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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색(國色)

13. 일자리 찾아주기(安置政策) - 101p

"그건 그렇지 않아!" 츠수이양은 우물우물 얼버무렸는데 흡사 말 못할 사정이 있는 듯 했다.

"방법을 생각해 볼 시간을 줘."

"당신은 첫째 횡령은 안된다, 둘째 뇌물 수뢰도 안된다 하면서 다른 무슨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겠어요?" 비엔전펑이 말했다.

"난 지금 솥에 않칠 쌀 사먹을 돈도 없단 말이예요. (等米下锅)

당신은 언제나 진심으로 사랑하는 여인이 살아 가는지, 굶어 죽는지 눈을 뜨고 들여다 보려고 하지 않는단 말이예요."

 

"어찌 그렇겠어?" 츠수이양은 억지로 웃음을 짜내며 말했다.

"옛날에는 한명 먹여 살리기 힘들었는데, 요즘은 한명 굶어 죽기도 힘든 세상이야.

당신 주위에 있는 사람이 굶어 죽었다는 말 들어봤어?"

 

"난 지금 배가 고파서 굶어 죽기 직전이란 말이예요." 비엔전펑은 입을 뾰로통이 내밀고 말했다.

"그렇다면, 먼저 대처할 시간을 줘야겠지." 츠수이양은 손에 끼고있던 반지를 빼어 비엔전펑에게 주었다,

"반지를 어쩌려구요?  수 백원은 나가려나?"

 

"이건 백금 다이아 반지인데 만원은 넘을거야. 내가 마누라와 같이 홍콩에 여행갔을 때 사온거야."

츠수이양은 뜻밖에 자기 처와 홍콩에 여행 갔을 때 정경이 떠 올랐다.

"우리가  결혼할 때는 집이 찢어지게 가난해서 아무 것도 해줄게 없었어.

겨우 결혼 20주년이 되던 해에 홍콩에 갔던건데, 그때 우리 처가 꼭 다이야반지를 한쌍 사자고 했어.

아마 결혼 당시의 섭섭함을 보완하려 그랬는기봐.

그래서 우리는 한사람이 한개씩 사서 결혼을 기념하기로 했지."

 

"당신 결혼 기념 반지를 무슨 뜻으로 나한테 주는 거예요?" 비엔전펑이 물었다.

"나는 지금 돈이 필요하다는데, 당신은 나에게 반지나 주니, 할 수 없이 팔아서 돈으로 바꿔야겠네요."

 

"파는건 파는거고, 얼마나 돈으로 쳐줄지 모르겠어. 내가 손에 끼고 있어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어?" 츠수이양이 말했다.

 

"당신이 뜻밖에 큰 마누라와의 결혼 기념반지를 작은 마누라에게 주었으니 당신 이거 일종의 배신아니예요?" 비엔전펑이 웃으며 말했다.

"배신?" 츠수이양도 따라 웃으며 말했다.

"내가 당신을 알게 된 그때부터 난 이미 집 사람을 배신한 거야.

오늘 나는 겨우 반지 한개 팔라고 준거지만  앞으로 자신의 양심까지 모두 팔게 되지 않을까 겁나!"

 

"그런 겁나는 얘기 하지 마세요, 여보!"

비엔전펑은 반지를 받고 얼른 츠수이양의 대머리에 뽀뽀를 하며 말했다.

"이제 가요. 같이 아침 차 마시러 가요. 메이 언니가 틀림없이 나를 걱정하고 있을거예요."

츠수이양은 별로 흥미가 없어서, 찻집에 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아침에 회의가 있어서, 일찍 가서 준비해야 되. 차마시러 당신과 같이 못가."

 

비엔전펑이 얼굴과 머리를 단정히 매만지고 서둘러 찻집으로 가니 메이 언니 주변에는 벌써 낯익은 얼굴들이 왁자지껄 하며 그녀를 에워싸고 있었다.

성 라디오 TV 방송사업단 총재의 내연녀 아쟈오(阿姣), 진양시 부시장의 내연녀 샤오웬(小原), 성 공상국장의 내연녀 샤오티엔(小田)등이 전부 모여 있었다.

특히 성 고속공로 공사 부사장 스레이산(石雷山)의 내연녀 예즈윈(叶紫云 : 엽자운)은 비엔전펑을 보더니 먼데서나마 손짓하며 알은체를 했다.

며칠전 그녀는 비엔전펑이 츠수이양과의 관계가 이루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비엔전펑의 몸값이 이미 자기보다 높아졌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녀에게 일종의 신분 높은 사람과 교제하고자 하는 시선을 보낸 것이다.

"오늘은 이렇게 늦었네요. 츠 씨 성 가진 분과과 있다보니 늦지 않을 수 없나보죠." (츠迟 :는 지각한다는 뜻)

예즈윈이 장난을 걸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