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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160p (전종서의 의성)

씬메이는 비록 리메이팅처럼 정성를 다해 만든 환약같은 ㅡ그가 여행중 가지고 온 중국문학의 정수 메모지를 작성해 갖고 오지는 않았지만 십여권의 참고서를 갖고 왔다.

하지만 황홍지엔은 자기가 놀리학을 가리치게 될 줄  몰랐기 때문에 가져온 <서양사회사>,<원시사회>, <역사학 촐서>둥둥 책들은 한권도 쓸모가 없었다.

그가 곰곰히 생각해보니 자기가 공부하지 않은 터라 황당했고 또 화가 났다.

가오송니엔이 자기가 가르칠 과목을 바꿔주어 비교문화사와 중국문힉사로 바꿔주기를 희망했지만 그런 과목들은 현재로선 필요가 없는 과목이었고 나중에라도 그런 과목들은 다른 사람이 맡게 될 것이었다.

거지가 먹고 싶은 것을 구걸하여 먹을 수 있겠는가, 음식을 주문하는 것은 그가 할 역할이 아니지 않는가.

 

씬메이가 그를 위로하여 말했다.

"현재 학생들의 수준은 전에 비해서 많이 떨어지지", -학생들 수준과 세상 사람들이 지켜야 하는 도리는 장착된 고무타이어 같이 중대한 변혁기에는 둘다 퇴보하는 법-

"자네 당황하지 말고 어찌 되었든 적당히 잘해봐"

 

홍지엔은 도서관에 가서 책을 찾아보았으나 도서관에 있는 책이란 것이 전부 해서 천권이 채 안되었을 뿐더러 낡고 훼손되었을 뿐 아니라 낡아빠진 중국문학 교과서가 반이상이었는데 모두 전쟁으로 인해서 학사 업무가 중단된 탓이었다.

천년후에는 이런 책들은 틀림없이 마치 돈황석굴의 두루말이 문서같이 유명해지고 귀하게 될지 몰라도 현재 그것들은 오래 되기는 했지만 희소성이 없어 안목이 짧고 지식이 얕은 장서가 들이나 소장하려고 살 그런 것 들이었다.

모든 도서관은 본래 기말시험 공부에 몰두하는 사람들로서는 으뜸이라 하겠으나 학문의 입장에서는 무덤 같은 것이다.

이런 도서관은 역으로 글씨를 쓴 종이라도 귀하에 여기는 구식 사고방식으로서는 자선기관인 셈이며, 만일 하늘의 이치를 알고 미리  알고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현세에서는 결코 깜작 놀랄 일을 당하지도 않을 것이고, 내세에도 틀림없이 개개인이 총명하고, 사람마다 박사일 것이다.

 

홍지엔은 반나절을 뒤지다가 뜻밖에 한권의 중국어로 번역된 <논리학 개요> 발견하고 그책을 빌려서 반으로 가져갔다.

이것은 삼장법사가 불경을 구해서 장안으로 돌아오는 즐거움과 비할 정도로 큰 수확이었다.

그는 <논리학 개요>를 몇 페이지 읽어보고 교과서를 살 수 없는 이곳 학생들에게 이책을 공개하거나 인쇄해서 무두에게 주는게 어떨지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그는 곧 생각을 바꿔 그럴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했다.

종전의 선생들은 또 다른 참고서를 갖고있어 자기만의 보물로 삼고 그러다가 교과서로 사용하기도 했다.

지금 참고서가 없다면 이 교과서에 의존해서 지식을 주입하고 문화를 선양해야지 절대 대중에게 공표해서는 안된다.

학생들이 자기 학문의 깊이를 측정하지 못하게 하여 강의를 듣고 필기하도록 해야한다.

또 자기는 기껏해야 부교수인 만큼 지나치게 기운을 쓰면 안된다.

 

첫 강의에 들어가면 먼저 학생들에게 후방에서는 책을 구하기가 몹시 어려운 점에 동정을 표하고, 개탄한 후 이런 환경에서 교수의 재능은 군더더기가 아니다.

사실 교수가 강의하는 것은 인쇄술이 발면되기 이전에 쓰던 임시방편이지 지금은 중세기와는 비교할 수 없이 모두 볼 수 있는 책이 있으니 이치를 따져 볼 때 강의실에서 피차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홍지엔은 스스로 이말을 꺼내면 틀림없이 감동을 불러 일으키고 기뻐서 앉아 있지 못할거라고 학생들의 반응을 예상했다.

 

홍지엔등은 수요일에 학교에 도착했는데 가오송니엔은 푹 쉬다가 다음 월요일에나 수업을 하라고 하였다.

이 며칠사이에 씬메이는 교장이 아끼는 사람인 만큼 동료들이 그를 제일 많이 찾아갔고 홍지엔은 별로 찾는 사람이 없었다.

이학교는 얼렁뚱땅 개교를 했고 규모도 크지 않아서 여학생과 소수의 가족을 거느린 교직원을 제외하면 전부 하나의 커다란 정원안에 살았다.

 

세태의 따듯한 곳과 추운 곳의 대조가 점점 분명해졌다.

일요일 오후 홍지엔이 강의 준비를 하고 있을 때 쑨아가씨가 왔는데 안색이 여행중에 있을때보다 윤택해져 있었다.

홍지엔이 씬메이를 부르러 가려하자 쑨아가씨는 방금 씬메이 있는 곳에서 왔다며 정치과 교수들이 좌담회를 여는데 방안 가득 담배연기가 자욱하고 그녀가 찾아간 사람이 너무 일이 많아서  앉지도 않고 바로 나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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