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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색(國色)

國色 - 5. 승진 경쟁(竞争上岗) (31p)

"당신은 너무 생각이 많아. 사람들은 당신이 높던 낮던 별 관심이 없을거야." 샤오인이 위로했다.

"절대 그렇지 않아요. 내가 설에 한번 집에 갔을 때 친지들이 열에 여덟은 묻더라구요. 너 지금 직급이 뭐니? 처장, 아니면 부처장?"

여기까지 말하고 샤오웨이는 더이상 못참고 밥그릇을 놓고 한숨을 훅 내쉬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뭐라는줄 알아요? 누구는 금년에 승진했다더라, 누구는 금년에 돈을 많이 벌었다더라 이러면서 내가 잘 아는 주위 사람들을 들먹이며 열받게 하는거예요.

당신, 이럴때 내가 뭐라고 대답해야 하는지 말 좀 해보세요. 매번 그럴 때는 난 쥐구멍이라고 찾아들어가 숨어버리고 싶어요!"

 

"크크크!" 샤오인은 갑자기 크게 웃었는데 밥알이 기도에 걸렸는지 기침을 한참 해도 나오지 않았다.

"나도 전적으로  동감이예요." 말을 한 사람은 샤오인이 아니라 그들의 아들 라오인(老尹)이었다. - 같은 반 아이들이 노숙한척하는 그애 별명을 라오인이라 불렀다.

"매번 여름 방학때나 구정 명절때 고향 집에 올 때마다.할아버지, 할머니, 외조부, 외조모 거기다 고모 이모들 같은 사람들이 한사람 한사람 모두 나에게 시험은 몇점 맞았니, 반에서 몇등이나 하니, 물어댄단 말이예요.

그리고는 친척 아이들 가운데서 누구는 반에서 일등을 했다더라, 누구는 모범생(원문 :三好学生 -중국 국민학교의 신체, 학습,품행이 뛰어난 학생)에 뽑혔다더라 그런단 말이예요.

아이고, 엄마 아빠는 이런 말을 들을 때 내가 난처한지 모를거예요. 사실 나는 엄마와 생각이 똑 같아요.

그 사람들이 우리보다 나이가 많은 것을 알지만 사람 될려면 한참 멀었어요.

일부러 남의 약점을 건드리고, 듣고 싶지 않은 얘기를 꺼내고, 다른 말로 해서 꼭 칼로 찌르는 것 같은데 그것도 오직 약한 곳만 찌르는 것 같아요.

한번 말씀해 보세요. 이번 정초에도 우리가 잘 버텨낼 수 있을까요?"

 

샤오인 샤오웨이가 놀라서 눈을 크게 떴는데, 그애가 친척들을 자기들보다 훨싼 이상한 동물로 보고 있는것 같았다.

"네가 말하는 건 내 일과 근본적으로 다른거야. 넌 쓸데 없는데 신경쓰면 안돼."

샤오웨이는 이 두 가지 일이 별로 다를게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애써 이 두가지 일을 갈라서 말했다.

"넌 학교에 가서 장난이나 치다가 집에 오면 테레비를 보거니 인터넷이나 하지 않아. 넌 군본적으로 공부 에 뜻이 없다보니 시험을 잘 못치는거야.

어른들이 너에게 학업 성적을 묻는 것은 너에게 관심이 있고 너를 사랑하기 때문이야.

넌 바로 깊이 반성하고 마음을 바로 잡아 새사람이 되어야 해. 그런다음 일등을 따라 잡아야 비로소 인씨네 역대 조상들께 떳떳해지는거야. 알아 들어?"

 

"그렇게 말하니 아니라고 못하겠네요."

라오인은 위엄을 부리는 투로 말하기를 좋아했고, 말투가 아빠 샤오인과 똑 같았다..

"나도 반성해야 하지만 엄마도 반성해야해요.

가까운 친지들이 엄마에게 어떤 직급으로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묻는 것은 결코 엄마를 열받게 하려는게 아니고 그들이 관심을 갖고 사랑하기 때문이예요.

엄마도 당연히 반성하고, 마음을 바로 잡아, 다시 새 사람이 되어야해요. 그런다음 일등을 따라잡고 그래야 외가집 위이씨 역대 조상들께 떳떳한거예요.

그러니 우리보다 더 책임이 무거운 건데 알아 들으세요?"

 

'요놈이! 어디서 느글느글 뻔뻔스레 말하는걸 배웠어?"

샤오웨이는 라오인에게 눈을 흘겼으나 정말 그를 혼내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너 내가 아무 노력도 안하는줄 알아? 나는 매일 반성하고, 노력하고, 너같이 그렇게 위로 올라갈 생각조차 하지 않는게 아냐.

이번엔 나도 충분한 준비를 했어.반드시 부처장이 되지 않으면 안돼!

의외의 일이 발생하지만 않으면 당연히 월말경에 시험이 끝날테고, 다음 달에는 결과가 공표될거야.내가 부처장 임명장만 손에 넣으면 언제 어느때든 고햔집에 갈 수있어.

뭐 국경절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는거야. 나는 그날만 기다리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