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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색(國色)

14. 접대부(坐台小姐) - 106P

나는 당신과 늙도록 이런 식으로 엄범덤벙 살 수 없어요.

집도 없이 산다는 건 받아들일 수 없어요.

나도 여자 예요.나 도 집에 사는 감각을 느끼며 살고 싶단 말이예요."

그녀는 그를 등지고 앉아 가느다란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이 준 반지는 베개 아래 놓아 두었고, 전번에 준 돈은 내가 이미 다 썼어요.

나중에 내가 막 일을 해서라도 천천히 갚을 거예요.

난 당신에게 신세지고 싶지 않아요."

 

"당신,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었는데, 무슨 빚이 있다고 돌려준다는거야? 밪이 있다면 내가 있지."

"아니예요.당신에게 진 빚은 모두 돌려드릴 거얘요.당신이 준 돈은 한푼도 필요 없어요."

"도대체 왜 그러는거야?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려고 그래?"

 

"상관 마세요."

그녀는 계속 흐느끼며 말을 했는데 목소리가 이어졌다 끊어졌다 했다.

"난 메이 언니에게 부탁해서 일을 알아봐 달라 하고, 다른 사람 대신 막 일이라도 해서 돈을 벌거예요.

정말 이도 저도 방법이 없으면 접대부라도 할 거얘요."

 

"접대부가 된다고?"

"맞아요. 그래서 당신에게 기분 좋게 마지막으로 즐기게 해 주었던 거예요.

아직 까지는 내 몸이 깨끗하니까 오늘까지만 해야지 그때가 되면 당신과 사랑을 할 수 없게 될거 아니예요.

앞으로 내가 접대부가 되면 누구든지 돈만 내면 나하고 잘 수 있게 될테니, 난 더럽혀 질거고, 당신과 다시는 같이 자지 못하게 되겠죠.

이제부터 당신과 나는 완전히 남남이예요."

 

츠수이양은 그녀의 옆모습을 바라 보았다.

그 아름다운 곡선과 희고 깨끗한 몸매, 풍만한 둔부와 유방, 거기다 ...

아!  앞으로 이 여자가 사람들에게 두손을 맞잡고 인사하면서, 돈만 내면 누구에게라도 안기다니.... 아, 안돼, 절대 안돼!"

 

"그런 말 하지 말고, 전펑. 우리 다시 상의해 보자."

 

츠수이양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그녀는 재빨리 옷을 입고 핸드백을 걸쳤다.

50이 넘은 사람은 아무래도 손, 발이 느린 법이다.

츠수이양이 급히 그녀를 잡으려고 했으나, 그는 손을 뿌리치고, 재빨리 문을 나가 버렸다.

허공을 잡은 꼴이되어 츠수이양이 발이 미끌어 지면서, 바닥에 무릎을 찧으며 엎어졌다.

그 순간  앞에서 "쾅"하며 문닫는 소리가 났고, 그는 깜짝 놀랐다.

 

그는 바닥에 엎드린채 한참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마음이 서글펐고,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다.

속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

여자가 얼마나 착하면 헤어지는 마당에 최고로 다정하게 나 하룻밤을 같이 자 주나?

 

바로 직전이 부드럽고 상냥한 고향 이었다면 지금은 가시 덤불 속에 떨어진 꼴이다.

좌충우돌 하다가는 온몸이 피투성이가 될 뿐 나갈 길을 찾지 못할 것이다.

찾지 못할지라도 반드시 찾아야 한다. 그는 이 여인을 잃을 수 없었다.

만약 그가 그녀를 잃는다 하면 남자로서 통탄스런 일이며, 평생 한으로 남을 것이다.

 

옷을 다 입고나서, 손으로 머리를 잘 매만진 다음, 세수나 이닦는 것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아래로 내려갔다.

여관 문에 다다르니 어떤 여자가 멀리 걸어가는 비엔전펑의 뒷모습에 대고 소리치는 것이 보였는데 인사를 하려는 것 같았다.

츠수이얀이 얼른 누군가 두눈을 두리번 거리며 보았는데 얼굴이 낯 익었다.

맞아, 1호 건물의 이발사야.

비엔전펑은 마음이 편치 않으니. 분명히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할 것이고, 인사를 받지 않으면 상대방은 오해를 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이 미치자 츠수이얀은 억지로 웃음을 지어내며 이발사를 향하여 고개를 끄덕였다.

자기 속으로는 비엔전펑을 대신하여 인사를 한 것이었지만 뜻밖에 그녀는 매우 의아해 했다.

 

메이위핑은 그의 정신이 나간것 같은 모습을 보고 바로 그기 온 뜻을 알아챘다.

하지만 일부러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가장하고 천연덕스럽게 인사를 했다.

"아이구, 이게 츠청장님 아니십니까? 영광스런 왕림인데 멀리 나가 마중을 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비엔전펑은? 비엔전펑 좀 볼 수 있어요?"

츠수이양은 그녀와 한가롭게 입에 발린 인사치래를 하지 않고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안에 있기는 해요."

메이위핑이 대담을 하는데 눈동자는 다른 손님을 보고 있었다.

"그애와 얘기는 해보겠지만, 청장님을 만나지 않겠다고 했어요. 청장님과 완전히 갈라서기로 했다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