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엔은 할말이 수백가지도 넘었고 입에서 그 말들이 서로 먼저 튀아나오려 했으나, 꾹 참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로우쟈는 그가 입을 열 틈을 주지않고 말했다. "나 자야겠어요."
그녀는 욕실에 들어가 양치질과 세수를 하는 김에 문을 닫았다.
그녀가 나가려고 하자 홍지엔은 계속 입씨름을 하고 싶었는데 그녀는 나가면서 말했다.
"나 당신과 싸우고싶지 않아요. 감정이 이지경까지 왔는데 더 말한들 무슨 소용 있겠어요?
몇마디 더 할게 있더라도 그냥 남겨둡시다. 더 싸우고 싶으면 혼자 나가서 싸우든가. 나 양치질도 했고 더이상 입을 열지 않을래요."
말을 마치고 그녀는 침대에 올라가 이불을 덮더니 다시 서람을 열고 솜 덩어리 두개를 꺼내 귓구멍을 막고 드러누워 눈을 감았다.
잠시후 코고는 소리가 일정해 졌으며 잠이 깊이 든것 같았다.
그녀의 남편 홍지엔은 그녀를 끌어내려 자기와 계속 싸우도록 욱박지르고 싶었으나 어쩔 수 없어서 그녀의 몸뚱이를 향해 주먹을 휘두르는 시늉을 했다.
그녀는 속눈썹 아래로 이것을 전부 다 보고 있었는데 화가 나기도 했으나 몰래 웃었다.
다음날 저녁 홍지엔이 돌아오니 그녀는 귤죽을 끓여놓고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홍지엔은 처음엔 화가 나서 먹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게걸스럽게 먹었다.
그는 그것을 먹으면서도 한편으론 변변치 않은 자신이 한심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말했다. "씬메이 편지에 답장 썼어요? "
그가 말했다. "아직 안썼는데, 그에게 답장을 안보냈다고, 이 대단한 마누라야."
그녀가 말했다. "내가 당신을 못가게 막는 것이 아니예요. 나는 당신에게 경솔하게 결정하지 말란 거예요.
씬메이가 성실한 사람이라는걸 나도 알아요. 하지만 그사람도 결점이 있는데 왕왕 앞에서는 빈 말로 대답만 하고 실제로는 안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당신도 경험했지 않아요. 싼뤼 대학이 직접 당신에게 전보를 쳤는데도 결과는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에누리 당했지 않아요.
하물며 지금은 그의 개인 편지인데도 덤덤하게 썼던데 직장을 구할 가능성이 있기나 한거예요?"
홍지엔이 웃으며 말했다. "당신 정말 벼라별 생각을 다하네. 지모가 넘지고 끝도 없이 나오는구먼.
그가 남자였기 망정이지 만약에 여자였다면 그렇지 않아도 질투가 많아 상상도 안가는데 당신 이보다 훨씬 심했겠지?"
로우쟈가 약간 기어들어가기는 했으나 편하게 웃으며 말했다.
"다 당신 땜에 질투하는건데 그게 뭐 잘못됬어요? 만약 그가 여자였다면 그가 어떻게 당신 일에 관여할 수 있어요?
당신과 왔다갔다 하는걸 내가 그냥 놔둘줄 아냐구요? 당신 꿈 깨세요.
그래도 나나 되니까 어제 당신한테 되게 욕을 먹고도 오늘은 당신 비위를 맞추는 거예요."
신문사는 논조가 격렬해졌으며, 이때문에 협박장도 받고 동시에 조계 당국의 경고도 받았다.
사무실에서는 여러가지 말들이 떠돌았다.
무슨 발행인으로 올라있는 미국인 변호사가 더이상 그의 이름을 신문사에 빌려주지 않으려 한다든가,
무슨 편집장 왕선생과 주주들이 사이가 틀어졌다든가, 무슨 션씨 사모님이 괴뢰정부를 위해 신문사를 인수하려고 막후에서 조종하고 있다든가 하는 것 들이었다.
홍지엔은 왕선생과 함께 공존해야하는 사이인만큼 이런 여러가지 풍설이 들려오면 바로 그에게 가서 물어보았고 간김에 씬메이의 편지도 보여 주었다.
왕선생은 그것을 보더니 당연하다고 여겼지만 홍지엔에게 잠시 사직은 하지 말라고 권했다.
그리고 자기는 스스로 편집방침보다 관리 분야에 힘을 쏬고 있으며 머지 않아 분명히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했다.
홍지엔이 격앙되어 말했다. "왕선생이 떠나는 날 나도 떠날 겁니다."
왕선생이 말했다. "같이 있게되면 남는거고, 같이 못있게 되면 떠난다, 이건 개인의 자유이니 내가 감히 억지로 강요할 수 없는거요.
하지만 씬메이가 어렵게 당신을 나에게 부탁한만큼 나한테 무슨 움직임이 있을때는 반드시 알리겠소, 당신에게 아무 것도 감추지 않고 말이요."
홍지엔은 집에 돌아와 로우쟈에에 이일을 한마디도 말하지 않았다.
그는 생각하기를 이 반년동안 무슨일이든 그녀와 의논할라치면 자기가 의도하는대로 되지 않고 영 이상한 방향으로 답답하게 진행된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모처럼 자기 혼자 결심하고나니 마치 어린 아이가 어른 등뒤에서 몰래 나쁜 짓을 저지르는 것 같은 쾌감을 느꼈다.
로우쟈는 그가 씬메이에게 답장을 안 보낸 것을 자기가 그를 말로 감화, 승복시켰기 때문이라고 제딴에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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