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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색(國色)

國色 - 1. 직속 상관(1p)

양서류 동물 청개구리.

삼첩기때부터 벌써 진화하기 시작하여 쥬라기에 도약했다.

해충에게는 천적이요, 풍요로운 수확을 지키는 무사다.

하지만 따뜻한 물에서 뛰어 오를 수 있을까?

 

 

 

1. 직속 상관

 

공안청 대강당, 사람들이 새까맣게 앉아있어서 빈자리 하나 보이지 않았다.

기관 당 위원회 전담 부서기는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팔도 흔들지 않고 가만가만 걸어들어와서는, 그를 향해 손을 흔들며 그를  전면 삼열 좌석으로 인도했다.

문제는 주석단을 가운데 둔 전면 삼열에 있었다.

주석단을 빼고는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전면 삼열이다.

모든 기관 간부들은 하나하나 야심 만만하게 자기가 주석단에 오르기를 갈망하며 적어도 자기가 전면 삼열 좌석 안에라도 들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기관 당 위원회의가 처리하여 안배해야 하는 일이지, 그 누구도 자기가 바란다고 해서 멋대로 전면 삼열 좌석에 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다보면 속으로 생각하기에 남은 자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음모를 꾸미다가 아예 드러 내놓고 계획을 세우려 하게 되고,그렇게 되면 뭇 화살의 과녁이 되어 숫한 화살을 맞는 비통함을 맛보기 십상이다.

그래서 매번 대회의가 열릴 때마다 전면 삼열은 언제나 도시 내에서 상대적으로 황량한 습지처럼,산소가 넘치고 언제나 시림이 부족한 곳이 되었다.

 

자격 경력으로 말하자면, 스비졔(师毕节)는 어디까지나 공안국 고참 처장인 만큼 당연히 전면 세줄에 앉아야 했다.

하물며 모든 처장이 다 앉는다해도 전면 삼열 자리가 꽉 차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스비졔는 땀을 닦으며 뒷줄을 바라보면서, 미소를 띠며 위엄있는 표정을 지으려고 애 썼는데 그것은 내가 비록 늦긴했지만 곧 여기 앉게 될거니까 뒤에서 중상모략을 하지 말아달라는 것을 표시하는 것 같았다. 

 

오늘의 히의는 사실 새로운 지도자와 만나는 자리였다.

지도자가 하는 말은 통상 책에 쓰인대로 곧이 곧대로 원칙적인 말이나 하기 마련인데,시작하는 말은 언제나 상투적인 말이고 중간에 하는 말은 빈말에 불과하며 마지막에 하는 말은 쓸데 없는 말로 끝을 낸다.

하지만 지도자가 무슨 말을 하든 지도자의 업무이고, 당신이 노트를 지참하든 안하든 그건 당신의 일인거나 같다.

지도자가 하는 말이 알맹이가 없다 할지라도 그를 치켜새우려면 노트를 지참해야하고 손에 만년필도 들고 있어야한다.

그걸로 한마디 한마디가 마치 무슨 보물이라도 되는 양 기록해 가지고 집에 가서 천천히 소화시켰다가 성실히 이행해야한다.

한발 물러서서 말하자면 당신이 설령 기록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기록하는 척이라도 해야 당신이 지도자를 존중한다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스비졔는 고상하고 위엄있게 노트를 펴고 만년필 뚜껑을 열었고나서 전후 좌으를 훑어 보았는데 마음 밑바닥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는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이 노트를 지참하지 않은 것을 발견했는데 그건 일반인들의 일일 뿐, 어찌 노련한 기관 간부가 똑 같을 수 있겠는가?

어떤 간부는 능력 있고,업무가 출중했음에도 불구하고 필기하는 것을 폼을 잡는 것으로 보거나 멀리 보는 시야가 없다거나 규정을 잘 모른다거나, 관청일 하는 것보다 인간적인 도리를 우선시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은 최근 몇년간 결코 전면 삼열에 들어가지 못했으며 앞으로도 주석단에 오르기 힘들 것이다.

그들은 지금은 약간 풋내기 같은 느낌을 주게 된다.

 

당연히 범위를 벗어나지는 않으나 그밖의 인물로 간주되는 간부들의 중요한 특징은 ---- 그들은 퇴직을 앞두었거나, 나이가 많아 업무가 반쯤 거두어진 직책이거나, 현재 승진의문턱을 넘어가버린 경우에 해당하며 노자의 무욕의 원칙을 빋아들여, 존중 받든 안받든 개의치 않는 것이다.

그들은 마치 린안의 히코리(호도의 일좀) 열매같이 당신이 그걸 깨물기 좋아하든 말든 나는 여전히 결과가 꼭 좋으리라는 생각치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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