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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198p (전종서의 위성)

씬메이가 말했다.

"그게 무슨 관계가 있어요?

하지만 , 홍지엔! 우리가 같이 고생하며 같이 올때 그녀가 깔끔하지 못하단걸 우린 전혀 몰랐지않아?"

홍지엔은 사람들이 그를 '종용파'의 변두리 정도로 부른다는 데 대하여 놀랍기도 하고 화도 났다.

그래서 씬메이가 한미디 묻자 그저 입에서 나오는대로 "그럼"하고 대답했다.

 

왕씨 부인이 말했다.

"내가 알기로는 황선생이 언변이 좋다고 하던데 왜 오늘은 별로 말을 안하세요?"

황홍지엔이 서둘러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허겁지겁 먹느라고 말할 틈이 없었다고 했다.

식사를 반쯤 했을 때 또 여기는 소일거리가 없다고 말했다.

 

왕씨 부인이 말하기를 그녀에게 마작패가 하나 있지만 사는 집과 학교가 너무 가까워  - 왕선생이 그녀가 채 말을 끝내기도 전에 끼어 들면서 말했다.

"우리 집 사람은 신경이 약해서 마작을 하면서 소리가 너무 클까봐 못하고 있는거요 - 그런데 지금 이시간에 누가 문을 두드리나? 누가 올 사람이 있을까?"

 

"햐!, 왕씨 사모님. 손님을 초대하면서 나는 왜 안부른거요? 왕선생 난 맛있는 음식 냄새를 맡고 왔지."

가오송니엔이 말을 하면서 들어섰다.

 

모두들 숙연해져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나가서 공손히 영접했다.

오직 왕씨 부인만 별로 내키지 않는다는 듯 의자에 등을 기대고 반쯤 일어나며 말했다.

"저녁은 드셨어요? 와서 좀 드세요."

벽에 대고 외치니 하인이 의자와 밥그릇을 가져왔다.

 

씬메이가 얼른 자기가 앉아있던 제일 상석 자리를 양보했는데 그러자니 환아가씨와는 더이상 붙어 앉아있을 수 없게 되었다.

가오교장은 형식적으로 한번 사양하더니 태연히 그 자리에 앉았다.

그러더니  바로 젓가락을 집어들고 식탁위 음식을 쓱 한번보 둘러보고는 큰소리로 말했다.

"이거 내가 앉을 자리가 아니었군! 당신들 앉은 자리가 뜻이 있다는 걸 나만 몰랐네.

어떻게 내가 당신 두사람을 떨어져 앉게 하겠어.

어이, 씬메이 얼른 와서 도로 앉아."

씬메이는 응하지 않았다.

 

가오교장이 이번에는 환아가씨에게 양보했는데 그녀 역시 웃기만 할뿐 마치 한가닥 물엿이라도 의자에 끈적끈적 붙어있는양 그냥 의자에 앉아서 일어나지 않았다.

교장도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그래, 알았어! 천하 대세는 합한지 오래되면 반드시 갈라지게 되어있고, 또 갈라선지 오래되면 반드시 합하게 되는 법이야."

그는 큰소리로 껄껄 웃으며 환아가씨가 예쁘다고 치켜세우고는 술을 한모금 마셨다.

술이 들 한잔 들어가자 그의 얼굴은 빨간 가죽 구두에 구두약을 칠하고 문질러댄 것처럼 얼굴이 빨개지며 매끄럽고 광이 났다.

 

홍지엔은 부교수 일도 있고 해서 그를 마음 속으로 전부터 껄끄럽게 생각하고 있었고 이때부터 접촉을 거의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상냥하고 격의 없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가오송니엔은 생물학을 연구한 사람이라 적자생존의 법칙을 만고 불변의 진리로 알고 있었다.

그는 그래서 자신이 어느 누구에게나, 어느 장소에서나,  어떤 대화중에라도 누구보다 잘 환경에 적을 할 수 있다고 자부하였다.

하지만 소설속에 나오는 "20만 금군 교두(친위대 무술사범)" 라면 그는 언제나 "십판반 무예에 뛰어나서 무술이라면 무엇에이나 정통해야 했다.

가오송니엔도 교장으로서 학교에서 3개 단과대학과 10개 학과의 학문에 두루두루 통해야 했다.

- 여기서 통한다는 말은 "기차가 막힘없이 통한다"거나 "잔과 위가 막히지 않고 통한다는 "통"이었다.

몇마디 입에 발린 듣기 좋은 아첨은 귀속에 곧바로 들어왔다가 말로 한번 내뱉는 것으로 끝나지 조금도 머리 속에 남겨지지 않는 법이다.

 

오늘 정치학회가 개설되었 정중히 강연을 요청해오자 그는 거침없이 국제 관계를 설파했고 파시즘과 공산주의를 비교함으로서 결국은 중국 현행정치제도가 제일 좋다는 결론을 이끌어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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