쑤아가씨 역시 서 있자니 차가 요동치고 흔들려서 불안하게 여기고 있던터라 그 개기름리 흐르는 사내에게 미안한듯이 좀 앉아가면 안되겠냐고 물었다.
그 작자는 벌떡 일어나더니 두손으로 가로 막고 눈을 부라리며 소리쳤다.
"이건 쌀이오, 당신이 알기나 해? 입에 들어갈 쌀이란 말이오!"
쑨아가씨가 곤경에 처해서 말도 못하고 있자 씬메이가 노기 띤 얼굴로 물었다.
"쌀이면 쌀이지 뭘 어쩌란 말이오?
이사람같은 여자하나 앉는다고 당신 쌀이 바스러져?"
그 사내가 말했다.
"당신 남자라고 도리를 모르는 구먼. 쌀을 먹으려면 입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이란 말야 --"
쑨아가씨는 수치스럽고 부끄러워 발을 동동 구르며 말했다.
"자오 선생님, 그사람과 상관하지 마세요."
씬메이는 대답하지 않았고 황,리,구 세사람이 입씨름에 끼어들었다.
그 막돼먹은 사내를 욕하며, 자기가 자리에 앉았다고해서 쌀 자루가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는데 사람이 그 위에 앉아 가는 것도 못하게 할 바에야 자기 자리라도 얼른 내주어야 할게 아니냐고 했다.
그 사내는 그들이 숫자가 많고 기세 등등한 것을 보고 태도가 부드러워지면서 말했다.
"당신들 남자들은 앉아도 되지만 저 아줌마는 안되요!
이게 쌀이란 말이오.입으로 들어갈 것이란 말이오."
쑨아가씨는 두번째로 자기는 계속 서서 난청까지 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씬메이등이 말했다.
"우린 굳이 앉을 필요가 없고, 앉는다면 저 아가씨를 앉히려 하는데 어떻겠소."
그 사내도 어쩔 수 없었던지 화가 나서 쑨아가씨를 한번 째려보더니 방석 삼아 깔고 앉은 작은 옷보따리에서 반쯤 낡은 면 바지를 꺼내어 쌀포대위에 포개 놓았다.
쌀 위에 방독 기구라도 대신하여 올려 놓으려는것 같았고,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 여기 앉아요."
쑨아가씨는 앉으려하지 않았지만 차가 요동을 치고 모두들 권하는 바람에 마지 못해 앉았다.
쑨아가씨와 대각선쪽의 좌석에 앉은 희고 깨끗한 여인이 있었는데 소복을 갖고 있었다.
그녀는 입술과 눈꺼풀을 비볐는지 빨개져 있었고 가는 눈썹에 작은 눈 조그만 코에, 오관이 평범한 상으로 뜨거운 수건으로 얼굴을 문지르면 모두 지워져 없어질 것 같았으며 말을 할때는 고개를 돌리며 입을 삐쭉거렸다.
그녀는 본성은 수다스러워 보였고 이때 쑨아가씨에게 말을 걸었다.
쑤저우 사투리였는데 쑨아가씨에게 상해에서 왔냐고 묻고 내지인은 거칠고 도리를 모른다고 욕했다.
그녀는 그녀의 남편이 저쟝(절강성) 성정부의 공무원이었는데 병에 걸려 죽은지 얼마 안되며 그녀는 계림에 있는 부모형제에게 몸을 의탁하러 가는 중이라고 했다.
그녀는 쑨아가씨 동행이 네명이나 있는것을 알고 매우 부럽다며 자기가 불쌍하다고 한탄하며 말했다.
"나는 의지할데 없이 외로워서,여행길에 단지 하인 한명만 동행하여 가는데 당신은 얼마나 복이 많아요!"
그녀는 헝양(衡阳)까지라도 같이 가자고 해서 그러자고 했다.
얘기가 막 수다스러워 지려 할 때 버스가 휴식을 하기 위서 멈췄고 승객들더 거의 반 정도 차에서 내려 아침을 먹으러 갔다.
그여인은 차에서 내리지 않았고 손 바구니를 열어 가져온 쌀로 만든 떡을 꺼내 쑨아가씨에게 먹으라고 권했다.
자오, 황 두사람은 과부가 떡을 나누어 주면 난처 할 것 같아 겁을 먹고 차에서 내려 산보하러 갔다.
구얼치엔은 그들이 내리는 것을 보고 반개피 남은 담배를 꺼내어 길게 피워 물었다.
리메이팅은 사방을 두리번 거리더니 그과부에게 말했다.
"당신은 앞으로는 여행하면서 당신이 과부이며 혼자 여핸한다는 말을 절대 말하면 안되요.
길에는 나뿐 사람들도 많고 차안에는 이목이 많은데 당신 얘기를 듣고 못된 생각을 먹을 수도 있어요."
그 과부는 리메이팅을 힐끗 보더니 입을 비쭉이며 말했다.
"당신 선생님은 좋은 분이세여!"
그 여인은 그녀의 왼쪽에앉아 있는 20여세 된 남자를 불러서 말했다.
"아푸(阿福), 이 선생님을 앉게 해드려라."
이 남자는 반지르르하게 치장을 했는데 뺀질뺀질하기가 피파(枇杷)씨 같았고 푸른 두루마기를 입었으며 여인과 어깨를 나란히 앉아 있었는데 하인인지 아닌지는 분간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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