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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여행

20일간의 동티벳 배낭여행 - 제9일째 (야딩풍경구의 우유해, 오색해)

9월 7일 아침.

구름이 끼고 간간히 빗방울이 떨어졌다.

오늘은 해발 4600m 우유해와 그 위에 있는 해발 4600m 오색해를 트레킹 해야한다.

나는 2013년 10월 초에 성도에서 캉딩을 거쳐 이곳에 왔었는데 그때는 아무 것도 모르고, 준비 없이 왔었기 때문에 충고사 근처만 보고 시간에 쫏겨 황황히 돌아갔었다.

그 때 이곳에서 파란 하늘아래 눈부시게 빛나는 설산들을 처음 보고 그냥 돌아가기 너무 아쉬웠던 탓에 이번 트레킹을 계획학하게 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번에는 필요한 사전 정보도 알아보고 나름 준비를 하고 온 만큼, 적어도 우유해와 오색해 만큼은 확실히 갔다와야 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8시 객잔을 출발했다.

숙소에서 충고사 입구까지 셔틀버스로 가고, 그곳에서  전동차로 낙융목장까지 간후, 등산을 시작하여 오색해까지 왕복 6시간 정도 소요 된다고 한다.(전동차 왕복80원)

낙융목장의 해발고도가 4100m 이니 오색해까지 해발고도만 500m를 높히 올라야 한다.

서울에서 백운대를 걸어 올라간다면 그냥 대충 가면 되겠지만 여기는 해발 4100m에서 출발은 해야하니 한국과는 비교가 안되게 체력 소모가 클 것이다.

 

점심은  객잔 주인에게 부탁해서 일인당 삶은 달걀 두개와 티벳식 요그루트 전병  약간 그리고 물 한병을 준비했는데 아랫 동네보다 두배 정도 비쌌다.(계란 5원, 물 5원)

식량 부족분은 충고사 앞 매점에서 쵸콜렛등 간식을 사서 보충할 요량이었으나 초콜렛 한개에 20원 (3800원)이나 하는 바람에 너무 비싸서 사지 않았다.

정말 여기 물가는 상상을 불허한다.

보통 아래 동네의 서너베는 줘야하고 그나마 살 수 있는 물건 종류도 몇가지 없다.

이곳에 오려면 미리 비상식, 과일등 먹을 것을 준비해 갖고 와야하는 것을 몰랐다.

 

전동차로 낙융목장에 도착하니 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는데 사방에 구름에 쌓인 웅장한 설산이 둘러 쌓여 있었다.

엄청난 크기의 대자연이 어찌 그토록 짜임새 있게 꾸며져 있는지 신비감 마저 들었다.

과연 야딩은 신들의 정원이란 말이 과장이 아니었다.

 

하지만 말똥 투성이 진쿠렁길을 몇 km 걷다보니 감동은 슬그머니 없어졌다.  - 지겨워라. 말똥 길.

이곳 길은 한국 산처럼 오르고 내리는 길이 아니고 세시간 내내 계속 오르막 길인데, 걸어 가는 사람도 많았지만  말을 타고 가는 사람도 상당히 많았다. (말 값 : 300원)

잠간 앞을 보며 걷다보면 어느새 말이 뒤로 다가와 비키라하고, 거기다 말이 많다보니 비가 와서 질퍽질퍽한 산길은 말똥 천지였다.

 

예상대로 세시간 정도 올라가니 광물질이 많이 섞여 우유 빛이라는 우유해(牛奶海 : 중국 발은 뉴나이하이)의 신비스럽고 우아한 자태가 나타났다.

우유해는 설산 봉우리 앞에 다소곳이 있는 여인같은, 감청색에 옅은 노란 색을 섞어 놓은 빛갈의 동그랗고 자그마한 호수다.

걸어 올라 오느라 힘들었던 것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다시 감동!

 

사진을 몇장 찍고 이어서 바로 앞에 있는 해발 4700m 오색해(五色海)로 올랐다.

오색해는 웅장한 산 봉우리 아래 길다랗게 누워있는 푸른 코발트빛 호수인데 남성적인 아름다움이 있었다.

이름대로라면 오색 영롱해야 할 것 같았지만 구름 끼고 비까지 떨어지는 날씨라 그런지 별로 오색해라는 이름이 걸맞는 것 같지는 않았다.

 

우유해 오색해를 내려와 충고사를 잠간 구경하고 야딩을 출발 저녁 늦게 다오청까지 와서 일박했다.

재작년 에 왔던 버스터미널 앞 상우쥬디엔(비지니스 호텔이란 뜻)에서 표준방 하나에 110원으로 깎아서 잤는데 시설도 괜찮았고 모처럼 도시 사람 된 기분이 들었다.

 

 우유해 (해발 4600m)

 

낙융목장 (해발4100m) - 트레킹 시작 한 곳

 

낙융목장 부근은 잘 정비되어있고 자연보호용 나무 산책로가 산아래 충고사까지 수 km 계속 깔려있다.

 

낙융목장 부근 말 빌리는 곳 - 말을 빌리는 사람은 여기서 부터 말을 타고 간다.

 

트레킹로 초입

 

우유해 부근 폭포

 

진흙탕 길에 새가 있는데 날지 않고 뛰어다녔다.

 

진흙색과 비슷하여 얼핏 보면 보이지도 않는 새인데 비둘기보다 약간 컸다.

 

오색해에 도착. (진흙탕 길을 오는데 스틱을 요긴하게 썼다.)

 

오색해에 오르는 길에서 내려다 보이는 우유해

 

오색해 (해발 4700m)

 

오색해는 우유해보다 훨씬 크고 고도가 100m 더 높다. (우유해까지 왔다가 여기를 힘들다고 안올라오는 사람도 많았다)

 

카메라가 작동이 잘 안되어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

 

말과 마부가 내려와 쉬고있다.

 

충고사 (사원 뒤에 커다란 건축물을 짓고 있었다. 수백년 된 유서깊은 절의 이미지가 많이 훼손되었다.)

 

야딩을 떠나며 충고사를 배경으로 단체 증명사진.

 

야딩풍경구의  티벳 사람들. (잠시도 쉬지 않고 불경을 외고 염주를 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