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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여행

2016. 5월 쓰꾸냥산 (따꾸냥)등산기 - 구채구

5월 21일. 아침에 일어나니 하늘에 구름이 잔뜩끼고, 곧 비가 떨어질 것 같은 우중충한 날씨다.

구채구에 가서 사진을 잘 찍으려면 날씨가 좋아야 하는데 그런 기대는 아예 포기해야 할 것 같다.


구채구는 천주사에서 약 88km, 소요시간은 기사 말로는 약 두시간 걸린다고 했다.

나는 3년전에 이곳을  중국 패키지여행팀에 끼어 한번 가보았던터라 큰 호기심은 없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중국 명소를 구경시키려고 스케쥴에 넣었다.

만일 구채구를 안간다면 나는 천장공로 북선을 타고 간즈장족자치주로 들어가 써다 (色达) - 오명불학원 - 간즈(甘孜) -빠메이(八美) - 신도교 루트를 택했을 것이다.

이 루트는 내가 꼭 가려고 생각중인 관광지가 아닌 진짜 사천성 오지로 장족의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다.


아침 8시 천주사를 출발한 차는 울창한 숲길을 달려 두시간만에 구채구에 도착했다.

날씨는 곧 비가 내릴 것 같이, 우중충했으나, 구채구 입구 광장은 마침 토요일이어서 그런지 여전히 인산인해였다.

서둘러 매표소에 가서 여권을 제시하고 버스비 포함 300원인 문표를 노년 우혜표로 200원에 샀다.

우혜표를 파는데,혹시나 착오가 있을까봐 창구 매표원이 다 확인했다 했는데도 책임자 아줌마가 막무가내로 다시 재확인하더니 표를 내주었다.


우리는 많은 인파에 섞여 다니다 오후 5시쯤 구채구 관광을 마치고 출구로 나왔는데, 다행히 출구에 나오자 그 때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천주사로  돌아오는 길가에, 초원에 삐죽 솟은 얕으막한 산봉우리 아래 간이 휴게소 같은 곳이 있었다.

기사가 속도를 줄이며, 민강(岷江:양즈강의 지류) 발원지인데 보고 가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하고 차에서 내려 보니 과연 민강 발원지라는 비석이 서있고, 그옆에 서너채의 간이건물로 지어진 기념품 판매소와 간이 휴게소가 있었다.

고지대라 난로를 피워놓은 휴게소 한켠에 건장한 장족 젊은이들 열명정도기 나란히 앉아, 비가 와서 손님이 하나도 없어서 그런지 한가롭게 잡담들을 하고 있었다.


나는 수유차를 한번 마셔보고 싶어 그들에게 물었다.  "수유차(酥油茶)  있어요?"

- 수유차는 장족들이 일상적으로 마시는 차인데, 차에 야크버터를 넣어 마시며,식욕도 돋우고 그것 자체로 음식이 된다고 한다.

"당연하 있죠."  장족 젊은이가 외국인이 수유차를 찾는게 신기했는지, 노란 야크버터를 꺼내 한컵에 한덩이씩 잘라넣고 시커멓게 그을은 주전자를 기울여 차를 부었다.

수유차는  달콤하고 향이 좋았으며 차를 다마시면 버터는 새로 넣어주지 않지만 찻물은 무한 리필이었다.(수유차 한잔 5원)

그옆에 둥그렇고, 호떡 같이 생긴 티벳 전통 빵이 있어 그게 뭐냐 물으니 칭커빙(보리빵) 이라고 한다.

칭커빙도 10원을 주고 하나 사먹어 보았는데 맛은 무덤덤하니 별 맛이 없었지만 한끼 요기 하기에는 든든할 것 같았다.

우리가 수유차와 칭커빙을 먹는 것이 신기했는지, 장족 젊은이들은 빙둘러서서 우리를 바라보면서 호기심에 이것저것 물었다.

그들에게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하니 왁자지껄 환호하며, 마치 먼곳에서 온 친척이라도 되는 양 반가워한다. - 역시 한류는 대단했다.


민강 발원지를 떠나 천주사 우리 숙소까지 돌아오니 오후 9시 가까이 되었다.

이렇게 늦은 이유는 오다가 교통사고로  길을 통제하는 바람에 한참 기다리다가 결국 황룡 비행장 옆으로 우회해서 온 탓이다.


구채구 입구 계곡 (투명하고 파란 물빛)



천주사에서 구채구 가는 길.


구채구 마을


구채구 입구의 인파.


날씨만 좋았으면 사진이 훨씬 생동감 있었을 것이다.


중국인 아저씨가 사진을 부탁하니 신이나서 앞 뒤로 왔다갔다 하며 대여섯 장 찍어 주었다.






산 정상의 창하이 호수



산정 호수에서 증명사진.


오채지 (가뭄이라 수량이 많지 않다)


오채지


민강 발원지


빙둘러 서서 우리를 구경하는 장족 젊은이들. (가운데 있는 빵이 칭커빙이다)



아바 장족 복장. (장족도 여러 민족이라 복장이 각각 다르고 건축양식도 조금씩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