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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133p (전종서의 위성)

씬메이가 막 리메이팅 방에서 새로 가져온 끊는 물을 마시는데 한모금 마셔보더니 미간을 찌프리며 한마디 했다.

"이 물은 마시면 마실수록 담배불 같이 뜨거워서 등유 호롱에 불도 붙일 수 있을 것 같군요.---

내가 보기에 이 집의 먹을 것들은 전혀 믿을 수 없는데 겨울이 되어야 겨우 나오는 펑로우(돼지고기 절여 말린 것)를 지금은 막 가을이 되었을 뿐이데 내 놓는 것을 보니 보나마나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에 만든 케케 묵은 골동품일게 뻔하네요.

우리 음식을 덥석 시키지 말고  한번 잘 생각해보고 다시 결정 합시다."

 

종업원이 벽에 걸린 한 덩어리의 새까맣고 기름투성이인 물건을 꺼내다가 그들에게 잘 감정해 보라고 주면서 입으로는 연신 "야 냄새 기가 막히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기도 먹고 싶어 군침이 흐르는 것처럼 유인하면서 이 몇사람의 손님이 눈독들여 보기만 해도 그 기름덩어리 고기가 줄어들기라도 할까봐 겁내는 척 했다.

고깃덩이 위로 구더기 한마리가 선잠에서 놀라 깨었는지 꾸물꾸물 기어갔는데 리메이팅이 눈썰미 있게 그것을 보고는 속이 메슥거렸다.

그는 훨씬 날카로운 어조로 그것을 하나하나 지적하며 말했다.

"이거 도저히 안되겠구먼,"

 

종업원이 얼른 손가락을 뻗어 이 보들보들 살찐 하얀 녀석을 가볍게 튕겨버리자, 고기 위의 먼지와 때 위에는 한줄기 까맣게 빈짝이는 기름에 젖은 흔적만 남았는데 마치 새로 아스팔트를 부어 길을 만들어 놓은 것 같았다.

그는 뻔뻔하게 한마디 했다.

"뭐가 어때서요!"

구얼치엔이 화가 나서 연거푸 그에게 물었다.

"우리들이  눈이 죄다 삐었는줄 알어?"

모두들 혀를 쯧쯧 차며 말했다. "어찌 이럴 수가!"

구얼치엔은 방금 전 널판에 관련된 얘기까지 다시 끄집어 내면서 잔소리를 해댔다.

 

떠드는 소리에 여인숙 주인이 달려 나왔는데, 마침 고기 덩어리 안에서 다른 구더기 두마리가 소리를 뜯고 나오려는지 고개를 쑥 내미는 것이 보였다.

종업원도 더는 시체를 훼손하여 증거를 없앨 방법이 없었는지 (원문표현 : 毁尸灭迹) 그저 반복해서 말했다.

"댁들이 안먹어도 다른 사람이 다 먹어요.- 내가 직접 먹어 볼까요 -"

주인은 입에 물고 있던 담배대를 빼들고 권고하듯 말했다.

"이건 벌레가 아닙니다. 아무 관계도 없어요.

이건 말하자면 "고기의 싹"----고기---"싹"--- 인거요."

 

황홍지엔이 뜻을 확대해서 말했다.

"당신네 여인숙에서 먹는 것들은 모두 싹이 날 수 있겠군요, 이 고기는 문론이고 말이오.."

주인은 알아 듣지 못했으나 그가 모두들 웃고 있으나 화가 단단히 나 있는 것을 보고 종업원과 그들이못 알아듣는 그 지방 말로 중얼중얼 얘기를 나누었다.

그 결과 다섯 사람은 밖으로 나가 여관 같은 여관에 가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리메이팅의 명함은 별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는데,  역장이 말하기를 명문화 된 규정에 따라 순서대로  할 경우 삼일 후에는 틀립없이 표가 있다고 했다.

다섯 사람은 깜짝 놀랐다.;

삼일치 방 값, 식사비를 지출하자면 상다한 돈이 들기 때문에, 이렇게 잘못 된다면 그들이 지니고 있는 돈으로는 지안(吉安)에 갈 수 없었다.

모두 맥이 빠져 기운 없이 여관으로 돌아오는데 맞은편에서 어떤 여인이 문에 기대어 담매를 피우고 있었다.

그 여인은 광대뼈가 나오고 얼굴이 삐죽 했는데 무엇으로 파마를 했는지 모르지만 머리칼이 곱슬곱슬 한 것이 중국 문인화에 나오는 매화나무가 만개한 것 같았다.

목에는 흰색 실크 스카프를 둘렀고, 몸에는 초록 무늬의 치바오를 입었는데 눈 부시게 빛났다.

하지만 그렇게 환하기는 했으나 치바오 속에 입은 속옷의 재료는 가난한 집 여인이 쓰는 것이었다.

 

씬메이가 홍지엔의 팔을 툭 치면서 말했다.

"이게 아마 이옥(美玉) 이라는거 아닐까."

홍지엔도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내 생각에도 그런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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