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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R을 타고 간 유럽,중앙아시아

시베리아 횡단열차 타고 유럽에 가다. (크게 기대할 것 없는 철도여행과 아름다운 러시아 : 7.6)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타고 모스크바로 가는 기차 속에서 4박5일을 보낸 것은 다소 지루하고 답답한 경험이었다.

열차를 타고 며칠 가다보면,좁은 공간에 갇혀지내는 답답함과 함께 오늘도 또 하루가 지나가나보다 하는 느낌밖에 별다른 즐거움은 없었다.

새로운 것이라고는 창밖의 경치가 달라지는 것 뿐인데 이 마저도 같은 툰드라 지대를 달리다보니 자작나무 숲, 침엽수림 지대, 넓은 평야지대가 변함없이 반복될 뿐이다.

다른 승객과의 교감이란 것도 언어가 통하지 않는데 무슨 이야기를 나눌 것이며 또 언어가 통한들 그저 스쳐가는 여행객인 우리가 무슨 깊은 대화를 나눌수 있겠는가?

'기껏해야 어디에서 왔느냐? 이름이 뭐냐?'와 같은 피상적인 질문과 대답이 오갈 뿐이지 무슨 애틋한 정을 나눌 계제가 아니지 않는가?

더구니 우리 연배 쯤 되면 매사 심드렁해서 무슨 일에나 크게 무슨 호기심 같은 것도 없고 매사를 의례 그러려니 치부해 버리는 게 일상사다..

또 세르게이의 예에서 보듯 우리와는 정서가 많이 틀리는데, 어쩜 그친구가 아니라 우리나라 젊은 사람과 같이 있었어도 상당한 감정의 괴리가 있었지 않을까?


어떤 글에서, 여행중 만나는 사람 사이에 정이나 교감을 느끼지 못하는 여행은 여행이 아니라고 하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어찌보면 어이없다는 생각도 든다.

실제 여행중 일부러 다른 사람에게 막 말을 걸 이유도 없고, 괜히 다른 나라까지 가서 남의 좋은 일이나 나쁜 일에 관여해 본들 도움될 일이 뭐 있겠는가?

"기껏해야, 음식이나 같이 나누고, 술이나 같이 마시는 정도일테지.."


하지만 모스크바를 향해가는 마지막 날, 창밖으로 보이는 러시아의 시골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가는 내내 맑고 푸른 하늘에는 흰구름이 둥실 떠있었고, 소박한 농촌 풍경이 나오는가 하면, 끝없는 벌판과 울창한 숲이 계속 전개되었다.

러사아 농촌 마을은 소박하고 정겹게 눈에 들어왔고, 또 자전거를 타고 노는 아이들이 있는 마을은 어찌나 평화스럽던지...

그런 풍경을 볼 수 있는 것 만으로도 장기간의 횡단열차를 탄 보람은 있었다.

거기다 열차는 아시아에서 유럽까지 싼 값에 우리를 데려다 주지 않는가?

하여간 내일 새벽에는 5,191km의 철도 여정을 마감하고 모스크바에 도착한다. 


조용한 철로변 마을 (러시아의 푸른 하늘은 정말 아름답다.)


달리는 열차에서 찍은 툰드라 숲




마침 계절이 7월이라 온 벌판에 들꽃이 만발했다.










 

밤에 도착한 어느 도시 (저녁 공기가 상쾌했다)


아이스크림과 음료를 파는 매대.


이 아이가 나이 열여섯 먹은 러시아 학교 11학년(우리로 치면 고등학교 2학년) 녀석인데 영어를 하고 싶어 지꾸 말을 걸어왔다.


엄마와 있는 메르한, 이 여자애가 11학년이라하여 너도 열 여섯이냐 물으니 깜짝 놀란다.(나에게 영어 한두마디 걸어보면서 부끄러워 침을 꼴깍 삼켰다)








아무 것도 심지 않은 들꽃이 만발한 러시아 벌판.


소박한 러시아 농촌마을




어느 소도시 역


잠간 정차하는 작은 역에서 마을아낙네들이 그동네 딸기를 따다가 팔았다.




철로변 마을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논다.


우리가 탄 기차를 보고 있는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