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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152p (전종서의 위성)

홍지엔이 말했다.

"난 이제야 깨달았는데 아첨하는 것과 연애하는 것은 마찬가지야.

제삼자가 차가운 눈으로 보고 있다는 걸 모르고 있는거지.

우리도 혹시 남한테 아첨할때는 주위에 다른 사람이 있나 조심해야 해."

 

씬메이가 말했다.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개개인의 품성을 적나라하게 시험해 본 것 같군.

여행은 엄청 힘들고 귀찮은 거지만 인간의 본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시간이야.

장기간 힘든 여행을 하게되면 피차간에 미워하던 마음도 없어지고 친구가 되기도 하지만 --- 잠깐, 자네 내말 좀 들어봐 -- 

결혼하고 나서 밀월여행을 가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것 같아.

당연히 먼저 한달쯤 같이 여행을 가봐야 해.

한달동안 차도 탔다가, 배도 탔다가 하면서 지쳐서 돌아다녀 봐야 해.

쌍방이 그래도 피차 체념하지 않고, 서로 미워하지 않으며 안면을 바꾸고 싸우지도 않고 원래 결혼언약을 지킨다면 이런 부부는 절대 헤어지지 않을 부부가 될게 확실하지."

 

"자네 그렇다면 왜 이런 말을 챠오웬랑 부부에게 가서 말하지 않았어?"

 

"내 이말은 순전히 자네같은 sonny (애송이)에게 하는 말이지.

쑨아가씨가 혹시 이번 여행중에 자네가 싫어하게 만들지는 않았어?"

씬메이는 이말을 하면서 고개를 돌려 쑨아가씨가 타고 가는 인력거를 돌아보았다가 다시 고개를 돌리며 큰소리로 껄껄 웃었다.

 

"쓸데없는 소리. 나도 자네에게 묻겠는데 이번 여행을 치루면서 나에 대한 생각은 어땠어? 나를 미워하게 되진 않았어?"

 

"내가 왜 자네를 미워 하겠어. 하지만 전혀 쓸모가 없었지."

 

홍지엔은 씬메이가 이처럼 솔직히 대답할 줄 몰랐으며 화는 나지만 그저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웃음기가 싹 가시고 말없이 몇발자욱 가다가 씬메이를 향해 손을 저으며 말했다.

"나 인력거 타고 갈거야."

인력거에 오르니 마음이 답답하고 울적했으며, 왜 사람들이 솔직히 말하는 것을 미덕이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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