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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125p (전종서의 위성)

기계는 성질이 괴팍한 성질이 없다고 하겠으나,  이 차는 나이 많은 위세를 부렸고, 중들이 오랜 수련을 하다보면 더욱 사납고 고집스러질 때도 있는 것처럼, 어떤때는 힘 있는 고관대작 표시를 했고 어떤때는 변덕스런 소녀같았다.

이 때문에 운전사처럼 단순하고 거친 사람은 아예 이해하고 다스릴 생각을 단념했다.

그놈은 시동이 걸린 표시로 앞머리는 기침을 했고, 뒤쪽에서는 매연을 뿜어 댔으며,갑자기 몸을 번쩍 쳐들었는데 안에 탄 승객들이 동쪽으로 엎어지고 서쪽으로 부딪치며 이구동성으로 고함을 질렀다.

쑨아가씨는 앉았던 자리에서 미끌어져 나가 떨어졌고, 홍지엔은 머리통을 박았으며 씬메이도 하마터면 뒤로 엉덩방아를 찧어 그 여자 몸을 깔고 앉을 뻔 했다.

 

이차가 명성과 위엄을 떨쳐가며 단숨에 내달려서 1~20리쯤 가고나서 갑자기 휴식을 하려고 했지만 운전사는 그놈을 욱박질러 계속 앞으로 몰아갔다.

이런 일이 서너차례 반복되다가, 이 차가 문득 오늘은 산보 나온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는지 제멋대로 더이상은 가려고 하지 않았다.

원래 정말 길을 가려들면 앞에 있는 길은 항상 온전치 않은 법이다!

그놈이 성질은 부리며 가려 하지 않자 하는 수 없이 운전사가 내려서 차 앞머리를 향하여 소통을 시도 한답시고, 길가에서 질척질척한 잔흙은 한웅큼 집어다가 이거나 먹으라고 했고, 그놈은 술을 먹은 사람처럼 뒤뚱뒤뚱 흔들거리며 천천히 움직였다.

 

매번 그녀석이 가지 않으려 할때마다 운전사는 심하게 몹쓸 욕을 했다.

욕을 퍼붓는데 그욕은 단지 한가지 의미 밖에 없었다.

운전사가 말하려는 것은 바로 이놈의 차의 엄마, 할망구가 육체적인 연애를 했다는 것이다.

욕설의 말이 비록 내용상 변화는 없었지만 욕하는 어투는 점점 더 세어졌다.

 

운전사의 뒷켠에 앉은 제복 차림의 공무원과 15~6세쯤 되어보이는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부녀관계로 보였다.

그 여자아이는 비록 나이는 어렸지만 얼굴에 분을 발라서 얼굴색이 비가 온후 무지개 못지 않았고, 또 프리즘을 통과한 빛 혹은 온갖 아름다운 꽃이 피어 있는 화원 같았다.

그녀가 두드려 바른 분은 외국제는 아니었지만 마치 진흙물을 담장에 끼얹어 놓은것 같았고, 차가 심하게 흔들리자 얼굴위의 분가루 입자는 한개한개 태양광 아래 먼지 처럼 춤추며 날기 시작했다.

 

그녀가 듣는  운전사의 욕은 하면 할수혹 점점 노골적이 되었고, 자연 그대로의 것이 인공적인 것을 이기는 것처럼,잔뜩 칠해 바른 붉은 색안에 부끄러운 홍색이 드러나면서 노인이 하는 말에 점점 고개를 숙였다.

공무원은 바로 운전사에게 소리쳤다.

"여보쇼, 말 좀 젊잖게 합시다.

여기 여자 승객도 도 있는데, 이거 참!"

운전사가 안색이 변하며 바로 맞받으려는 참에 부녀 두사람과 같은 의자에 앉아있던 장교 부부도 말했다.

"당신 욕해서 뭐하려고 그래요?

차도 아직 고장나서 멈춰 버렸는데.

당신의 이렇게 상스러운 말은 사람들이 들으면 귀에 거슬리는거요."

 

운전사는 마음 속으로 그만 그치려고 하면서 말했다.

"노인네를 대접 안하는구먼!"

다시 생각해보니 이 공무원과 장교는 모두 역장이 지시해서 차고에서 부터 먼저 태워 좋은 자리에 앉아온 사람들이었고 모두 최신식 공무용 가죽가방을 들고있었다.

듣기로는 성(省) 정부에 공무로 가고 있다하니 그들과 싸울 수도 없고 어쩔수 없이 화를 꾹 참고  혼잣말을 했다.

"우리 노털들은 욕하는걸 되게 좋아하는데 당신들과 별 상관도 없을거구만!

귀에 거슬리는게 겁나면 귀를 틀어막고 안들으면 되지!"

 

운전사는 기분이 안좋아서 차를 훨씬 난폭하게 몰았다.

한번은 맞은편에서 온던 차와 정면 충돌할 위험도 겪었다.

그 장교의 부인은 휘발유 냄새 맡기를 겁냈는데 차가 계속 요동을 치자 속이 계속 메슥거렸고,입속에는 한번 숨쉴때마다 몰아쉬는 깊은 숨결속에 소흥주(绍兴酒 : 저장성 샤오씽 현에서 나는 유명한 황주)의 시금털털한 냄새가 났으며 그것은 대파와 무우가 썩을때 나는 냄새 였다.

 

홍지엔 역시 골치가 띵하고 속이 부글거리는 가운데 이 냄새를 맡고나니 더이상 참지 못하고 웩 토했고 얼른 손수건을 꺼내 입을 막았다.

이른 새벽이라 먹은게 없어서 토한것은 기껏 신물 뿐이어었지만 손수건으로 흡수되지 않았고 손가락 사이에 고인 물은 옷을 젹셨다.

다행히 스스로 억누른 탓에 그리 많이 토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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