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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색(國色)

32. 온수 속의 청개구리(温水青蛙) - 276 p

"품격이 훌륭한 사람을 뽑아서 이들을 활용하여 품격 있는 사람을 뽑도록 합시다.

하지만, 훌륭한지 아닌지는 언제나 상대적이지 절대적인 것이 아니오."

공안청 전체 간부 직무 대회의에서 홍씨펑은 다시 인사문제를 거론했다.

"최근 청 내에서 동지 두사람이 나에게 익명으로 편지를 보냈소.

간부 선발 운용방면에서의 문제를 제기한 거였지.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나는 결코 누구든 내게 편지 보내는 걸 반대하지 않는데, 익명으로 하지 말고 모두 실명을 쓰기 바란다는 거요.

하지만, 내가 바라는 것은, 모두 가슴을 넓게하고, 포용심을 발휘하여, 다른 동지들의 결점만 보려 하지 말고 장점을 많이 봐주었으면 좋겠소.

다른 동지가 승진하면 우리 모두 당연히 축하를 해주고 그를 질투하지 않았으면 좋겠소."


처음 이말을 들었을 때는 그래도 일부가 움찔했는데, 두번, 세번 계속 듣게되자 모두들 점점 아무렇지도 않게 되었다.

그런데, 홍씨펑의 강연 내용을 잘 살펴보면 청내에서 간부의 선발 운용에 대해서 불만이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여러 사람들이 샤오웨이에게 약간의 위안을 가져다 주었다. 그녀는 심지어 홍씨펑의 강연에 대하여 반발심을 가졌다.

"왜 매번 선발되는 사람은 모두 다른 사람이고, 잘못을 당하는 사람은 언제나 나지?

왜 매번 축하 받아야 하는 사람은 모두 다른 사람이고, 그들을 포용해야 하는 사람은 언제나 내가 되느냐고?"


"이 편지들을 모두 누가 쓴 걸까? 보아하니 의견들이 분분한 것 같던데."

샤오웨이 옆에 앉아있던 사무실 비서 샤오류가 몸을 돌려 다가오며, 입을 가리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아뭏든 나는 아니야. 난 그렇게 한가롭지 않거든." 샤오웨이가 입을 삐쭉거리며 말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편지를 쓴 것이 잘 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아.

우리 공안청 간부 선발은 확실히 무슨 품격이 훌륭한 사람들을 뽑은 거라곤 할 수 없어."


"다른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바로 너와 샤오샤오가 바로 전형적인 케이스 아냐?

그애가 선발되고 네가 선발되지 않은 걸 보면 우리 공안청 선발 제도가 얼마나 웃기는가 바로 그거지."

평소에 보면 샤오류와 샤오샤오의 관계는 아주 가까웠는데, 왜 그러는지 알수 없지만, 샤오류는 샤오웨이의 면전에서 샤오샤오의 험담을 하면서 샤오웨이의 불평을 감싸 주었다.

"에이, 그렇다고 무슨 방법이 있겠어? 그냥 운명으로 받아드려야지." 샤오웨이가 탄식하며 말했다.


"정말 능력 수준으로 승진 시킨다는 건 어느 시대에도 많지 않았어. 우리 청도 예외가 아니지."

샤오류는 중국의 용인사까지 말하고 싶지는 않았는지, 역시 당대로 눈을 돌렸고 그것도 공안청이라는 범위로 국한시켜 말했다.

"요즘 출세하고 싶으면 중요한 건 관계(관씨)와 혈통, 처가집 위세야.

네가 그중 아무 것도 갖고있지 않다면 남는 길은 한가지 밖에 없지.

남자는 돈을 갖다 바치는 거고, 여자는 색을 갖다 바치는 거야."


"그럼 우린 철저히 희망이 없네." 샤오웨이가 다시 탄식했다.

"그렇지 않아. 샤오웨이, 네가 아직 젊고, 자색이 있다는 걸 이용해서 한번 부딪쳐 보는거야." 샤오류는 격려하듯 말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다시 삼년이나 오년을 보내고 나서, 그때 가면 늙어져서 볼품 없어질텐데, 아무 밑천도 없이 승진이 되겠어?

이건 생생한 사회 현실이야. 너무 공부 벌레 티를 내면 안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