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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색(國色)

21. 집안 규칙과 가풍(家规门风) - 173p

"너는 그러는게 좋다고 생각하냐?" 홍씨펑이 말했다.

"네 판단이 틀린 것은 없어, 요즘 세상 사람들 처세가 분명히 그럴거야.

하지만 너는 그런 세상 사람들 처세에 안주해서 그걸 즐기고 있으면 안돼!

너는 반드시 열심히 일하고 언제 어느 때나 엄히 기율을 지켜야 해.

부처장에 걸맞는 행동을 하고, 다른 사람들이 너를 시아버지 덕에 밥을 먹는다는 뒷소리하며 얕보지 않게 해야 하는 거야.


"저는 그런거 관심..."

막 말을 끝까지 하려는데 시아버지의 태도가 심상치 않아 보여서 얼른 말을 바꾸었다.

"아버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도 우리 부서에 가면 일 꽤 잘해요.

말 재주도 좋고, 글 재주도 좋고, 거기다 대외 업무 협조 능력은 더 말할 것도 업고요.

어떤 사람은 제 능력으로 말하면 부처장은 문론이고, 바로 처장, 국장 모두 시켜도 거뜬할거라고도 해요."


"입으로만 떠들지 마라. 다른 사람이 그런다고 해도 제 분수를 알아야지 우쭐대면 안된다.

역시 자기 발로 한발짝 한발짝 앞으로 나가야 되는거야." 홍씨펑이 말했다.

"업무를 잘하든 못하든,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네 스스로 말을 하면 안되는거야.

만약에 일을 정말 잘하고, 정말 능력도 있다면 국장이 되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

하지만 반드시 능력에 따라서 되어야하지, 집안 배경에 의존해서 자리에 손을 내밀면 안된다.

내가 처음에 누구에게 기댔겠냐?  부모에게 기뎄겠냐? 장인에게 기댔겠냐?

나는 아무도 기댈 사람이 없어서 나 자신의 업무능력에만 의지하여 한 발작 한 발작 올라와 오늘에 이른 거란다."


"아이고, 어련하시껬소?"

부인이 식탁 옆으로 오다가 막 마지막 한마디를 듣고는 뾰루틍해서 말했다.

"장인이 도와주지 못했던게 그렇게 한이 되었다면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다시 나가서 한 사람 구해보지 그래요."

홍씨펑이 고개를 돌리고 가볍게 웃었지만, 부인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며느리에게 계속 말했다.

"얘야, 내가 하나 물어볼 게 있다. 너희 국에 있는 탄싼도우라는 부국장은 어떤 사람이냐?"


"그 사람 내가  잘 알아요,"

생기기도 멀끔하게 생겼는데, 좀 플레이보이 기질이 있어서, 여자 관계가 아주 많아요.

말하자면,바람끼가 많아서, 온종일 여자 쫏아다니는 것만 생각하는데, 예쁜 여자만 보면 눈이 벌개져 가지고 눈도 깜박이지도 않고 쳐다봐요.

그러고나서, 꽃을 보낸다, 한턱 낸다, 벼라별 꼬시기 위한 방법을 다 생각해 내죠."


"그 친구가 너희 사무실에서도 그렇게 제멋대로 행동하냐?" 홍씨펑이 물었다.

"그럼요, 당연하죠. 그는 좀 특이한 사람이예요." 딩왕모가 말했다.

"우리 국토국에서, 위 아래 통틀어 누가 제일 예쁜 줄 아세요?  역시 저 아닐까요?

그러니, 그 사람이 저에개도 꽃을 보내고---"

막 이말을 하고나서, 딩왕모는 아차 싶었다.

손으로 요우티알을 집어서 번들번들해진 손가락으로 입을 가리고 더이상은 입을 놀리지 않았다.


"쾅!"

 홍씨펑이 거칠게 식탁을 내리쳤다.

"이런 망할 자식!  말도 안되는 짓거리를 하고있네, 감히 꽃을 보내다니?

홍씨펑의 며느리에게 감히 엉뚱한 생각을 품어?  이런 못된 놈의 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