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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여행

20일간의 동티벳 배낭여행 - 제10일째 (다오청에서 운남성 샹그릴라)

새벽 6시 샹그릴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다오청애서 운남성 샹그릴라까지 가는 거리는 대충 350km 정도될것 같은데 일정을 잡을때,보통 12시간 걸리는 것으로 친다.

샹그릴라로 가는 길은 거의 대부분 산악지대 비포장 도로이며, 대중교통은 매일 6시 출발하는 버스 한대 밖에 없다. (버스비 일인당 109원)

우리와 같이 타고가는 중국사람들에게 얼마나 걸리나 물어보니 10시간이 걸린다기도 하고 열두시간이 걸린다기도 하고 하여간  확실치가 않았다.

아마 버스가 워낙 험준한 곳을 달리는데다가, 도중에 여러군데 도로 공사 구간이 있어 이 구간에서 얼마를 잡아 먹을지 모르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버스가 다오청을 출발 계속 산길을 오르다가 두세 시간을 계속내려오니 산록에 비스듬히 누워 있는 도무지 평탄한 곳이라고는 없어보이는 도시 샹청(乡城)에 도착했다..

샹청에서 다시 한번 높은 고원지대로 올랐다가 숲이 울창한 대협곡을 계속 내려오니 운남성의 구름 운자 번호판을 단 커다란 트럭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비로소 운남성에 들어온 것인데 이후 도로 공사 구간이 군데군데 나타났고 이런 곳에서는 예외없이 한참 섰다 가다를 반복했다.

정말 중국 오지에서는 단순히 거리가 몇 km라는 것과 가는데 몇시간이 걸리는 것은 완전 별개 문제였다.

우리는 가끔은 웅장한 대협곡과 눈 덮힌 설산도 보면서 왔지만 워낙 오래 흔들리는 버스 안에 앉아 오다보니 나중에는 버스가 지긋지긋하기만 했다.

 버스에서 서울에서 예약한 자희랑 민박집에 우리가 늦게 도착할지도 모른다고 전화하니 주인은 이런 교통사정을 잘 아는지 밤9시 넘어서 도착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샹그릴라 외곽에 도착한 시간은 6시 30분. - 무려 12시간 반이 걸렸다.

샹그릴라 버스 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고성 안에 있는 자희랑객잔으로 갔다.

자희랑 객잔은 티벳 전통가옥을 약간 개조한 민박집인데 한국 손님도 많았지만 서양인 손님도 많았다. (도미토리 40원, 표준방 150원)

우리는 표준방 둘에 도미토리 침대 둘을 빌려서 대충 짐을 풀고 지금이 제철이라는 송이 버섯을 먹으러 민박집 주인 박사장이 운영하는 한국식 식당에 갔다.

식당은 객잔에서 500m 쯤 떨어진 골목에 있는 아담한 2층 건물로, 서울가든이라는 식당인데 길에서 보면 한부식당이란 한문 간판이 붙어 있었다.

 

박사장 말이 송이는 가을 철에 나는데 올 작황이 좋지 않아 값이 비싼 편이라고 했다.

그래서 예년보다 비싼 1kg에 상품 600원, 중품 400원 하품 300원이라 하였고, 우리는 송이 중품 1.5kg을 주문했다.

여기서는 송이를 날로 먹기도 하지만 주로 삼겹살과 같이 구워 먹는다고 한다.

송이 1.5kg은 6명이 삼겹살과 같이 구워 먹기에는 너무 많은 양이었다.

우리 여섯명은 송이를 날로도 먹고 구워도 먹었는데, 모두 물릴 정도로 송이를 싫컷 먹었다.

나중엔 먹어도 먹어도 남아서, 남기지 않으려고 억지로 먹었을 정도로 양이 많았다.. (삼겹살 및 저녁식사 등 400원, 송이 600원 합계 1000원)

내가 보기에 샹그릴라 송이나 한국 송이나  향도 크기도 별로 다를 게 없었다.

사실 내가  국내에서 그렇게 여러번 송이를 먹어본 적이 없어 잘 알리도 없으니 단지 내 기준으로 별반 차이가 없었다는 말이다..

 

모처럼 한국 음식에 한국 소주까지 잘 먹고 숙소에 돌아와 잤는데 새벽녘에 큰 일이 터지고 말았다.

일행중 한 사람이 고산증세로 인한 복통으로 한잠도 못자고 밤새 서성이다가 새벽 4시에 나를 깨운 것이다.

캄캄한 새벽, 둘이서 택시를 잡아타고 가장 가까운 샹그릴라 인민병원에 갔다.

샹그릴라 인민병원은 7~8층은 되어 보이는 시내에 있는 큰 병원인데 건물 전체가 불이 꺼져 있었다.

1층 접수 창구에가서 졸고 있는 창구 아가씨를 깨워 돈을 내고 진찰권을 끊어, 응급실에 가서 진찰을 받고, 또 초음파 검사까지 받고....

병원에서 간단한 치료후 친구가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다 하니 큰 병은 아닌것 같아 저으기 안심이 되었다.

나는 계속 여행을 해도 되겠느냐고 간호사에게 물었는데 큰 문제 없다고하며 불편하면 바로 병원으로 오라고 하였다.

친구는 통증이 사라지자 밤을 꼬박 새운 피곤이 한꺼번에 몰려 왔는지 병원에서 돌아오자 마자 코를 골며 깊은 잠에 빠졌다.

 

이제까지 사천성 고산지대를 아무 탈 없이 돌아다녔는데 여기 오자마자 이런 일이 터진 걸 보니 운남성 샹그릴라는 녹녹치 않은 곳인가 보다.

 

 운남성에 들어섰다. 무슨 봉우리인지는 모른다.

 

오는 도중에 보이는 눈 덮힌 산맥

 

이런 커다란 협곡을 여러 차례 지나간다. 이곳은 샹청 부근인듯.

 

샹그릴리에 와서 송이를 원없이 먹어보았다.

 

음식점 서울가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