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추호우가 잠시 나갔다 들어와서는 왕씨 부인에게 말했다.
나 순찰 갔다왔어."
홍지엔이 무슨 순찰이냐 물었다.
왕추호우는 웃으면서 말했다.
"정말 웃기는 얘기를 해주겠소. 우리집엔 하녀가 둘이요.
처녀 아이는 내가 오면서부터 자마자 바로 썼으니 반년 정도 되었소.
또 다른 하녀는 여러차례 바뀌었는데 계속 불만스럽소.
처음 온 애는 매일같이 밤에 집에 가서 지내고 오겠다고 보내달라 하면서, 저녁만 먹고 나면 밥그릇도 씼지 않고 널부러 놓은채 그림자도 안보였소.
이런 식으로 하면 안되겠다 싶어서 한번 바꾸어 보니 첨엔 매우 조용하고 십며칠이 되도록 집에 갔다온다는 소리도 안했소.
나와 집사람은 저으기 안심하고 좋아했는데, 하하하, 글쎄, 어느날, 한밤중에 누가 문을 두르리는 거요.
이여자가 원래부터 내연남이 있어 자주 우리집에 몰래 들어와서 밀회를 했는 모양인데 그래서 집에 안 간거였지.
이여자 남편이 소문을 듣고 간통현장을 잡으러 온거였는데 내가 어찌나 화가 났던지,, 나 원!
그래서 마지막으로 바꾼게 지금 있는 여자인데 사람도 영리하고 몇가지 간단한 요리를 가르쳐 주었더니 그런대럭 잘 해냈소.
언젠가는 만들어온 음식이 양이 너무 적어서 내가 생각하기를 아마 음식재료 값을 너무 깍아 사다보니 그런가 보다 했소.
사람들은 모두 작은 이익에 매달리나보다 하고 '알고도 모르는체, 듣고도 못들은체 하지 않으면 시부모될 자격이 없다'는 말처럼 그냔 넘어간거요..
또 사람을 자주 바꾸 바꾼다는게, 얼마나 귀찮은데!
집사람이 몇마디 잔소리를 해서 앞으로 그러지 말라 하고 마무리 지었지.
언젠가 가오 교장 친구가 멀리서 찾아오면서 참새 삼십마리를 갖다주었소.
교장이 나에게 요리를 부탁했고 그날 밤 먹으러 왔는데 - 당신들도 알거요, 교장이 우리 집에 와서 저녁 먹기를 좋아한다는 걸 -
우리 집 사람이 참새는 튀기면 맛이 없다고 하면서 자기 고향에서 하는 식으로 다져서 익힌 고기를 참새 뱃속에 넣고 고추가루를 넣고 빨갛게 볶았소.
그날 저녁을 먹으러 온 사람은 몇명 안되었소.
가오 교장, 우리 부부, 그리고 수학과 왕선생 - 이사람이 무척 재밋지.
가오교장, 왕선생이 모두 참새를 이렇게 볶으니 맛이 최고라 했소.
다 먹고나서 갑자기 왕선생이 참새가 모두 삼십마리가 아니냐 해서 우린 그가 충분히 먹지 못해서 그런나 했소.
그는 그래서 그런게 아니라면서 자기가 계산해보니 모두가 먹은 것이 이십마리 - 에, 이십 몇마리더라 -
맞아 이십오마리니까 다섯마리가 남았을거라 했소.
내가 설마 그렇겠느냐 하니까 교장도 어찌 그럴리가 있겠냐고 했소.
집사람이 부엌에 가서 자세히 물으니 과연 반공기의 육수와 네마리 - 다섯마리는 아니고 - 참새가 있었다니!
하녀가 뭐라 한줄 아시오?
글쎄, 그걸 남겨두었다가 내일아침 국수 삶을 때 넣어서 나에게 주려고 했다는군.
우리가 그말을 듣고 화도 나고 우습기도 하고, 하여간..."
이 남은 참새 네마리는 아무도 먹으려 들지 않았소.
"아이고 아깝다. 왜 나한테 안보내주고!"
씬메이가 마치 질식할것 같은 사람이 가스 마스크를 갑자기 들춰내고 신선한 공기를 들어 마시는 것처럼 장황히 떠드는 말을 가로 막았다.
왕씨 부인이 웃으며 말했다.
"누가 그날 오지 말라고 했나요? 결국 그건 국수 삶을 때 넣고 가오 교장에게 보냈죠."
홍지엔이 말했다.
"말하는 것을 들으니 그 하녀는 우직하지만 충성스러운 것 같군요.
비록 생각이 깊진 못해도 심성은 고운거 같아요."
왕선생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들고 크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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