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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색(國色)

29. 관직생활(仕途生涯) - 256 p

라오주는 비록 인사 업무에 관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민감한 정치 감각으로 이 통지가 절대 보통일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챘다.

"간부 추천이 있는 것 같구먼,"  라오주가 말했다.

이런 것들이 모두 홍서기에게 감사해야 할 일이야. 그분이 공안업무를 맡으신 후 변화가 많았거든.

종전까지만 해도, 매 삼년마다 한번씩 간부 추천이 있었는데, 지금은 어디 그래?

공석이 생기면 바로 뽑는데, 이건 간부들 인사 복지에 관심이 많으셔서 그런거야."

라오주가 이렇게 말하니, 샤오웨이는 눈시울이 시큰해지며, 홍서기가 마치 구세주나 되는 것같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은혜에 감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생각이 나서, 얼른  눈물을 그치고, 흐르지 않도록 헸다.


이때, 기관 당위원회 전문직 부서기가 라오주의 사무실에 와서 한담을 늘어놓으며 한미디 흘렸다.

"방금 영서 한 병원에 갔다 왔는데, 과기처 라오멍(老孟)의 부인을 문병 갔었어.

라오멍은 과기처 처장이다.

며칠 전, 샤오웨이가 그의 사무실로 업무보고를 하러 갔었는데, 간김에 그에게 잘 봐달라고 부탁했었다.

하지만 대답이 애매했고, 라오멍이 그러겠다는 건지 아닌지 불분명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가 봐주겠다고 대답했어도 마지막에 가서 투표할 때, 확실히 봐줄지 아닐지는 여전히 별개 문제였다.

들리는 얘기는 처장이상 지도자 간부의 투표는 일반 간부의 투표 두장으로 환산된다 하는데, 이일은 애매하게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었다.


샤오웨이는 곧 라오멍의 부인이 어느 병원에 입원했는지 자세히 주소를 알아보았다.

그리고 나서, 라오주에게  집에 무슨 일이 생겼다고 외출 허가를 받아, 곧장 그리로 갔다.

병원 입구에 도착해서 샤오웨이는 아까운 것을 꾹 참고 고액 지폐를 몇장 꺼내어 꽃다발 하나와 과일 거기다 값비싼 보약 풍투정도 한갑 샀다.

이제 시간도 얼마 언남았는데, 답답하게 부인이 자기가 왔었다는 말을 전해주기만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녀는 기지를 발휘하여 사무실에 돌아온 후 바로 라오멍의 사무실에 가서 눈치 빠르게 말했다.

"멍처장님, 방금 고향 어른이 입원하셨다해서 문병을 갔었는데 마침 처장님 사모님도 같은 병원에 계신다는 말을 듣고 간 김에 뵙고 왔습니다.

특히 그 병원 간호장이 고향 사람이라  처장님 사모님에게 잘해드리라고 부탁도 했어요. "

라오멍은 그말을 듣고 곧 샤오웨이가 보통이 아니구나하고 생각했다.

샤오웨이가 간 후, 바로 부인에게 전화를 걸어 어찌된 일인가 물어보니, 샤오웨이가 적지 않은 돈을 쓴 것을 알았고 자기가 인간적으로 빚을 졌다고 느꼈다.


다음날 오전 투표가 있었는데, 별로 조바심 나지도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투표가 끝난 후 제발로 샤오웨이를 찾아와 생색을 내며 말했다.

"나 방금 당신 이름에 체크하고 왔어. 때가 되면 한턱 낼거지?"

샤오웨이도 그자리에서 대답했다. "당연하죠, 당연해."


이틀이 지났는데, 명단은 아직 공포되지 않았다.

샤오웨이는 라오주에게 정치부에 가서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고, 가까스로 내부 소식을 알아왔다.

라오주가 말했다. "정치부의 입이 무거워 졌던데. 기껏 샤오웨이가 이번에는 인기가 대단하다고 했어.

표 수에서 아마 선두일 꺼래. 하지만 구체적으로 일등인지 이등인지는 확실히 말 할 수 없대."


샤오웨이는 대단히 만족했고, 기분이 좋아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최근 몇차례의 투표를 보면 담당 지도자가 자기 부하를 위해 말하고 다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아예 득표수에 의거 뽑을 사람을 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왔다.

이번에 뽑을 부처장 인원 수는 세명이다.

그것은 한마디로 샤오웨이가 앞에서 세번째 안에만 들어가면 승진이 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