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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색(國色)

27. 백사여인(白蛇娘娘) - 236 ~ 237 p

"그 문제는 이미 대답한 것 같은데요." 리핑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말했다.

"저도 확실히는 모르나, 당연히 우리집 양반 스비제에게 고마워서 그런 것 아닌가 생각해요.

결국 그의 돈이 내돈이고,  그게 바로 우리집 돈이니까 말이죠."


"그건 나도 알지만, 당신이 뭐 좀 숨기고 있는 것 없어요?." 처펑강은 일부러 애매하게 얘기하며, 그녀의 말속에 배어있는 의미를 탐색하려고 했다.

"우리가 알고있는 상황은 내용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요. 자, 다시 한번 잘 생각해 보세요."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처펑강은 여전히 새로운 구두 자백을 받아내지 못했다.

리핑이 뭔가 숨기고 있는 것은 분명했지만, 그는 그녀가 숨기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처펑강은 이일을 홍씨펑에게 보고하면서, 그가 난제를 만났다는 것도 같이 보고했다.

홍씨펑은 처펑강을 한번 흘겨보더니 말했다. "그렇게 오랫 동안 공안을 해 왔으면서, 이런 여자 하나 심문도 제대로 못해?

기교를 쓰라고, 기교를!  곧이곧대로 우리 밑천을 다 드러내 놓고 심문하니까 당연히 나오는 게 없지!"


"그런데 홍서기님, 저는 아무 기교도 떠오르는 게 없는데요." 처펑강은 아예 대놓고 상사에게 장군을 불렀다.

홍씨펑은 이미 머리속에 구상하고 있는 게 있었기 때문에, 그가  부른 장군을 겁내지 않고, 훈시를 계속했다.

"여자란 말야, 제일 큰 특징이 남자보다 훨씬 재물을 탐하고, 훨씬 죽는 걸 겁내면서, 훨씬 가족을 사랑하는거야.  특히 자녀들을 더욱 사랑하지.

그러면서도 견식이 비교적 짧은 거야.

이건 내가 남성 우월주의자라서가 아니고, 여러 해동안의 수사 경험에서 나온 건데, 남녀의 차이는 분명히 이런데서 나타나더라고.

이 때문에 우리는 이런 점을 겨냥해서,  상황에 맞춰 적절히 대응해 나가야 하는거야. 증세에 따라 처방을 내려라 이거지. (원문: 对症下药)

그 여자가 재물 욕심이 없어? 그럼 당신이 겁을 줘서,재산을 다 없게 만들어서 재물욕심을 내게 만들어.

그 여자가 죽는 걸 겁 안내? 당신이 곧 죽게될거라고 말해.

그 여자라고 가족을 사랑하지 않아? 당신이 감옥에 가게 되거나 사형을 당하면 가족들이 다사는 함께 모일 일이 없어질 거고, 그들을 보살필 방법도 없을 거라고 해!

이런 말을 들으면, 그 여자 틀림없이 마음이 약해질거고, 틀림없이 눈물을 주르르 흘릴거야.

이런 상황을 만들어 놓고, 분명하게, 밝고 큰길을 가르쳐 줘서, 그 여자가 순순히 불도록 해야되.

제일 좋은 것은, 다른 사람의 문제를 들춰내게 만들고 그 대가로 관대히 처리해 주는거지."

처펑강은 그가 지도하는 의미를 알아듣고 웃으며 물러갔다.


과연, 리핑은 자기가 감옥에 갖히거나 심지어는 사형을 선고 받을 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고, 크게 울면서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처펑강이 말했다. " 현재 당신 앞에는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단 한가지, 즉 공을 세워 처벌을 경감받는 것밖에 없소.

"공을 어떻게 세워야 되는데요?"

"제일 좋은 건, 다른 사람의 문제를 들춰내는 건데, 크면 클수록 더 좋아요."

"그럼 당신들 말한 건 꼭 지키는 거죠? 내가 말하고 나면, 꼭 처벌을 경감시켜 주는거죠?

"물론이죠, 내가 말한 것은 꼭 지켜드려요,"


'좋아요, 내가 선택할 길이 한가지 밖에 없다면, 그것도 하늘의 뜻이겠죠." 리핑이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당신 백사가 왜 나에게 기꺼이 지분을 넘겨준줄 알아요?

내가 말했던 것처럼 스비제가 그녀에게 도움을 줘서 그런 건 절대 아니예요. 그렇게 간단치 않아요.

나중에스비제가  당신네 공안청 전임청장 이시수이에게 백사를 소개했는데, 그자리에서 엄청 색을 밝히는 이시수이가 백사에게 한눈에 반해 버렸대요.

그래서 스비제도 어쩔 수 없이 백사와의 관계를 포기하고, 백사를 지도자에게 바쳤대요.

스비제는 정부를 잃게 되었지만 여전히 마약 운반을 도와주기로 했고, 그런 조건으로 백사가 우리에게 회사 지분을 넘겨준 거예요.

(외견상으로는 스비제의 여동생이 지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우리 스스로 배후 조종하고 있었던 거죠.)

동시에 이시수이 청장은 스비제를 승진시켜 주겠다고 했대요.

제 생각에, 만약에 그 사람이 갑자기 영동으로 발령만 나지 않았더라도 스비제는 벌써 부청장이 되었을 거예요.

그렇게 되었더라면 나중에 이런 일들이 절대 없었을텐데..."


"그럼, 이시수이가 끼어 든 후, 당신과 스비제는 다시 사이가 좋아졌어요?"

"네, 그건 그래요. 난 이시수이에게 고맙다고 해야만 되요.그가 스비제를 제 곁으로 보내줬으니까요."

리핑이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런 좋은 날들은 오래 가지 않았어요.

나중에 이시수이가 전근 가고, 스비제는 투신자살했고, 백사는 구속됬으니까요.

그 바람에 저 혼자서 백사가 관장하던 회사 일을, 그여지 대신 고생스럽게 하다가, 샤오총에게 도와달라고 한거예요.

정말 샤오총에게 일이 터지고, 우리가 재미보던 일이 다 끝나 버릴 줄은 전혀 생각 못했어요.",


"이시수이는 성급 지도자이니, 말을 함부로 하면 안되요." 처펑강이 깨우쳐주며 말했다.

방금 한 말들을 들으면서, 그는 자기가 그걸 즐겨야할지 아파해야 할지 확실하게 말할 수 없었다.

그에게 유리할 지, 불리할 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가 몸 담고있는 공안청에도 분명 몇몇 사람은 재수가 없게 걸려들 것이다.


"당신 방금 당신이 한 말에 대하여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절대 급하게 공을 세우려고 무고를 날조하면 안됩니다. 만약 무고라면 당신은 법적 책임을 떠 안게 되는 거요."

리핑의  어조는 매우 단호했고, 보아하니 증거도 확실해 보였다.


"이시수이가 바로 백사의 정부면서, 거기다 백사의 마약 판매조직의 마지막 보루였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