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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209p (전종서의 위성)

계단에서 여인의 요란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계속해서 화초를 재배하는 유리 온실이 무너지는 것 같은 시끄러운 웃음소리가 홍지엔의 반성을 중단시켰다.

긴장한 씬메이의 목소리도 들렸다.

"조심해서 가세요. 어제처럼 한바탕 넘어지지 말고!"

다시 요란한 여인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위층, 아래층 여러개의 방에서 갑자기 문을 열었다가 가볍게 닫는 소리가 났다.

 

홍지엔은 환아가씨는 정말 못 말릴 여자구나 생각했다.

저런 요란한 웃음소리는 교장실 게시판에 그녀와 씬메이가 연인이라는 사실을 전 직원에게 알리는 공문으로 붙여 놓은 것이나 같았다.

불쌍한 씬메이! 기가 막혀 화를 내는 것도 잊어버렸군.

홍지엔은 비록 씬메이가 불쌍 하다고 생각했으나 동시에 마음이 편해지기도 했다.

자기가 뒷소문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던 것이 어느정도 완화 되었기 때문이다.

 

그가 막 담배를 한가치 꺼내 무는데 씬메이가 노크도 없이 급하게 방으로 들어섰다.

홍지엔이 그에게 물었다.

"환아가씨는 바래다 준거야?"

그는 대꾸도 없이 담배에 급히 불을 붙이더니 미친듯이 몇 모금 빨았다.

그러더니 큰소리로 고함쳤다.

 "damn(빌어먹을) 쑨로우지아(孫柔嘉) 정말 나쁜 놈이야!

자기가 류즈샤오를 만나러 왔으면 왔지 왜 환이(孫懿)는 데려온거야!

난 우연히 그녀와 마주쳤는데 화장품 냄새 때문에 죽을 뻔했어."

 

홍지엔이 말했다.

"자네 괜히 생사람 잡지 마.

자네도 기억하지?

우리가 배 타고 올때 그러지 않았어.

남녀가 연애를 할때 제일 초보적인게 책을 빌려주는 거라고 말야?

지금 아라고 뭐가 달라?

하하하 하늘의 이치는 하나도 변하지 않는거야."

씬메이도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배에서 그런 말을 했었나? 어쨋든 그여자가 무슨 연극 책 두권을 가져왔는데 나는 아예 볼 생각이 없어."

 

홍지엔이 누가 쓴 책이냐고 물었다.

씬메이가 대답했다.

"궁금하면 자네가 가져다가 읽어 봐.

책 두권이 탁자에 있을거야. 가는 김에 창문도 좀 열어 놔.

나는 추위에 약해서 오늘도 연탄 난로를 피워 놓았어.

그녀가 들어와서 분 냄새 향수 냄새가 진동해서 난 정말 견딜 수 없었지.

내가 담배 피워도 되냐고 하니까 그녀가 담배 냄새 맡기가 겁난다는거야.

그래서 내가 창문을 열었지.그랬더니 그녀가 바로 재채기를 하는 바람에 놀라서 바로 창문을 바로 닫았어.

내가 걱정하고 있는데 그녀는 감기에 걸리면 안된다고 해서 난 방안 공기를 환기 시키지 못했어."

 

홍지엔이 웃으며 말했다. .

"나도 거기 갔다가 기절하면 어떻해, 나 안갈거야."

그는 바로 일꾼을 불러서 위층에 가서 책을 가져오라고 했다.

일꾼이 만에 하나 못 볼까봐 씬메이의 책상에 있ㄴ즌 예닐곱권의 책이 있는데 서양 책까지 모두 갖고 오라고 했다.

과연 그 두권의 책도 빠뜨리지 않고 가져 왔다.

=책을 들춰보니 속 표지에 이렇게 씌여 있었다.

"이(嘉)에게 이책을 드립니다 - 저자 " 그리고 그 아래에 도장이 찍혀 있었다.

 

홍지엔이 말했다.ㅏ

"얼마나 친근한 호칭이야!"

손이 가는대로 두번째 책의 속 표지를 보고 큰소리로 말했다.

"씬메이, 자네 이거 봤어?"

 

씬메이가 말했다.

"아까는 못보게 해서 안봤지만 지금은 볼 필요도 없어."

그렇게 말을 하면서도 손을 뻗어 책을 넘겨보니 두중의 영문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To my precious darling. (나의 소중한 그대에게)

From the author. (저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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