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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161p (전종서의 위성)

황홍지엔이 웃으며 말했다.

"정치가들이 함께 모였으니 당연히 난장판이 되지."

쑨아가씨도 따라 웃으며 말했다.

"나는 오늘 황선생님과 자오선생님께 고맙다는 말을 하러 온거예요.

어제 오후에 학교 경리과에서 저의 여행비를 정산해 주었어요."

"그렇다면 자오선생이 당신을 위해서 나서준 덕분이야, 나와는 상관 없어."

"아니예요. 저도 알아요."

그녀는 온화하나 고집스레 말했다.

"이것도 다 선생님이 자오 선생을 깨우쳐 줘서 된거예요. 선생님이 배을 타고 올때..."

쑨아가씨는 자기가 말이 많았다는걸 깨닿고 얼굴이 빨개졌고 하려던 말은 반쯤 하다가 끊어졌다.

 

홍지엔은 갑자기 배에서의 얘기한 것이 기억나며 정말 이 아가씨가 전부 다  두귀로 들었을까, 그녀가 이러는 것을 보니 자기 역시 난처해 졌다.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지는 것과 하품을 하거나 말을 얼버무리는 것은 전염성이 있었고 상황은 끈적한데 달라붙은 느낌이었다.

그것은 마치 고무장화를 신고 진창을 가다보면 별로 깊이 밟지 않았는데 발이 빠지지 않는 것과 같았다.

 

그는 농담으로 얼버무리며 말했다.

"좋아, 좋아, 당신 집에 돌아갈 여비가 생겼구먼.여기 별 재미 없을텐데 서둘러 돌아가지그래."

쑨아가씨는 어린아이처럼 입을 뾰루퉁하며 말했다.

"나는 매일 집생각이 나요. 아버지한테도 집생각이 난다고 편지에 썼어요.

한참 남았지만 내년 여름 휴가철이 되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어요."

 

"처음 집을 떠나면 언제나 그런거야, 조금 지나면 나아지지. 당신네 과 주임한테 얘기해 봤어?"

"겁나 죽겠어요. 류선생님은 나보고 영어를 한 반 맡아서 가르치래요, 난 정말 가르칠줄 모르는데!

류선생님은 영어반이 넷 있고 각각 교수가 한분씩 있어야 하는데 과에는 세분밖에 없어서 내가 한 반을 맡을 수 밖에 없대요.

나는 정말 어떻게 가르치는지도 모르고 학생들도 하나같이 나보다 키도 크고 사나워 보여요."

 

"자꾸 가르치다보면 요령이 생길거야.

나역시 가르쳐본 경험은 없어.

내가 보기에 학생들 수준이 높을리 없으니까 열십히 준비하면 점점 여유만만해 질거야."

"제가 가르칠 반은 입학시험때 제일 영어 성적이 엉망인 반이예요.

하지만 황선생님도 내가 영어를 얼마나 엉망으로 하는지 모를 거예요.여기와서 일이년 마음잡고 공부하려고 했다니까요.

외국인도 있는데 그에게 가르치라고 하지 역으로 나한테 망신을 주려고 그런는지 나원!"

 

"여기 무슨 외국인이 있어?"

"황선생님 모르세요?

바로 사학과 주임 한선생님 부인인데 나도 한번도 못보았지만, 환(范)아가씨에게 들은건데 삐쩍말라 뼈밖에 안남아서 정말 못봐주겠더래요.

누가 그러는데 그녀가 백러시아 사람이라고 하기도하고, 누구는 오스트리아가 독일과 합병할때 망명한 유태인이라고도 하는데 그녀의 남편은 그녀가 미국인이라고 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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