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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211p (전종서의 위성)

홍지엔이 스스로 느끼기에도 일학기 수업은 점차 교수 방법이 숙달되어 그런대로 쉽게 진핸되고 있고 나름대로 요령도 생겼다.

그를 보는 학생들의 인상도 그런대로 괜찮다고 생각 되었다.

훈도처에서는 그를 학생 4명의 훈도를 담당하도록 했고 그들과 때때로 얘기하나보면 그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았다.

 

그는 자기가 졸업한지 몇년 안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교수를 하다보니 자기가 한세대 선배에 속하며 자기는 현재 이 학생들과는 생각이나 기분이 더이상 같지않다고 생각했다.

첫째, 그는 그들이 흥미있어 라는 일에 관심이 없었고 둘째, 그는 그들보다 눈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런 젊은이들과 한세대 선배로서의 거리감을 느끼지 않고 그런대로 잘 어울려 지내는 동료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들도 그런 것을 느끼면서도 단지 드러내지 않는 것 아닐까?

나이라는 것은 자연의 역정속에 있는 넘어 설 수 없는 사실이며 이런것은 일상 생활을 하는 남자 여자가 나중에 다 죽는 다는 평범한 이치와 같다고 생각했다.

 

어느 때는 이런 연배의 의식은  계급의식이 뚜렷했다.

정견,학설 혹은 취미가 어떻게 서로 같은 지에 따라 연배의 많고 적음은 어슴푸레 하나마 한계를 느끼게 해 줄 것이다.

그것은 마치 도자기위에 미세한 균열 같아서 보통때는 거의 아무 것도 없는 것 같이 보이다가도 일단 진동을 받게 되면 이 균열부터 먼저  좌악 금이 가는 것과 같았다.

자기가 십수년 정도 훨씬 나이가 많다면 아마도 젊은이들과 같이 어울리려 할텐데 그들의 생기를 빌어 자신의 노쇠함을 따뜻하게  보완하기 위해서이다.

물리과의 나이 많은 뤼(吕:여) 선생은 모든 학생 활동에 참가하지 않는게 없었고 그 밖에도 왕추호우 같은 사람은 그렇게 젊은 부인을 얻지 않았던가.

 

어쨋든 이 학생들은 어떤 방면에선 말도 못하게 맹목적이었고 또 어떤 방면에선 식견이 무서울 정도로 정확했다.

그들을 찬미한다고 해서 전부  다 찬미할건 아니었는데,어떤 때는 뜻밖에 사기를 당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들을 헐뜯고 욕하려면, 그야말로 공평하고 확실해야하며,세상의 마지막날 "최후의 심판"과 같이 조금도 상소를 해서 다시 심판할 여지가 없어야 한다.

 

그들의 리메이팅에 대한 혐오는 두 말 할 필요도 없었고 심지어 한쉐위도 그들의 진정한 존경을 받지 받지 못하였다.

홍지엔은 선생으로서 고대 중국인들이 남쪽 오랑캐들을 멸시했고,근대 서양인들이 동양인들을 멸시했으며 윗 사람은 아랫사람을 멸시하고...,

아니야, 아랫사람도 윗사람을 멸시하고 학생들도 선생을 멸시 하는데 그렇게 심하게는 않는다는 것을 겨우 알았다.

그들의 미덕은 공정한이지 자비로운 것이 아니다.

그들은 기꺼이 용서하려고도 하지 않았는데, 아마 그들 스스로 사람을 용서할 필요가 없었으며 다른 사람의용서를 구힐 줄도 모른르기 때문이라고 홍지엔은 생각했다.

 

홍지엔과 동료들의 관계는 일학기에 비해서 나빴다.

한쉐위는 마치 목에 기브스를 한것같이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고 그의 부인은 멀리서 홍지엔의 뒷모습을 바라다 볼 뿐이었다.

홍지엔은 비록 개의치 않았으나 어쨋든 꺼림찍했다.

거리를 걷는 것마저 망서려졌다.

언제나 멀리서라도 그들이 오는 것을 보면 바로 피했다.

류즈샤오와 그의 관계도 많이 소원했는데, 모두들 말은 안했으나 서로 다 알고 있었다.

그를 제일 골치아프게 만든건 류둥황이 냉담하게 대하는 것이었다 - 왕씨 부인은 중매를 얼마나 잘 했던가!

 

왕추호우도 그의 일에 관심이 많았고 그는 이것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그는 왕선생이 곧 문과대학장이 될것이고, 여러 사람을 성심껏 대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런 행정적인 야심을 품고 있는 사람은 신뢰할 수 없는데 그를 떠받들어 관직에 오르더라도 반드시 자기한테도 좋은 점이 많을 것이라고는 단정 할 수 없었다..

이것은 인력거꾼이 온힘을 다해 인력거를 끌고 요릿집까지 가서, 여전히 빈 차로 찬바람을 맞는다 하더라도 그를 따라 먹으러 들어갈 생각을 하면 안되는 것과 같았다.

하지만 자기가 그렇게 있으나 마나 한 사람인데 뜻밖에 그가 자격있는 사람을 널리 모으는 데 발탇되었다고 필요이상으로 자신을 비하할 것도 아니었다.

 

왕선생은 어느날 우연히 그를 만나자 웃으면서 말하기를 중매장이 체면이 땅에 떨어졌다며 어떻게 중매한 인연 두쌍이 전부 맺어지지 않을 수 있냐고 했다.

홍지엔은 이런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어리석어서 호의를 못 알아 보았고, 또 너무 높은 나무라 감히 오를 생각을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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