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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여행

20일간의 동티벳 배낭여행 - 제18일째~끝(이빈)

9월 16일 오전 10시에 곤명에서 탄 버스는 10시간 가까이 걸려서  오후 8시경에야 이빈(宜宾)에 도착했다.

이빈은 운남성에서 사천성으로 넘어와 성 경계에서 멀지않은 곳에 있는 작은 도시인데 관광객도 별로 많이 찾지 않는 곳 같았다. 

10시간 버스를 타고 오는동안 차창을 스치는 풍경은 설산을 여러 곳 들러 보고 온 우리에겐 평범한 시골풍경이란 느낌 외에는 별로 인상에 남는 것이 없었다.

曾经沧海难为,除却巫山不是云" 라는 싯귀가  절로 생각난다.

(일찍이 바다를 보고 나니 냇물은 물같이 여겨지지 않고, 무산(巫山)에서 이는 구름이 아니면 구름 같지가 않더라)

  

이빈에 도착하니 이미 날은  캄캄해 졌고,비까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리니 수많은 삐끼들이 달려들어 서로 자기네 여관에 오라고 타투었지만 이들을 뿌리치고 터미널 앞에서 바로 보이는 제일 큰 빈관으로 갔다.

우리가 간 곳은 버스 터미널 바로 앞에 있는 네온사인이 휘황한 8층 건물의 큰 빈관인데 숙박비를 물어보니 표준방 80원, 3인용 방 120원 밖에 안했다.(일인당 40원)

빈관 주숙 등기를 하는데, 스므살 정도 먹어 보이는 앳띤 종업원 아가씨가 우리가 한국인으로는처음 자기네 빈관에 온 손님이라며 반가워한다.

 

이빈을 마지막 일정으로 선택한 이유는 18일 밤 성도에서 귀국 비행기를 타야 하니 가급적 성도 근처 유명한 곳을 한군데라도 더 보고 가려는 목적에서다.

이빈은 중국 명주 우량예의 본고장이며, 100km에 달하는 蜀南竹海(촉남죽해)가 있고 또 석림도 있다고 여행안내서에 써 있어서 한번 들러보기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막상 가보니 이빈은 그저 스쳐 지나갈 곳이 아니었고, 적어도 2박3일 이상 걸려야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이빈에 대한 별다른 지식 없이 오다보니 핵심을 보지 못하고 바쁘게 돌아만 다니다 온 셈이 되었다.

 

이빈 도착 다음날  17일 아침, 빵차를 빌리기로 하고, 석림과 죽해를 모두 보러 가자고 기사에게 말하니 죽해 한군데 밖에 못 간다고 했다.

나는 교통시간을 잘 몰랐던 터라 기사가 괜히 돈이나 더 달라고 그러는줄 알고 그럼 그만두라고 하고 차를 내렸다.

그러다가 일행과 의논 끝에 다시 그차를 타게 되었는데, 기사가 두군데를 다 가려면 씽원스하이를 먼저 갔다가 슈난주하이를 거쳐 와야 한다고 해서 그냥 그러자고 했다.

내가 씽원스하이(兴文石海 : 흥문석해)의 씽원이 무슨 뜻이냐 물으니 그저 흥문이라는 지명이라고 한다.

나는 석림은 스린이라 발음 할 것이라 짐작하고, 씽원스하이란 것도 죽림 즉 슈난주하이의 다른 명칭으로 생각을 했는데 알고보니 전혀 다른 뜻이었다.

씽원스하이는 씽원에 있는 석림의 바다이고, 슈난 주하이는 촉나라 남쪽의 광활한 대나무 바다라는 의미였다.

이름조차 잘 모르는 상태에서 무슨 제대로 된 구경을 하고 다녔겠는가?
나중에 인터넷을 뒤져 보고, 씽원스하이나 슈난 주하이를 보려면 각각 이틀정도는 보아야 하는 광대한 곳이며 또 씽원에서 더 오지로 들어가면 절벽에 관을 걸어 놓는 특이한 장례 풍속이 있는 고장이라는 것을 알았다.

  

빵차를 타고 이빈을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온통 대나무 숲으로 우거진 길에 들어섰다.

대나무 숲이 어찌나 무성한지 대나무 터널 속을 끝없이 달리는 것 같았는데 어떤 곳은 대나무 잎이 하늘을 가려 어둑어둑하기까지 했다.
이런 길을 서너시간이나 달려서 겨우 씽원스하이(흥문석해)에 도착했다.

석해 입구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중심지 광장같은 곳으로 들어가니 큰 동굴이 있었다. (문표,셔틀버스비, 동굴 배타는 비용 모두 포함 입장료 : 일인당 85원)

우리는 동굴 안으로 들어가 잘 단장해 놓은 석회암 동굴을 2km정도 트레킹을 하고 동굴속을 흐르는 하천에서 배를 타고 나왔는데 그럭저럭 시간이 한참 걸렸다.

 거기다 석림 풍경구 안에있는 소수민족 마을에 가서 늦은 점심까지 먹고 나니 시간이 세시가 넘었는데, 기사가 아무리 빨리 가도 슈난주하이를 볼 시간은 안된다고 했다.

나는 그래도 슈난주하이를 보러 가자고 일행을 독촉하여 서둘러 차를 타고 출발했다.

 

슈난주하이 입구에 도착하니 이미 5시가 넘었고 출입문이 닫혀 있었다.

관리자에게 양해를 얻어 관광객이 아무도 없어 썰렁한 출입구 앞 전시관 건물에 들어가 사진만 몇장 찍고 이빈으로 돌아왔다.(빵차 바오처 500원)

 교통 소요시간도 모르고, 가려는 목적지도 잘 모르는채 광대한 지질공원과 사방 100km에 펼쳐져 있다는 죽해를 보려고 했으니....

 

다음날 아침 빈관 바로 앞에있는 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성도로 갔다. (버스 값 : 103원, 소요시간 네시간 정도)

성도에 도착한 후 두보초당, 무후사를 어슬렁 거리다가 밤 9시에 공항에 가서 수속을 마치고 19일 0시 20분 출발 아시아나 인천행 비행기를 탔다.

 

20일에 걸친 동티벳 배낭여행이 끝났다.

계획했던 트레킹은 빠짐없이 했고, 원래 계획했던 일정과 큰 차이 얺이 돌아다녔다..

여행중 비록 한사람이 조기 귀국하기는 했지만 나머지 일행은 모두 별 탈없이 돌아왔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참고 : 20일간의 총경비 - 일인당 인민폐 6,250원 : 비행기표 제외)

 

같이 갔던 친구들, 모두 감사합니다!

특히 총무를 맡아준 정선비 수고 많았습니다!

 

죽림속을 차를 타고 가다가 아무데서나 내려서 찍었다.

 

곤명의 아침

 

곤명의 아침 풍경

 

우리가 묵었던 이빈 씨야(서아)빈관

 

빈관에서 내려다 본 이빈 거리 모습.

 

이빈 버스터미널

 

죽림 가는길. - 이빈에서 죽림(수난주하이)을 거쳐 석림(싱원스하이)을 간다

 

 

 

석림(싱원스하이) 입구

 

 

동굴 입구 풍경

 

석회암 동굴 내부

 

 

성도 가는 버스 (자세힌 것은 모르나 한국 금호 아시아나 가 운영하는 노선으로 보이며 버스는 대우 자동차 제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