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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148p (전종서의 위성)

다음날 오전 그들은 제화롱(계화용: 界化陇)에 도착했는데 그곳은 강서성과 호남성의 경계에 있었다.

강서 공로를 달리는 차는 더이상 갈 수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호남공로 가는차로 바꾸어 타야했다.

그들은 이제까지 내내 차를 타고 왔지만 이처럼 신속하게 바꿔 탄것은 처음이었고 예상치 못하게 일정이 짧아진 것이다.

모르는 사이에 바나절의 시간을 벌다보니 결국 하루 밤을 더 쉴 수 있게 되었고 오늘은 차를 쫏아 다니지 않아도 되었다.

 

이곳 피엔황산(片荒山 - 펺황산)은 외진 곳이어서 버스 정거장 좌우쪽은 모두 산을 배경으로 공로만 뻗어 있었고 일곱 여덟채의 작은 여관이 있을 뿐이었다.

그들이 투숙한 여관은 주방이 집앞에 문 입구에 설치되어 있었고 앞 칸은 낮에는 지나가는 손님을 맞는 식당으로 쓰다가 밤에는 가게 주인 부부가 자는 방으로 쓰고 있었다.

뒤 칸은 두칸으로 나뉘어 있는데 어둡고 해가 보이지 않는 곳이었다.

그곳은  비가 새고 바람은 통하는 곳이었는데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웠으며 날씨에 따라 손님을 받기도 했다.

여관 주위는 매우 심하게 똥 오줌냄새가 났는데 여관은 마치 한뿌리의 채소 같았고 손님들은 변이 마려울 때마다 비료를 줄 의무가 있었다.

 

여관주인은 길을 마주보고 요리를 볶았는데 그바람에 씬메이등 일행은 방안에서 크게 재채기를 했고 홍지엔은 자기가 한기를 느껴 그러는줄 알았다.

리선생이 말했다.

"누가 집에서 우리를 연려하는 모양이군!"

나중에서야 그들은 음식에 들어있는 고추에서 나온 매운 냄새 때문이라는 걸 알았다. 

식사후 남자 넷은 오후 내내 잠을 잤다.

 쑨아가씨는 씬메이 홍지엔과 같은 방에 있었는데 피곤하지 않다며 바깥채의 대나무 침대에 누워 책을 보다가 역시 잠이 들었다.

 

그녀는 두통을 느끼며 잠이 깨었는데 몸은 차가왔고 저녁 밥을 먹을 때도 아무 것도 먹지 못했다.

지금은 늦가을 날씨이고, 산이 깊어 구름과 안개 사이로 비치는 한줄기 달빛은 마치 외눈으로 보는 것 같이 느껴졌다.

잠시후 둥근 달이 떠올랐는데 달은 너무 매끈하여 아무것도 붙일 수 없을 것 같았고 또 르고 경쾌하여 도무지 잡아 누를 수도 없을 것 같았다.

그것은 더부룩한 솜 같은 구름 덩이 아래에 있다가 거침없이 덩실 떠올랐는데 원래는 한족이 꽈차있지 않았지만 구름으로 인해 따귀를 맞은 얼굴같이 한쪽이 부풀어 있었다,

 

쑨아가씨는 배 속이 불편한 것을 느꼈고 달빛아래 산보나 하자고 했다.

그들은 공로를 따라 걸었는데 온 들판은 온천지가 마른풀로 덮여있었다.

밤은 달빛으로 속속들이 까발려져서 밤 같은 기분이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

 

그날 밤 산의 한기로 투숙객들은 추워서 웅크리고 잤는데 아무리 덮어도 심신을 덮는데는 부족한 느낌이 들었고 다섯 사람은 그저 자는둥 마는둥 아침이 밝기까지 잤다.

씬메이와 홍지엔도 예외없이 새벽같이잠이 깨어 밖으로 나왔고 쑨아가씨에게 방에서 옷을 입으라고 했다.

두사람은 수건을 가지고 와 이를 닦으려 방으로 되돌아 갔는데 쑨아가씨가 여직 일어나지 않고 침대에 그냥 누워서 이불로 머리를 덮은채 신음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들이 놀라서 쑨아가씨에게 몸이 아프냐고 물었더니 그녀는 머리가 어찌 어지러운지 몸을 뒤척일 수도 없다고 하면서 눈도 못 뜨고 있었다.

 

씬메이가 손을 뻗어 그녀의 이마를 짚어보면서 말했다.

"열은 없는 것 같아.

너무 피곤했던데다 한기가 들어서 그런것 같군.

너 하루 더 푹 쉬기로 하고 우리 셋은 내일 출발하자."

쑨아가씨에게 말하지 않아도 된다고하며 머리를 들었다가 다시 아래로 놓는데 그녀는 오랫동안 토할 것 같은데 참았다며 그녀 침대 앞에 타구를 갖다 달라고 했다.

홍지엔이 여관 주인에게 가서 타구를 줄 수 있나 물으니 여관주인은 이런 동네에 무슨 타구가 있겠냐?

타구를 뭣에 쓰려고 하느냐?  하면서 한참을 찾더니 목욕용 깨진 나무 함지박을 가져 왔다.

 

쑨아가씨는 함지박을 가져오자마자 바로 토한후 누웠다.

홍지엔은 나가서 더운물을 떠왔고 씬메이는 대나무 침대의 벼개를 높여주며 바깥 방이 해도 비추고 잠을 자기에 편안할 거라고 하며 그녀에게 옷을 입어 보라고 하면서 자기는 그녀가 누웠던 침대에서 이불을 개켰다.

쑨아가씨는 그들이 부축하기를 바라지 않았고 머리를 숙이고 눈을 감은채 벽을 더듬으며 침대까지 가서는 비틀거리며 엎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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