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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색(國色)

19. 미인의 죽음 (香消玉殒) - 151p

"그럴리 없죠.절대 그럴 것 같지 않습니다."

처펑강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성부대로에서 그것도 정법 본청 건물 부근에서 폭탄이 터지다니, 이건 정말 말도 안되." 홍씨펑이 말했다.

"이거 곧바로 루화이 성 위원회 서기와 춘의 성장에게 보고해야 되겠어.

최근 적대 세력과 테러분자들의 활동이 창궐하고 있는데 우리도 적절한 대비를 하지 않으면 안되.

시 공안국에 빨리 범인을 잡아 넣고 조사하라 지시하고 신속히 사건을 종결지어야겠어."

 

갑자기 뜻하지 않은 일이 터지는 바람에 청렴정치문화 추진회의는 더이상 할 수 없게 되었고, 해야 할 말은 이미 대충 다 했다.

홍씨펑은 서둘러 마무리 짓고 회의를 끝냈다.

 

처펑강이 걱정이 되어 곧장 건물 아래로 뛰어 내려가 직접 현장을 조사했다.

그가 승용차 부근에 다다랐을 때, 소방차가 벌써 도착해서 불타는 화물차에 물을 뿌리며 진화하고 있었다.

화물차는 보아하니 크게 수리하면 그런대로 다시 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승용차는 이미 형체도 없어진 상태였고 제아무리 물을을 뿌려봐야 헛일 인것 같았다.

 

이어서 몇대의 경찰차가 동시에 도착랬다.

경찰들은 흰색 폴리스 라인을 승용차 부근에 두르려 하고 있었다.

처펑강이 앞으로 디가가 보니 승용차 바로 옆에 여자 시체 상반신 토막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머리와 목 그리고 두개의 젖가슴이 온전히 있었지만, 두 팔뚝과 젖가슴 아랫 부분은 모두 보이지 않았다.

다시 사방을 둘러 찾아보니 팔뚝과 넓적다리 조각들이 성부로 큰길 양옆으로 날아 떨어져 아무렇게나 나딩굴어 있었다.

그리고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엉덩이 한 조각이 떨어져 있었고 거기에 넓적다리 부분이 하나 붙어 있었는데 그걸 보니까 대단히 섹시해 보였다.

하지만, 그가 다시 장안빈관 2층에 올라가 창문을 통해 보았을 때는 어찌된 일인지 섹시한 구석은 찾을래야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창문 바깥 턱에 구불구불한 것이 걸려 있었다.

얼핏 보기에 빨래줄같은 것이 보였는데 자세히 보니 허옇게 보이는 창자였다.

 

처펑강은 메스꺼움을 느꼈다.

그는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고는 더욱 깜짝 놀랐다.

알고보니 바로 그의 뒤에 서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아닌 성 위원회 부서기 홍씨펑이던 것이다.

그는 곧 마음을 가라앉히고 홍씨펑에게 말했다.

"홍서기님, 보지 마세요. 너무 참혹합니다.

제가 우선 돌아가서 수사 담당자를 보내 수습하도록 담당 간부에게 지시하겠습니다."

홍씨펑의 표정은 무거웠으며, 말없이 몸을 돌려 돌아 가버렸다.

 

시간은 하루하루 덧없이 지나갔다.

성부로의 폭발 사건은 여전히 아무런 확실한 단서가 나오지 않았다.

시 경찰국은 형사반을 질책했고 홍씨펑은 시 경찰국을 질책했다.

마지막에는 루인화이 성장 역시 한번 홍씨펑을 부르더니 영서성의 사회 안정과 치안을 확실히 잡으라고 말했다.

어투는 전처럼 친근하게 했으나 홍씨펑이 듣기에는 누오(糯 : 찰지다 - 별명)서기의 말에는 질책이 들어있었다.

그는 정법 빌딩으로 돌아오자마자, 전화기를 들고 진양시 공안국의 한 실무 담당 간부를 불러 한바탕 호통을 쳤다.

 

한바탕 질책을 하고 나서도 분노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핏줄이 솟았다.

그가 의자에 기대 앉아 있는데, 홀연히 어떤 사람의 말이 떠올랐다.

"분노는 인생 최대의 적이다."

분노로 인생을 그르치고, 분노로 사업을 그르치고,  분노로 건강을 그르친다.

지금 홍씨펑은 자기의 건강 문제가 떠올랐다.

왜냐하면 두뇌 혈관이 팽창한 것 같았고, 전신 위 아래 기혈이 모두 어느 한군데로 뭉친것 같았으며 사람이 숨이 턱턱 막히는게 병이 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홍씨펑은 성부로를 가로질러 가서, 장안 빈관에 들어가 이발실을 찾았다.

베이지색 앞치마들이 서둘러 뛰어나와 적극적으로 그를 영접했다.

소위 샤오비엔네 이발원들은 이미 그에대한 심리적인 묵계가 되어 있어 다른 많은 정법 계통 간부들과는 사뭇 다른 환대를 하고 있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