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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여행

열하 기행(热河纪行) 마지막 날 (대련,여순감옥,청도)

                                               - 마지막 날 (여행 일곱째 날), 9월 16일 -

 

대련은 활기차고 아름다운 도시다.

몇년 전 처음 대련에 왔을때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길, 꽃이 활짝 피어있는 넓은 차로가 아름다운 도시 풍경을 연출하고 있던 것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또 네거리 한가운데서 푸른 제복의 날씬한 여자 교통 경찰이 예쁜 몸짓으로 교통신호하던 것도 강렬한 인삼을 남겨 주었다.

거기다 도시 한가운데 천천히 달리는 전차가 이채로웠고 높은 빌딩아래 깨끗한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은 모두들 여유로워 보였다.

 

나는 이번에 대련에 두번째 오는 길인데, 밤 11시경 도착하여 27층 아파트에서 내려다 보니 도시야경이 휘황하기 그지 없었다.

우리는 숙소 근처에 있는 작은 식당에 기서 감숙성 전통음식 라미엔(拉面 : 손으로 잡아 늘이는 수타국수 같은 것)을 한그릇씩 먹고 들어와 잤다.

내일 일찍 일어나 여순 감옥을 다녀와서, 간단히 시내 관광을 하고 비행기로 청도까지 가야 하기 때문이다.  

 

9월 16일. 아침 아홉시.

민박집 주인 노사장이 운전하는 미국산 승용차 뷰익을 타고 차로 한시간 반 정도 떨어진 안중근의사 때문에 유명해진 여순감옥을 보러갔다..

여순감옥은  몇년전만해도  한국인은 들어가지도 못하게 했었는데,이번에 가니 인민 교육을 위해 그런지 입장료도 안받았고 한국인 대환영으로 판이 바뀐것 같았다.

왜냐하면 한글 안내 표지판이 어디서나 중국어 영어와 똑 같은 면적으로 나란히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일본 말은 아예 없었다)

                                    

여순감옥에 수감되었던 제일 유명하고, 존경받는 인물은 당연 안중근 의사였고 중국인들 역시 존경하여 마지 않았다.

안의사가 처형당하기 전에 수감된 감방은 일반 죄수들이 갇혀있던 감방이 아니라 교도소장실 바로 옆 넓은 방이었는데 방앞에 자세한 안내판이 커다랗게 걸려 있었다.

또한 중국 당국은 안의사를 위한 넓은 전시실을 마련하여 생전에 쓰신 글씨들을 전시해 놓았다.

여순 감옥에서 순국한 다른 독립운동가는 이시영열사와 단재 신채호 선생등이 있는데 이들의 처절한 독립운동 활약상도 커다란 안내판에 자세히 서술해 놓았다.

이분들이 비록 조국의 돌립을 못보고 여순의 차가운 감옥속에서 옥사 하였지만 이국땅에서 이민족인 중국인들마저 숭고한 뜻을 기리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여순감옥에서 나와 대련으로 향하던중 차창 밖으로  얕으막한 산 꼭대기에 커다란 돌탑이 우뚝 서있는 것을 보고 노사장에게 한번 올라가보자고 했다.

전에 왔을 때도 한번 올라가 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어 그냥 갔었는데 오늘은 정말 그  산에 올라가 여순시내 전체를 내려다보고 싶었다

노사장도 시간이 된다해서 차를 돌려 꼬불꼬불 산길을 달리니 문표 받는 곳이 나오고(문표가 제법 비쌌다)  머지 않은 곳에 정상이 있었다.

여기가 요동반도 끝자락에 있는 여순 백옥산 정상인데 왼쪽으로 여순시내가 훤히 내려다 보였고 오른쪽으로는 넓은 바다가 내려다 보였다.

여기서 바라보이는 왼쪽 바다가 발해이고 오른 쪽 바다가 황해라고 했다.

또한 여순은 군항이라 해군 무기 전시장이 백옥산 정상에 있었는데 창이 다  깨진  낡은 헬리콥터와 폐기된 전투기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여순에서 다시 대련으로 돌아와 바닷가에 있는 동양 최대의 광장이라는 성해공원 구경을 햇다.

성해공원은 천안문 광장의 네배나 되는 아시아 최대의 광장이라는데 과연 넓고 시원했다.

광장 중앙에 중국 청 황실을 상징한다는 커다란 돌기둥이 서있어 웅장한 감을 주면서도, 온갖 꽃으로 장식되어 넓은데도 아담한 느낌을 주는 아름다운 광장이다.

공원 옆 해변에도 위락시설이 있는 넓은 광장을 조성해 놓아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광장 끝 바닷가까지 걸어가 보니 대련 항만이 건너다 보였고, 가족, 연인끼리 산책하는 사람이 많았으며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성해광장 구경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짐을 정리하고, 중국 까르프에 가서 쇼핑을 한후 오후 네시쯤 공항으로 가서 비행기로 청도에 왔다.

청도행 비행기에서  정말 우연히 일행중 한사람이 친한 친구를 만났고, 그 친구가 사주는 한식 저녁을 먹고 예약해 놓은 유스호스텔을 찾아가 짐을 풀었다.

 

오늘이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밤인데 그냥  방에 있을 수도 없고해서, 청도 야경도 보고 바닷바람도 쐴겸, 밤 10시에 택시를 타고 5.4광장에 갔다.

밤거리에는 사람도 별로 없었는데 부자나라 중국이라 그런지 휘황 찬란하게 빌딩마다 조명을 밝혀 놓았다.

밤 늦은 시간임에도 바닷가에 있는 빌딩마다  화려한 네온 불빛 옷을 입혀  놓았고 어느 큰 빌딩 옥상에서는 초록색 레이저빔을 밤하늘에 쏘고 있었다.

우리 같으면 전기값이 아까워 그렇게 밤새 밝혀놓지 못할텐데 사회주의 국가라서 그런지 일사불란하게 당국의 지시대로 시행하는 듯 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밤, 너무 늦은 시간이라 편의점에서 칭다오 맥주 몇병 사다가 숙소에서 조촐한 쫑파티를 했다. 

7박8일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열하 기행을 마치고 내일 아침, 다시 서울로 돌아가 일상에 뭍혀야한다.

 

열하일기는 1780년 6월 24일부터 8월20일까지 56일간의 여행기라고 한다.

연암 박지원은 압록강을 건너 산해관을 거쳐 북경에 갔다가 열하를 갔다와서 북경 덕숭문까지 3700리길의 여정을 연암일기에 기록해 놓았다.

우리가 이번에 다녀온 코스와는 많이 다르나 우리도 여하튼 북경에 갔다가, 열하(승덕)를 보고 산해관을 거쳐 심양을 갔다가 대련을 거쳐 청도까지 온 것이다.

그러니까 234년전 연암 박지원이 두달 걸려서 갔던 3700리길보다 훨씬 먼 거리를 우리는 동차와 비행기를 타고 일주일만에 스쳐지나온 셈이다.

나는 이번 여행이 짧지만 바쁘게 다니다 돌아와 많은 역사 공부를 하게 만든 좋은 여행이었고 다고 생각한다.

 

 

- 대련 -

대련의 아침 - 아침공기가 상쾌하고 하늘은 쾌청했다.

 

 

대련 시내를 달리는 전차.

 

낡은 전차와 새전차가 공존했다.

 

대련시 외곽 - 여순 가는 길

 

 

- 여순 감옥 - 

 

처음에는 러시아가 착공했고 일본이 러일전쟁후 빼앗아 완공하여 중국, 러시아, 조선인을 가두는 국제 감옥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감옥 전경.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곳.

 

안의사 친필

 

감옥 내 복도. 방사현으로 뻗어있어 한사람이 여라 곳을 감시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사형 판결을 받은 항일 지사들이 간수의 압송 아래 이길을 지나 사형장으로 갔다고 써있다.

 

사형장.(목을 매서 사형을 집행했음으로 교현장이라 써 있다.)

 

각종 고문기구.

 

 

당시 간수들이 사용했던 버너. 요즘 버너와 똑 같았다.

 

교회실 설명문 (사상범을 회유하기 위한 시설인가보다)

 

 - 이회영 열사 -

부친이 판서인 명문가 집안 출신의  전재산, 전가족을 항일 운동에 바친 독립지사로, 일본군사령관을 암살하러 대련에 오다가 밀정의 밀고로 체포되어 여순감옥에서 옥사함.

안창호, 이동녕, 신채호등과 신민회를 조직 중앙의원으로 활약하며 독립군 양성에 주력하였고, 한용운, 이상재와 협의 고종의 국외망명을 계획하기도 하였다.

 

의무실

 

감방 내부

 

사형장 내부. 일제가 매일 중국, 러시아, 조선인 항일 지사들을 일곱 여덟 명씩 사형을 집행해서 목에 거는 줄이 낡아 빠졌다고 일본인 의사가 회고했다.

 

감옥 담장

 

여순감옥 정문 (여순 일본 러시아 감옥 유적지라고 써있다)

 

- 여순감옥 근처에 있는 일제의 재판소 -

 

안중근 의사가 이곳에서 사현 판결을 받고 바로 처형되었다고 한다.

 

 

여순 백옥산 정상에 있는 탑

 

 

백옥산 표지석을 기준으로 왼쪽은 발해, 오른쪽은 황해라 하였다.

 

육이오때 쓰던 해군 헬리콥터인가보다.

 

오원을 내고 올라가 사진 한장 찍었다. 중국에서 공짜란 없다.

 

- 대련 성해공원 -

 

다시 대련으로 돌아와 광장 구경을 했다.

 

대련 비행장 풍경

 

- 청도 야경 -

 

오랫만에 5 4광장에 와서 청도의 상징인 회오리바람을 형상화한 탑을 보았다.

 

 5 4 광장 앞 바다.

 

가운데 보이는 건물이 청도 시 청사이다.

 

 

 

밤하늘에 레이저 빔까지 쏘아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