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민원조사(信访调查) - 115p

서재가 텅 비는 날은 점점 많아졌다.

지난번 승진 경쟁에서 실패한 후부터 샤오웨이는 더이상 서재에 가서 책을 보지 않았다.

거의 문맹자나 미찬가지인 인물이 사무실 주임이 된 반면, 자신이 전심전력을 다해 공부했던 것은 도로아미타불이 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일이 이렇게 되자, 샤오인이 편해진 것도 있었는데, 더이상 침대에 숨어서 농민공들이 하는 것처럼 자위를 실습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때때로 그는 서재에서 공문을 보거나 보고서를 쓰기도 했다.

특히 고급법원 부원장 위산수이(宇三穗 : 우삼수) 사건을 검찰원으로 보내고 나서, 정상적으로 튀근하여 이 방에서 휴식을 취했던 것이다.

 

저녁 그는 컴퓨터 앞에 앉아 진지하게 강의항  내용을 작성했고, 문장에서 중요한 단락을을 여러번 소리내어 읽어 보기도 하였다.

다음날 오후 그는 진양시 기율검사위원회와 시 부녀연맹전담 작원이 주축인  전 시의 청렴내조 강화반 앞에서 간연을 해야하기 때문이었다.

 

막 두 단락 째 소리내어 읽는 중, 샤오웨이가 살그머니 들어와 그의 등 뒤에 숨었는데 뭔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았다.

"샤오인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자, 샤오웨이가 웃으며 말했다.

"오후에 우리 사무실 주(祝)주암에게 들었는데, 어쩌면 얼마 안있다가 공안청에서 처급 간부 추천이 있을거라면서 열심히 해보라고 했어요."

하지만 책은 볼 필요가 없을 것 같아.

지금와서 지난 두해를 회상해 보면  책만 붙잡고 들이 파며 공부했던게 가슴 아파."

 

"될 희망은 있어?"  샤오인이 나오는 대로 물었다.

"그럼, 난 당연히 되어야지." 샤오웨이가 대답했다.

"지난번 실패한 후에, 난 경험에 바탕을 둔 교훈을 얻었다고 결론을 냈어요.

지금 우리 청에서 간부를 등용하는 데는 고시가 필요한게 아니고, 투표 측정 결과가 아주 중요해요.

완전히 득표수의 높고 낮음에 따라 결정되요. 특히 부처급은.

다행히도, 난 청내 소식을 편집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 각 처 실과 모두 친숙해요.

소식 편집하는 기회를 이용해서, 일부러 모두와의 관계를 돈독히 할 수 있으니까 말이죠.

지금 내가 점점 더 마치 홍보담당 직원 같이 되어 간다는걸 알 수 있어요.

아이구야, 승진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남에게 잘하고 있는거지!"

 

"잘 됬구면. 이번에 정말 성공했으면 좋겠어." 샤오인이 격려했다.

승진 실패후 한동안 샤오웨이의 기분이 울적했었는데, 옆에서 보니까, 상당히 호전되어 일기예보로 치면 흐림에서 맑음으로 바뀐 것이다.

기관 안에서 간부들이 저렇게 사람마다 모두 정치동물이 되었다.

오직 정치생활과 개인의 숭진만이 마음속으로 열정을 바칠 대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오늘은 누가 사인해 주실거예요?"

아들 라오인이 뛰어 들어오며 학교에 낼 과제물에 학부형 사인을 요구했다.

이번에는 샤오웨이가 흔쾌히 사인을 해 주었는데 이일은 보통 때 같으면 그녀가 관여하기 싫어하는 일이었다.

 

밤 늦은 시간이었지만, 샤오인은 다시 강의 교안의 앞 뒤 맥락을 다시 들여다 보며, 몇 군제를 반복하여 정정했다.

청렴 내조강회반은 다소 특별한 것이라, 강연 내용에는 당연히 중점을 둬야 할 곳이 있다.

그것은 베개머리 바람이 모두에게 불게 해야 하는 것인데, 그것도 청렴한 바람이 불게 해야 하는 것이다.

 

원래, 시 기위에서는 성 기위의 상무위원 이상 급의 지도자가 와서 강연해 주기를 요청했었다.

하지만, 지도자들이 모두 바쁘고 무엇보다도 모두들 말주변이 그렇고 그랬다.

그러다보니, 여러 사람 앞에 얼굴을 내밀고 싶어하지 않았고, 대신 샤오인을 추천하게 된 것이다.

샤오인은 직급이 미치지 못하기는 했으나, 어쩔수 없이 이일을 수행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