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엔은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줌마, 당신네 아가씨에게 물어보세요. 내가 때렸나 안때렸나? 빨리 가서 고모 오라고 하세요. 난 당신네 아가씨 절대 안때릴테니!"
마지못해 리씨 아줌마가 일어나 문을 열고 나간후 채 일분이 못되어 그녀는 다시 뛰어 들어오며 말했다.
"아가씨, 내가 집주인네 큰아가씨에게 고모에게 전화를 걸어달랬는데 고모가 바로 온댔어요. 이젠 걱정할것 없어요."
홍지엔과 로우쟈 모두 그녀가 진짜로 받아들일 줄은 생각도 못했다.
하지만 두사람이 서로 대적하고 있는 상황이라 둘이 힘을 합쳐 그녀에게 일을 만든다고 탓할 수 없었다.
로우쟈는 우는 것도 잊어버렸고, 홍지엔은 놀랍고 신기한듯 그녀를 바라 보았는데 마치 어린아이가 동물원에서 괴수를 바라 보는 것 같았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나서 홍지엔이 말했다.
"좋아, 고모가 오면 내가 나갈거야. 당신들 여자 둘이 작당하는 것도 모자라서 한명을 더 추가시키려 하는군.
굳이 말하자면 남자인 내가 오히려 당신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거야, 고모가 왔다 가면 들어올거야."
그는 옷걸이에서 외트를 집어 들었다.
로우쟈는 고모가 와서 일이 시끄러워 지는 것을 바라지 않기는 했지만, 남편이 이렇게 피하는 것을 보니 경멸스러워서 아픈 마음이 다스려지지 않았다.
그녀는 울음섞인 목고리로 소리쳤다. "당신 이런 Coward! (비겁한 놈) Coward!! Coward! 내가 당신같은 Coward는 다시는 보지 않을거야!"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채찍같이 그를 때렸고 채찍을 휘두를 때마다 남편도 간이 오그라들었지만 그녀는 분이 풀리지 않았다.
그녀는 손에 잡히는대로 탁자위에 있던 상아 머리빗을 집어들고 있는 힘을 다해 그에게 던졌다.
홍지엔이 막 대꾸하려고 고개를 돌리는데 미처 피할 사이도 없이 머리빗은 둔중하게 그이 왼쪽 광대뼈를 강타했고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두동강이 났다.
로우쟈는 그가 "아이쿠"하며 비명을 지르는 소리를 듣고 얼른 빗에 맞은 자리를 보니 피가 어른거리며 벌겋게 부어올랐다.
그녀는 후회막급이었고 겁이 덜컥 나서 그의 반격에 대비했다.
리씨 아줌마는 급히 두사람 가은데를 가로 막고 섰다.
홍지엔은 그녀가 이처럼 독하게 나온다는 것이 놀랍고도 겁이 났다.
그녀를 보니 탁자에 기대어 꼿꼿이 서 있는데 눈물 범벅인 얼굴에 아무 표정도 없었고, 두눈 모두 벌개져 있었으며 콧구멍은 벌렁벌렁하고, 입으론 침을 삼키고 있었는데
불쌍하기도하고 두렵기도 했다.
이때 아래층에서 누가 위로 올라오는 들렸다.
그는 이것저걸 따질 여유가 없었고 서둘러 이렇게 말했다..
"당신 정말 사납네! 당신 시끄러운 것은 당신네 식구들만 아는걸로는 성이 안차서 이웃들이 전부 다 알게끔 소란을 피우거야?
지금쯤은 집주인네도 다 들었을거야.
당신은 신식 학교를 다니더니 체면이고 뭐고 없이 드세지기만 했어.
나는 그래도 사람노릇을 하고 싶어서 되레 체면을 따지는거야. 나 갈꺼야.
당신 스승들이 와서 다시 새로운 능력을 가르친다면 당신은 정말 훌륭한 학생이 될거야. 배우면 바로 써먹으니까!
당신 나대신 고모에게 알려줘, 이번 한번은 내가 그냥 넘어가 준다고.
하지만 앞으로 다시 당신에게 잘못을 가르친다면 집으로 쫏아갈거야 내가 고모를 겁낸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해.
리씨 아줌마, 고모 오시면 이일을 당신이 두눈으로 똑똑히 본대로 누가 누구를 때렸는지 그대로 전해줘요."
그는 문으로 걸어가면서 큰소리로 말했다. "나 나간다."
그는 천천히 문 손잡이를 돌려 문 밖에서 몰래 엿듣던 사람이 알아듣고 달아나게 한 연후에 문을 나갔다.
로우쟈는 눈을 크게 뜨고 그가 방을 나가는 것을 보았으며 그가 나간후 소파에 푹 쓰러져 머리를 감싸안고 통곡했다.
이 한바탕의 눈물은 그저 눈에서 흘러나온 것 같지는 않았고 흡사 마음과 온몸에서 쥐어 짜낸 뜨거운 눈물이 함께 합해지면서 봇물처럼 흘러 내리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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