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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135p (전종서의 위성)

리선생은 딴 사람이 되지 못해 한스러운 듯 자기 어깨를 두드리며 자화자찬하며 스스로에게 말했다.

"리형, 정말 대단해!"

그러더니 겸허한 마음씨라곤 조금도 없이 덧 붙였다..

"나는 이런 류의 여인들이 수완이 대단하다는 걸 알고 있었고, 언젠가는 그녀들을 써먹을 때도 있을걸로 생각했소.

그건 옛날에 맹상군이 닭 을음 소리 잘 내는 개도둑과도 사귄 것과 똑 같은 의도인거지."

 

리선생이 나간 후에 씬메이와 홍지엔은 깊이 잠이 들었다.

홍지엔은 꿈 속에서 단단한 살결 같은 꿈이 어떤 것이 부딪처서 작은 구멍이 나도록 찢어져서 잠이 모두 깨어 져 버리는 것을 느꼈는데. 이것은 마치 한줄기 끓는 물을 빙판에 주입한것 같이 좌악 갈라지며 잠이 깨면서 무슨 소리가 들렸다.

"콰이! 콰이!!"

얼떨떨한 가운데 침대 아래를 보니 왕메이위(王美玉)가 이쪽을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

그녀를 개의치 않고 창문을 닫아 놓았었는데 문득 리메이팅과 그녀가 교섭한 일이 떠올랐다.

씬메이 역시 놀라서 잠이 깨었는데 왕메이위가 말했다.

"검은 안경 쓴 사람은요?  부대장이 왔거든요."

 

리메이팅이 연락을 받고 요 아래에 눌러 깔아 놓았던 양복 바지와 넥타이를 꺼내어 입고 서둘러 면도도 하고 피부가 상한 곳을 잘 매만지고 나니 신수가 훤해졌다.

왕메이위에게 떠날 때가 되자 리메이팅은 기녀 집에 갈 때는 그냥 가면 안된다면서 갈 때는 돈을 써야 한다고 했다.

이런 교제비는 계산 법이 있고, 자기는 이미 담배 한가치를 썼다고 했다.

이런점을 모두가 확실히 해야 교섭이 순리대로 진행될 것이고,각자  비용을 공동 부담하는 것은 문론 수고비 마저 줘야 한다고 했다.

리메이팅은 그들에게 씬메이의 방에 가서 벽 넘어 교섭하는 것을 들을 거냐고 물었다.

"어쨋든 어떤 비밀스런 일도 없을거요."

남은 사람들은 그러기도 점잖치 못한 일인만큼 지금이 네시니 거리에 나가 산보나 하다가 여섯시 그 여관에서 모여서 아참을 먹자고 했다.

 

때가 되자 리메이팅이 신바람이 나서 돌아왔다.

모두들 일이 어찌되었나 조급히 물으니 리메이팅이 대답했다.

"내일 정오에 차가 떠납니다.

모두들 꼬치꼬치 캐 묻자 리메이팅은 부대장이 밤 9시에 와서 짐을 볼텐데 문제가 있다면 그때 면전에서 물어보면 된다고 했다.

이 군용 화물차는 한대에 승객 한명과 짐을 하나 또는 둘까지  실을 수 있고 샤오관(韶关 : 광동성 북부의 도시)으로 간다고 하니 샤오관에 도착해서 다시 호남성 가는 기차를 타자고 했다.

계산해 보니 버스를 타는 것보다 배나 비쌌다.

 

리메이팅이 말했다.

"하지만 가는데 마다 버스표를 기다려야하고 또 한번 기다리면 며칠씩 걸리는데 이렇게 하는 것이 방값과 식대를 모두 절약할 수 있지않겠소?'

씬메이가 주저하며 말했다.

"종긴 좋은데 학교에서 지안(吉安)으로 송금을 보낼텐데 어쩌죠?"

리메이팅이 말했다.

"그건 별거 아니오. 전보를 보내서 가오(高)교장께 샤오관(韶关)으로 송금을 보내라고 하면 될거요."

홍지엔이 말했다.

"샤오관에 도착하면 호남성(湖南)을 돌아가야 하는데 너무 멀리 도는 길이 아닐까요?"

리메이팅이 불끈 화를 내며 말했다.

"내 능력도 한계가 있소. 기껏 이렇게 까지 밖에 안되오.

황선생이 체면을 세워서 한번 나서준다면 아마 부대장이 당신을 위해 전용차를 내줘서 학교까지 데려다 줄테지."

 

구얼치엔이 급히 말했다.

"리선생님 말이 틀릴 리가 없어요.

내일 아침 일찍 전보를 보내야 점심때 차에 실어서 타마(它妈)에 갈텐데 이 지긋지긋한 곳에서 또 5일을 기다린다면 머리가 백발이 될거요."

리메이팅이 여전히 씩씩거리며 화를 내면서 말했다.

"오늘 왕메이위(王美玉)에게 갈때 화대는 나 혼자서 냈으니 나중에 돌려 줘야 하오."

홍지엔이 화를 참지 못하고 말했다.

"군용차를 못타게 되어도 교제비를 모두가 걷어줘야 한다면 이건 절대 말도 안되는 일입니다."

씬메이가 탁자 밑으로 홍지엔의 다리를 차면서 입으로는 잡담하는 척해서 결국 쌍방이 싸움을 벌이지는 않았고 쑨아가씨의 놀라서 크게 뜬 눈도 정상상태로 회복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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