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화롱에서 샤오양으로 오는 4~5일동안 그들의 여행은 순풍에 돛 단듯 잘 흘러갔다.
그들은 새로 발견한 진리를 입에 달고 다니며 걸핏하면 말했다.
"돈은 없으면 안되는꼭 필요한거야."
샤오양에서 학교까지 가는 길은 전부 산길이었고 그들은 인력거로 바꿔 타야만 했다.
그들은 버스를 타는것이 지겨워 져서 인력거를 타게되니 오히려 신선한 기분이 들었고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인력거를 타고보니 그제서야 차에 비해서 훨씬 견디기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
발가락이 시려워서 고통스러웠고 오히려 내려서 걷다가 다시 탔다.
울퉁불퉁한 산길을 휘돌아 오르는데 가도 가도 끝없는 산과 밭이 전개 되었고 시간은 이 길은 어디에선가 부터 잊혀진것 같았다.
칠십여리를 가자 시간이 마치 이전으로 되돌아 간 것 같았다.
산 안개가 피어오르고 흐린날씨는 점점 어두컴컴해 졌다가 다시 캄캄해 졌다.
어둠이 점차 짙어질때가 되서야 그들은 오늘 밤 자고 갈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온돌 침상에 들어가서 인력거꾼과 짐꾼들은 불을 피웠고 모두들 둘러 앉아 불을 쬐는 한편 요리를 하고 밥을 지었다.
온돌 침상에는 밤에도 등불을 키지 않고 길다란 장작에 불을 붙여 진흙더미에 꽂아 주위를 밝혔다.
너울너울 불꽃이은들리는데 따라 집안에 있는 물건의 그림자도 살아있는듯 너울거렸다.
씬메이들은 헛간에서 자기로 했는데 침상도 없었고 오직 여러겹으로 쌓인 건초 더미가 있을 뿐이었다.
그들은 차라리 볏짚을 깔고 자기로 했는데그 여관의 침상들보다 낫다고 생각한 것은 울퉁불퉁한 바닥이 때문이기도 했고,그것은 폐병쟁이의 가슴 같기도 했다.
홍지엔은 너무 피곤해서 정신이 혼미했고 자고만 싶었는데 마음도 평온하지 않았고 잠은 사방에서 몰려왔다.
하지만 뭔가 어긋나듯 서로 맞지 않았는데 창 커튼이 이음매가 서로 맞지 않는 것과 같았고 지퍼가 열리듯 한줄기 바깥 세상이 흘러 들어왔다.
가까스로 잠이 들었는데 꿈속 깊은 곳에서 울음이 섞인 작은 소리가 났는데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내 윗도리를 짓누르지 마세요! 내 윗도리를 짓누르지 마세요!"
홍지엔은 본능적으로 몸이 뜨거워졌고 의식이 깨어나 또렷해지며 그의 머리 주변에서는 탄식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작고 가벼웠는데 마치 억눌린 사랑의 감정을 은밀히 나타내며 짧게 뿜어내는 숨결 같았다.
그는 깜짝 놀라 솜털아 쭈뼛 섰다.
그는 캄캄한 어둠 속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성냥을 확 그어댔는데 그러면서도 무언가 보이면 어떻하나 겁이 덜컥 났다.
씬메이는 태평스레 코를 골며 자고 있었고 먼데서 개짖는 소리가 들렸다.
홍지엔은 자기가 귀신에 홀렸나 생각하니 웃음이 났고 다시 긴장이 풀렸는데 마치 무언가 알 수 없는 힘이 그를 잠들지 못하게 하는 것 같았다.
그는 심신을 지탱해야 하는데 안정을 취하지 못하게 했다.
그는 반은 잠에 취한 상태에서 구름이 잔뜩 낀것 같은 느낌으로 잠이 깨었는데 혼자 허공에 떠있는 것 같았고 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
그가 발버둥 치고 있는데 옆에서 자는 쑨아가씨의 숨소리가 들렸는데 부르르 떠는 것이 울고 싶은데 울수도 없는 것 같았다.
주의력을 집중해서 경계하다보니 잠이 싹 달아났고 귓가에는 여전히 탄식하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그것은 일을 다 마쳤다는 그런 한숨 소리였다.
홍지엔이 머리를 돌리며 그 한숨소리에서 벗어나려 했는데 공포에 질려서 입이 바짝 탔다.
"누구야?" 하는 세마디도 나오지 않았고 그저 잔뜩 귀를 모았는데 그러면서도 자기에게 내가 누구라고 말할까봐 잔뜩 겁을 먹었다.
그는 얼른 이불을 머리에 뒤집어 썼는데 심장이 튀어 나올 것처럼 가슴이 벌렁벌렁 뛰었다.
이때 가로 막아 준것은 씬메이가 자면서 이를 가는 소리였다.
이소리는 그를 공포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으며 그를 인간세계로 다시 되돌아오게 만들어 주었다.
이불 밖으로 머리를 내밀자 그의 머리 주변으로 뭔가 뛰어 갔는데 쥐 한마리가 찍찍 대고 있었다.
그는 성냥불을 그어 댔다.
불꽃은 신경질 적으로 휙 붙자마자 이내 사그러 들었지만 그틈에 벽시계를 보니 시간은 열두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쑨아가씨가 불빛에 눈이 부셔서 몸을 돌리는 것을 보고 그녀에게 자다가 악몽을 꾸었는가 물었다.
쑨아가씨는 꿈속에서 어린아이가 두손으로 그녀를 밀어 젔혔서 잠을 못 잤다고 했다.
홍지엔도 자기가 느낀 것을 말해 주면서 그녀에게 놀라지 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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