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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여행

20일간의 동티벳 배낭여행 - 제8일째 (리탕- 다오청- 야딩풍경구)

아침에 일어나니 날이 쾌청하였다.

동티벳 고산지대를 여행하며 일어나자마자 날씨부터 보는 것은 날씨가 바쁘면, 구름속을 건성 돌아다닝 뿐  별로 볼게 없기 때문이다.

어제까지 고소증세로 말도 제대로 못하고 꿍꿍 앓던 우리 정총무가 오늘 아침에는 컨디션이 나아졌는지 다행히 말도 조금씩 하기 시작했다.

여러 사람의 정성스런 간호와 호텔에서 전기 곤로를 빌려 모두 번갈아 장시간 휘저어가며 끓여준 누룽지를 먹은 덕분인지 하여긴 어제보다는 훨씬 나았다.

만약 한사람이라도 아프면 전체 일정이 변경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여행처럼 어디서든 고소 증세가 발생할 수 있는 지역에서는 모두의 건강상태를 늘 체크해야한다.

 

오늘 일정은 다오청을 가쳐 야딩 풍경구까지 가서 일박 하는 것이다.

아침에 리탕에서 출발하는 다오청행 대중교통수단은 없기 때문에 부득불 차를 빌려 타고 가야한다.

그래서 어제 신도교에서 타고온 빵차 기사가 다오청이 집이라는 말을 듣고 그럼 네 차를 타고 가겠다고 하니 좋다고하며 780원에 가기로 합의했었다.

780원이란 숫자가 나온 것은 기사가 일인당 리탕에서 다오청까지 80원 다오청에서 야딩까지 50원을 쳐서 합계 130원  × 6명 = 780원 이란 숫자가 나온 것 같다.

이친구가 고집스레 우겨대니 다른 대중교통 수단도 없고 또 그동네 시세가 그런것 같으니 대충 구렇게 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아침에 온 40대쯤 보이는 기사는 어제 그 기사가 아니었다.

그의 말로는 어제 그 기사는 자기 친형인데 급한 일이 생겨서 못가게  되었으니 같은 조건으로 자기가 대신 가겠다고 한다.

일테면 운송계약을 양도한 셈인데 이지역 장족 기사들에게는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는 일상사 인듯 했다.

여기 기사들은 차를 운전하고 가면서 쉬지않고 알 수 없는 티벳말로 휴대폰을 해댔는데 아마 리탕에서 다오청, 얼마짜리 손님 있으니 네가 가라...어쩌고 하는 것 같았다.

이들은 아예 손님들의 의사 따위는 염두에도 안두고 어차피 목적지까지 같은 값에 가기만 하면 되지 손해가 없는데 무슨 상관인가 하는 생각인것 같다.

 

별다른 대안도 없고 마지 못해 그러기로 하고 8시 30분 그 차를 타고 출발했다.

헌데 이 친구는 리탕변두리부터 배낭을 메고 지나가는 여행객만 보면 차를 세우면서 리탕 가느냐고 호객행위를 했다.

참다 못해 '그러지 마라 여기 무슨 자리가 있다고 사람을 더 태우느냐 '했는데 별로 아랑곳 하지 않는 투였다.

 

리탕을 벗어나 잘 포장된 경치좋은 고원지대를 달렸다.

리탕은  해발 4014m, 다오청은 해발 3850m이니 비슷한 고원지대를 계속 가는 셈이었다.

가다가 바위가 마치 토끼 귀처럼 솟아있는 토끼산에 차를 세우고 사진을 찍었다.

나는 야딩을 두번째 오면서도 토끼산을 처음 보았는데, 전에 올때는 대중교통 버스를 탔기 때문에 그냥 지나쳐 갔던 탓이다.

리탕에서 다오창 가는 길에는 이 곳 말고도 경치 좋은 풍경이 많아서 관경대(전망대)라고 크게 써 붙인 간판이 서너군데 있었다.

 

도로는 한적하여 별로 다니는 차가 없었다.

다오청에 거의 다  간 곳에서 맞은편 차로에 웬 빵차가 하나 고장이 났는지 서 있었는데 우리 기사녀석이 그쪽 기사에게 뭐라 아는 척을 하더니 차를 세운다.

우리에겐 아무 양해를 구하지도 않고 제멋대로 차를 세우더니 고장난 차 기사와 함께 끙끙 거리며 차를 고쳤는데 아마 간단한 타이어 교체 같았다.

이렇게 길에서 시간을 20분이상 허비하고나서 다시 출박, 12시 조금 넘은 시간에 다오청에 도챡했다.

기사 녀석은 여기서 점심을 먹어야 한다고 했다.

나는 그친구 멋대로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이 얄미워서 '우린 여기서 버스표만 사고 바로 떠나 야딩에 가서 점심을 먹는다, 먹고싶으면 너 혼자 먹어라'고 쏘아붙였다.

그리고 모레 타고 갈 다오청에서 샹그릴라 가는 버스표를 사러 옆에 있는 차부에 갔는데, 매표창구에 점심시간이라 1시 반 이후에 표를 판다고 종이에 써 붙여 있었다.

'아하, 그래서 이친구가 길에서 시간을 끌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표를 못사고 다시 돌아가, 일행들과 함께 근처 음식점에 들어 갔는데 이 친구가 모르는 사람을 한사람 더 불러서 식사를 하게 했다.

알고보니 자기는 또 일이 생겨서 못가고, 새로 온 사람이 우리를 야딩까지 데려 갈거라 한다.

자기는 점심까지만 먹고 일을 끝내고 또 다른 사람에게 운송계약을 양도하려는 것이다.

나는 화가 나서 네가 안가면 나도 돈을 안주겠다고 강경하게 나갔더니 이 친구 벌레 씹은 얼굴로 아무 대꾸도 못했다.

식사후 1시 반쯤 샹그릴라 가는 버스표를 사고 다오청을 출발, 4시 반쯤 야딩 풍경구 매표소에 도착했다.

거기서  약속했던 돈을 주고 그를 보냈는데 그는 어이없게도 자기 차를 선전해 달라고 명함을 주고 갔다.

 

야딩 풍경구 입장료로 노인 우대표 80원 (일반인 150원)과 풍경구 셔틀버스표 120원 일인당 합계 200원을 냈다.

매표소 앞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굽이굽이 급경사 길을 올라 가는데 날은 다시 흐려졌고 밧방울이 한두방울 떨어졌다.

해발 6032m 시엔나이르(仙乃日) 봉의 웅장한 모습을 볼 수 있는 높은 언덕 관경대에서도 구름에 반쯤 가린 산봉우리 밑둥 모습만 모일 뿐  이었다

 

5시 30분경 야딩촌에 도착했다.

야딩촌 숙박비는 거의 살인적이어서 아랫 동네 좋은 호텔 방하나 값이 이곳 일인당 숙박비라는 소문이 있다.

버스 기사가 일차 차를 세우고 안내한 숙박촌에서 돈 많은 중국인들이 우루루 내리기에 나도 따라 내려가 보니 2인 방하나에 380원 침대 하나 추가에 100원씩이라 했다.

다른 집도 알아보았는데 대체로 비슷해서 야딩촌에서는 숙박비로 보통 인인당 150원에서 200원 정도 하는 것 같았다.

 

중국인들이 다 내리고 우리만 덜렁 남게되니 우리 연배쯤되는 중국인 버스 기사가  안되어 보였던지 친절히 일인당 얼마쯤 하는 숙소를 찾느냐고 물었다.

내가 백원 전후를 찾는다고 하니 자기가 일인당 70원짜리를 소개개 주갰다며, 휴대전화를 걸어 확인후 조금 더 가서 우리를 숙소들어가는 산길 앞에 내려 주었다.

조금 기다리자  젊은 여관주인이 지프차를 가지고 우리를 데리러 왔다.

그 차를 타고 산길을 300m 쯤 들어가니, 돌로 지은 티벳식의 큰 이층집이 보여서 속으로 저기 인가보다 했더니 웬걸,그집이 아니었다.

우리가 잘 곳은 거기서 다시 50m 더 들어간 곳에 있는  허름한 단층 오두막 같은 곳 길상객잔이었다.

모르는 사람은 비싸다 하겠지만 야딩촌에서 하루 70원이면 거저나 마찬가지다.

30대 초반 젊은 부부가 한살 먹은 아기를 데리고, 시동생과 셋이서 조그만 여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재산 목록 1호로 보이는 낡은 지프차도 한대 있었다.

작은 방에는 TV나 전화는 아예 없고 방열쇠마저 없었지만 다행히 두툼한 담요와 전기장판이 비치되어 있었다.

이 여관은 숲속에 있어 조용해서 좋았고 젊은 새댁이 해주는 음식도 그동네 기준으로 보면 싼 편이고 맛도 있었다.

이런 저렴한 방을 구해준 야딩 셔틀버스 기사에게 감사한다.

 

야딩촌 길상객잔  : 吉祥客栈 (전화)13568289461 (주인 휴대폰)13684493921

 

 다오청 가는 도로변에 있는 백탑

 

백탑 문양.

 

꺽어진 길에 백탑이 있어 마치 길을 막고 서있는 것 같다.

 

다오청 가는 길에는 멋있는 관경대가 많다.

 

이곳도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일품이다.

 

고산지역이라 수목이 없다.

 

토끼 산. 두군데 토끼귀 같은 바위가 있는데 이 산의 해발고도가 4696m라고 안내표지에 써 있다.

 

이곳도 관경대가 있는 곳이다.

 

괜히 남의 차를 고쳐주느라 시간을 보내고 있는 기사.

 

이 동네가 다 그렇지만 여기도 별로 차가 안다니는 곳이라 가축들이 길위로 슬슬 돌아다닝다.

 

다오청 근방에 오니 이곳 장족들의 전통가옥은 집 모양과 문양이 다르다. 다른 곳은 문양이 여러가지 색갈인데 이곳에는 단순한 브라운 색이다.

 

풍견구 언덕에서 내려다 보이는 야딩촌 여관 마을.

 

우리가 묵은 길상 객잔.

 

길상객잔 주방,식당.

 

객잔 화장실.

 

설산이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객잔 앞 충고사 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