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p (전종서의 위성)

왕씨 부인이 말했다..

"우직하고 충성스럽다고요? 우직하지도 않고 충성스럽지도 않아요.

우린 처음부터 그녀에게 속은거요.

얼마전에 닭 백숙이 올라왔는데 어찌 국물이 맹탕인지 꼭 맹물 끓인것 같았죠.

그래서 왕선생에게 ,이건 닭 삶은 물이 아니라 닭이 한번 목욕한 물 같다'고 했더니 그가 잘못 알아듯고 내가 닭이 발씼은 물 같다라고 한줄 알고

 (洗澡를 洗脚로 발음이 비슷하여 잘못 들음) 나한테 웃으며 뭐라더라 '당신도 말 좀 가려해, 하필이면 발 씼은 물이라 하다니' 라고 하더군요."

 

모두들 웃었고  - 왕선생은 자기 입담을 남들이 감탄한다 생각하니 우쭐해졌다 .-

"내가 그애를 불러다 물었더니 대뜸 잡아떼더군.

나중에 내가 그애를 어르고 달래고 하니 다 깨끗이 털어 놓았소.

이 하녀 애가 아들이 있어서 매번 우리가 손님을 초대할 때마다 그 애를  불러서 좋은 것을 골라 뒤주 뒤에 숨어서 먹으라 했다고 하였다.

내가 왜 진작 말하지, 훔쳐먹이는 것도 한이 있지 않느냐 했소.

이 애가 첨엔 말을 안하려 하다가 내가 너도 남의 부인 노릇을 해야하니 아들에게도 배급을 승락한다고 하니까 그제서야 실토한거요.

당신들 내 수완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소?

그래서 매번 손님을 초대할 때 마다 내가 온 집안을 샅샅히 순찰을 도는거요.

이 두 사람도 계속 데리고 있을 생각은 없고 적당한 기회가 오면 바꿔 버릴거요."

 

손님들이 모두들 한마디씩 했다.

씬메이 홍지엔이 말했다. "사람 쓴다는게 정말 어렵군요."

환아가씨가 말했다. "듣고 나니 무서워 죽겠어요. 내가 한사람도 고용할 필요가 없다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요."

류아가씨가 말했다. "우리 집 하녀도 자주 이상한 짓을 해요."

왕씨 부인이 웃으며 환아가씨에게 말했다.

"당신도 얼른 혼자(싱글) 사는 것을 면해야지 -  류 아가씨, 당신 오빠 올케가 정말 신경 많이 쓰고 있어요."

 

하녀가 요리를 내왔고 모두들 둘러 앉았다.

주인이 원탁에 앉는 자리는 상하 구분이 없지만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해도 되는건 아니라고 했다.

또 몇가지 밖에 차리지 않았지만 많이 들라고 했다.

손님들도 당연한 대답을 했는데 이렇게 많은 요리를 몇사람이 다 먹을 수 있을까 걱정된다고 하였다.

왕선생이 말했다.

"에, 오늘 깜빡 잊고 환아가씨와 같은 방에 있는 쑨아가씨를 오라고 하지 않았는데 그사람 한번도 온적이 없었소."

환아가씨는 옆에 앉아있는 씬메이를 슬쩍 곁눈질해 보았다.

 

홍지엔은 사람들이 쑨아가씨 얘기를 꺼내는 것을 보고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그러면서 한쪽으로는 쑨아가씨와  자기가 무슨 상관이냐 자기가 생각해도 웃기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왕씨 부인이 말했다.

"처음엔 자오 선생님이 이렇게 아가씨를 한명 데려 온다고 해서 우린 모두 자오 선생님의 애인인줄 짐작했었는데 나중에서야 그게 아니란걸 알았어요."

씬메이가 홍지엔에게 웃으며 말했다.

"자네 한번 봐, 유언비어 많이 돌아다니는거 보니 정말 무섭네!"

환아가씨가 말했다. "쑨아가씨가 지금 애인이 생겼어요 - 이거 유언비어 아니예요. 나는 그애와 같은 방을 쓰니까 훤히 다 알아요."

씬메이가 누구냐고 묻자 홍지엔은 곧 자기 얘기가 나올줄 알고 긴장해서 억지로 침착한척 했다.

 

환아가씨가 말했다. "나는 그녀의 비밀을 털어 놓을 수 없어요."

홍지엔은 당황하여 변명거리를 생각하며 음식을 먹었는데, 얼굴에 힘을 주어 평온한 표정을 지으려 애썼다.

씬메이가 홍지엔을 보면서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아마 나도 그가 누군줄 알 것 같은데 자네에게 말할 필요는 없어보이는군."

홍지엔은 입안 가득 음식을 넣은채 음험하게 말했다. "시끄럽게 하지 말라고."

 

환아가씨는 씬메이의 미소를 오해하고 자기가 한 일에 스스로 만족하며 말했다.

"선생님도 아신다고요? 소식도 빠르기도 하지!

류즈샤오가 그녀를 쫏아다녔는데 역시 이번 여름 휴가 때에도 매일매일 연락을 했는데 매우 적극적이었어요.

선생님은 그때 구이린(계림:桂林)에 계셨는데 어떻게 아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