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15. 오후 5시에 인천공항에 7명의 대원이 전부 모였다.
20시에 출발하는 사천성 청뚜행 비행기를 타기 전에 미리 식량등 공동 물품을 다시 정비하기 위해 집합 시간을 한시간 정도 앞당겨 미리 오게 한 것이다.
각자의 짐을 점검해 보았는데 짐의 양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나는 중국 여행을 할 때는 배낭 하나 외에는 절대 가져오지 못하게 미리 당부했었는데 이번 여행은 등산 위주로 계획을 했던터라 짐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다.
그 결과 모두들 짐을 자기 기준대로 가져오다보니 각자 등에 진 배낭 외에도 커다란 보따리가 세개나 되었다.
문득 한국 택시보다 훨씬 작은 중국 택시에 저 짐들을 어떻게 싣고 다닐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이왕 가져온 것을 어쩌랴? 또 내가 미리 말을 안해서 이렇게 된 일을 누구룰 탓하겠는가?
중국에 도학한 다음 짐을 끌고 다닐 일은 청뚜에 가서 고민하기로 하고, 짐을 이리저리 다시 포장해 일인당 한개라는 항공사 규정에 맞춰 가까스로 화물로 부쳤다.
아시아나 항공 청뚜행 비행기 탑승 후, 4시간 넘는 비행 끝에 중국 시간 23시 30분 청뚜에 있는 솽류 공항에 도착했다.
도착 후 짐을 찾아서 들고 나오니 거의 자정 가까운 시간이 되었다.
택시 두대에 나누어 타고 예약해둔 차디엔즈 버스 정거장 부근 숙소로 가려고 택시 정거장으로 걸어가는데 누군가 어둠 속에서 나오더니 승합차를 타고 가라고 했다.
차디엔즈까지 얼마냐고 물으니 160원에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보통 청뚜 시내까지 택시비가 60원 정도 나오니까 두대 120원 정도되는 점을 감안하고, 또 짐이 엄청나게 많은 것을 감안하면 봉고차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중국어 회화가 가능한 사람이 나 외에는 없으니 택시 두대로 나눠 타고가다 잘 못되면 큰일이라는 생각에 얼른 140원으로 깎아서 9인승 승합차를 탔다.
우리의 목적지는 성도 청년공위(成都青年公寓).
원래 중국어에 공위(公寓)란 아파트라는 말인데 나는 중국 바이두에도 버젓이 올라있는 곳이라 그냥 호텔이나 여관 이름을 그렇게 붙였으리라 멋대로 짐작했었다.
헌데 그곳이 정말 아파트를 빌려 민박집으로 영업하는 곳일 줄은 정말 몰랐다.
봉고차 기사가 청년공위를 잘 모른다고 하여 내가 적어간 주소를 내비에 입력하게하고, 내비가 가리키는대로 따라 갔다.
차는 번화한 곳에서 벗어나 캄캄한 벌판 같은 곳까지 달리다가, 문득 큰 길가에 덜컹 세우고, 더 이상 들어가지 못한다고 한다.
영문을 몰라 왜 못 가냐고 가사에게 물었더니, 정문이 잠겨서 못 간다고 대답했다.
이게 무슨 소린가?
놀라서 차에서 내려 운전기사가 가리키는 방향대로 굳게 닫힌 아파트 정문 수위실에 가서 물으니 수위가 청년 공위라는 건 모르겠다고 한다.
하도 황당하여 내가 서울에서 예약한 전화번호를 운전사에게 보여주고 전화를 걸게 했다.
잠시 후 어둠 속에서 어떤 아줌마가 와서 자기가 나와 통화한 사람이라고 하며 그녀의 19층 아파트로 안내했다.
가서보니 자매가 아파트를 한채 빌려 민박업을 하고 있었는데 거실까지 모두 방으로 개조해서 방하나에 88원씩 받고 있었다.
또 첨에 벌판같이 캄캄하게 보였던 것은 대단위 아파트지만 자정 넘은 사간이라 모두 불을 끄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보였던 것이다.
이때가 이미 새벽 한시가 넘은 시간인데, 그냥 거기라도 감지덕지 할 밖에 뭐 다른 방법이 있겠는가?
첫 날부터 일이 요상히 돌아간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다 내가 잘못한 탓이니 찬구들이 불평 안하는 것만도 다행이라 생각되었다.
아침에 새가 지저귀는 소리에 잠이 깨었다.
창밖을 내다보니 우리가 있는 곳은 고층 아파트 단지였고, 중앙 광장 한가운데 거의 숲처럼 나무가 우거진 멋진 풍경이 내려다 보였다.
어제밤 어둠 속에서 본 황량한 풍경은 어디에도 없었고 아늑하고 호화로운 기분마저 들었다.
인천공항 - 엄청나게 많은 짐.
성도청년 공우 (고층 아파트)의 잘 꾸며진 숲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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