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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색(國色)

7. 아는 사람들의 사회(熟人社会) 52p

"그렇게 말하는 너는 계속 우리 기위를 우습게 보아왔지않아?

우리가 실권이 없다고 마땅치않게 생각하며 우리 비위를 맞춰준 일은 이제까지 없었고 말야."

샤오인은 막간을 이용해서 리 천자에게 농담을 걸었다.

 

"성 기위에 우리 동창 말고 누가 있겠어?" 리 천자가 머리를 재빨리 돌려 샤오인의 농담을 겁내지 않고 받아넘겼다.

"인주임은 내 동창인데 무슨 무슨 사소한 일이 있더라도,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으로 나도 역시 감싸줄거 아닌가?"

"설마 너도 그중에 끼여있는거야?" 샤오인은 머리 가죽이 쭈삣했다.

"스비졔의 일과 네가 무슨 관계가 있어?".

 

"그러니까, 그렇게 엄중하게 하지 하지마, 나를 믿고 안심해."

리 천자는 미심쩍다는 눈초리로 샤오인을 몇번 쳐다보았는데 그가 지나치게 경계할까봐 겁이 났다.

"솔직히 말하면, 나와 스비졔는 그리 잘 아는 사이는 아니야.하지만 그의 여동생과는 잘 알지.

그의 여동생이 백사와 동업했는데, 나도 투자했어.

우린 단지 같이 사업하는 사이일뿐 나쁜 짓 한건 없어.

백사가 마약을 팔다 잡혀갔는데 장사를 망쳐 놓은거야. 정말 그러면 안되는데.

나는 계속 마약을 팔지 말고, 무기도 팔지 말고, 정상적인 영업만 하자고 주장했어.

무슨 일이 되었든 떳떳하고, 합법적이고 도리에 어긋나지 말아야 말썽이 나지 않는거라고 했지."

 

여기까지 말하자 샤오인은 비로소 알아차렸다. 원래 이 동창녀석이 그냥 밥을 살 리가 없지 않는가.

보아하니 길에서 우연히 만난 것도 사실은 그가 치밀하게 연출한 드라마였던 것이다.

상인의 본성은 결국 이윤 주변을 맴돌게 되어있고 이익이 없는 일은 할리가 없다.

그래서 그는 한걸음 더 나아가서 상대방의 패를 보고 싶었다.

"기왕 너와 동창이니 깨 놓고 말하지. 너 내가 어떻게 도와주면 되니?"

 

"성격이 시원시원하니 말도 시원하네. 과연 동창 답다.  내가 틀리게 보지 않았지."

리 천자는 정중히 홍주를 잔에 가득 따라주며 정답게 잔을 부딫쳤다.

 

"스비졔의 일은 벌써 수사가 끝났던 건이고, 어쨋든 사람이 죽었는데 그렇게 가지 할게 뭐 있겠어?

기왕 죽은 사람은 죽어서 그만이지만 산 사람은 오랫동안 상처를 입는다고 하는게 우리 전통 문화지.

요새 하는 말로 죽은 사람이 잘 쉬어야 산 사람도 꿋꿋이 산다는 거지만.

죽은 사람 수사는 얼렁뚱땅해도 돼. 문제는 산 사람이야말로 앞으로 잘 살아가게 해줘야 하는거야.

스비졔의 부인과 아이들도 살아야하고, 여동생도 살아야 할거 아냐.

그래, 네가 수사를 종결짓고 나면 나는 백사를 석방시킬 방법을 찾아야해.

그 여자가 스비졔 동생과 같이 계속 장사를 해야하니까 말야."

 

"나도 무슨 수가 있을거야. 나 돌아가서 잘 생각해 볼께."

샤오인은 머리속이 혼란스러웠고 다음에 어떻해야할지 몰랐다.

말을 마치고 샤오인은 벌떡 일어나 서둘러 사무실로 가려고 했다.

 

"그래, 앞으로 일이 있으면 나에게 바로 알려줘. 동창지간에 예의 차릴 것도 뭐 없지 않아?"

리 천자는 샤오인을 문에서 배웅하며 그의 주머니에 한장의 선불카드를 쑤셔 넣어주고는 물었다.

"맞아, 네 와이프 샤오웨이는 요즘 어떻게 지내?'

샤오인은 주머니 속의 카드를 만져보며 도로 꺼내어 주려했는데 미안하기도 해서 대답했다.

"샤오웨이는 여전히, 승진하려고 집에서 한두해동안 죽어라 책만 보았는데 며칠전 부처 승진경쟁에서 밀려나서 기분이 영 안좋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