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아가씨가 말했다.
"내가 보기엔 그의 편지는 호의적이던데,당신은 어쩌자고 괜히 원수를 만들어요?
또 그에게 욕을 퍼무어 봤자 좋을 일이 뭐 있어요?
어쩌면 그사람이 정말로 당신을 소개 했을 수도 있지 않아요?"
홍지엔이 화를 내며 말했다.
"당신은 언제나 이치에 맞는 얘기만 하는데 사람이 어떤 때는 멍청해 질 때도 있는 거야.
당신이 원칙적인 얘기를 하면 할 수록 난 원칙에서 벗어나고 싶으니 이걸 어쩌지."
쑨아가씨가 말 했다.
"날씨도 무덥고. 나는 벌써 목도 말라요.이제 고만 좀 싸웁시다.
헝양(衡阳)에 가려면 아직도 나흘이나 더 남았는데 그때까지도 가오송니엔에게 욕을 써서 보내고 싶다면 내가 말리지는 않겠어요."
홍지엔은 그때까지 가게되면 그녀에게 설득 당해서 되레 감사의 편지를 쓰게 되리라는걸 뻔히 알았다.
그래서 더욱 화가 나 씩씩 대면서 그녀에게 물도 따라주지 않고 군용 보온병을 그녀에게 거칠게 밀면서 말했다.
"그가 축의금을 보낸건 예의에 안맞는거요.
우리가 아직 결혼 낭짜도 안 잡았는데 그가 왜 당신과 내가 혼례가 다 결정된 듯, 편지에 썼을까
내 생각에는 그에게 무슨 의도가 있는게 분명한 것 같아.
당신과 내가 같이 먼 길을 가게 되니까그가 상상하기를 -."
쑨아가씨가 말했다.
"그런 소리 말아요! 당신은 정말 생각이 너무 많은데,그 많은 생각이 다 사심이예요!"
그녀는 맗하면서 가오송니엔의 편지를 구겨서 공 같이 만들어 논 옆에 흐르는 도랑에 던져 버렸다.
그녀는 막 더운 물을 마셨으면서도 다시 인력거에 오를 때까지도 얼굴에 홍조가 가시지 않았다.
비행기표 때문에 그들이 구이린에 가서 십여일을 보냈다
그들은 어찌 즐거웠던지 마치 그들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그들 두사람을 스쳐 지나가는 것 같았다.
커다란 짐 두개는 씬메이가 소개해준 운송회사에 보냈는데, 상해까지 운송하는데 한달여가 걸린다고 했다.
갖고 있는 돈도 충분하겠다, 며칠 더 머무를 시간도 있겠다 두사람은 거리낄 것이 없었다.
비행기를 타기 하루 전날까지 날씨가 쾌청했는데 그날반 갑자기 비가 내렸다.
새벽이 되어서야 비가 그치고 짙은 안개가 끼었다.
두사람은 처음 비행기를 타는 것인데, 매우 불편했고 비행기가 요동치자 병든 고양이처럼 토했다.
홍콩에 도착하니 씬메이가 공항에 영접 나왔다.
두사람은 토하느라 체력과 정신력을 모두 소진하여 오랫만에 친구를 다시 만난 기쁨마저 표시 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씬메이는 그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는 것을 보고 말했다.
"토했어? 곧 괜찮아 질꺼야.
이건 처음 비행기를 탈때 의례 내야하는 세금 같은거지.
내가 여관까지 데려다 줄테니 좀 쉬어. 이따가 저녁때 내가 환영연을 한턱 낼께."
리도
여관에 도착하자 홍지.엔과 로우쟈(柔嘉: 쑨아가씨 이름)는 급히 드러 누웠다.
씬메이는 그들이 방 하나만 빌린 것을 보고 슬그머니 얼굴을 돌려 벽을 보면서 혀를 쑥 내밀었다.
그는 산위에 있는 친척집에 가면서 혼자 웃음 짓기도 하고 눈살을 찌프리면서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홍지엔은 한잠 자고나서 원기를 회복하자 옷을 갈아입고 씬메이가 오길 기다렸다.
쑨아가씨는 옆방에서 들려오는 마작패 치는소리, 길에서 들려오는 나막신 소리에 숙면을 취할 수 없었다.
그녀는 속이 울렁거리고 토할것 같아서 소파에 기대어 오늘은 나가고 싶지 않다고 하였다.
홍지엔은 조바심을 내며 그녀에게 억지로라도 한번 기운을 내보라하고 씬메이의 성의를 무시할 수도 없지 않냐고 했다.
그녀는 홍지엔 혼자 가라고 하며 덧붙여 말했다.
"당신들 두사람은 할 말도 많을텐데 중간에 내가 끼어들어 말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옆에서 멍청히 있기도 그래요.
그사람이 옆의 여자를 데려 올리도 없고, 오늘은 적으나 많으나 여자는 나 혼자 일텐데 아무 관계 없어요.
그리고 당신한테만 말하는데 그사람이 예약한 음식점이 보나마나 상당히 큰 곳일텐데 난 입고 갈 옷도 없고 창피해서 그래요."
홍지엔이 말했다.
"난 당신이 그렇게 허영끼가 있는지 몰랐네!
홰 그 꽃무늬 치파오 입으면 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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