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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색(國色)

14. 접대부(坐台小姐) - 107P

"그건 그 사람이 화가 나서 그냥  해본 소리야, 당신 어떻게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믿어?"

츠수이양은 얼굴을 짜프렸는데, 마치 실연당한 젊은 남자가 자기 여자친구에 대해 말하듯 했다.

 

"그건 내가 참견 할 일이 아니예요. 어쨌든 그애가 지금 당신을 만나지 않겠다고  말했어요."

메이위핑은 여전히 다른 곳을 보며 말을 했고, 태도가 상당히 냉담했다.

 

"아이구, 마나님. 내 부탁 하나 들어주는 셈 치면 안되겠어?" 츠수이양이 애절하게 말했다.

이때, 다른 손님들이 차를 마시러 들어 왔다.

그들이 메이위핑에게 혹은 츠수이양에게 인사를 하자 메이위핑은 서둘러 일일히 답례를 했지만 츠수이양은 못본척하며 넘겨 버렸다.

그러면서, 그는 쉬지 않고 비엔전펑의 소재를 다그쳐 물었다.

 

"그럼 좋아요.당신 태도가 이렇게 성실하니, 내가 한번 기회를 주겠어요."

메이위핑은 청장을 대하고 있는게 아니라 마치 무슨 잘못을 범한 국민학생에게 말을 하는 것 같았다.

"그애는 지금 내방에 있어요. 당신이 들어가서 그애를 만나보면 되요.

하지만 내가 한마디 하겠는데, 말을 하더라도 좋게 좋게 말해야지, 죽자고 매달리며 시끄럽게 하면 안되요.

여기는 우리가 장사하는 곳이니까요."

 

"알았어. 내가 주의할께." 츠수이양이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얼른 나와 같이 가서 봅시다."

메이위핑이 츠수이양을 데리고 방에 들어서자, 과연 비엔전펑이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츠수이양이 들어 선 것을 알았는데도 표정이 냉담했고 이쪽으로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전펑, 이분이 너를 보러 오셨어!"

메이위핑의 목소리가 조용한 방안에 흩날리듯 울려퍼졌다.

"안볼래요.당신 그냥 돌아 가세요."

비엔전펑은 여전히 안쪽으로 얼굴을 향하고 있었으나  말은 바깥쪽으로 하였다.

"나와 만나봐야 뭐 하겠어요? 난 이미 결심했단 말이예요."

 

츠수이양이 메이위핑을 흘끗 보며 말했다.

""나 혼자 이사람과 몇마디 하고 싶은데 그러면 안 될까?"

메이위핑이 고개를 끄떡이고 나가면서 문을 닫았다.

 

"철커덕!"  마치 무슨 물건이 바닥에 떨아지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비엔전펑은 괜히 가슴이 덜컹 내려 앉았다.

"전펑, 나는 당신을 구해준다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당신을 잘 못 보았구먼. 맞지?"

비엔전펑이 고개를 돌려 보니, 뜻밖에 그는 바닥에 꿇어앉아 그녀 앞에서 훌쩍거리고 있었다.

 

당당한 영서성 국토자원청장이, 오십도 넘은 사람이, 사랑하는 여자를 잃을까봐 비참한 장면을 드러내 보인 것이다.

그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진실한 감정이 절절히 배어 있었다.

"전펑, 내가 생각해 보았는데, 난 당신 없으면 안돼.

요즘, 당신은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었고, 즐거움을 가져다 주었고, 제2의 청춘을 가져다 주었어.

당신과 함께하면서 나는 많이 젊어지고, 생할도대단히 충실해졌어.

당신이 이렇게 떠나 버리면, 내 행복과 내 즐거움과 내 청춘도 다 함께 가지고 떠나 버리게 되는거야.

아니야! 당신은 내 영혼과 내 생명까지 함께 갖고 떠나는 거야.

전펑, 당신이 내게서 떠나가면, 나는 살아 갈 수 없어.

정말, 나는 정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 지 모르겠어."

 

"고맙네요. 강신의 그 말을 들으니 내가 다 감동이 되네요."

비엔전펑의 목소리는 여전히 냉담했으며, 결코 마음을 돌리지 않았다.

"하지만, 당신이 다시 어떻게 말하더라도, 나는 마음을 되돌릴 수 없어요.

나는 이미 결심했고, 내 스스로 노력해서 진양에 집을 한채 세울거예요.

기왕에 당신이 나에게 집을 사주려 하지 않아서 내가 다름 사람을 찾게 된건데, 당신이 방해하면 안되는거 아니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