벽에는 엄청나게 많은 조각이 빈틈없이 붙어있었다.














피렌체 외곽 게스트 하우스 (우리가 잔 이태리 농원)


게스트 하우스 현관분 (어찌 고색창연한지 완전 박물관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