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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118p (전종서의 위성)

여관에는 보통 눈이 먼 아편장이 여인이 있어서 여관 방마다 돌아다니며 장사를 했는데 소흥극(绍兴극 - :절강성 소흥현의 전통극)을 여관손님들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리선생은 그녀들과 가격을 흥정했고 구선생은 판자로 된 벽을 두드리며 씬메이, 홍지엔에게 극 소리가 들릴테니 들어보라 했다.

씬메이는 벽이 판자로 막혀있어 잘 들릴것 같지만 잘 안들린다고 말했다.

구선생이 웃으며 말했다.

"이거 당신들 한테는 무척 싸게 해줄 거지만, 그래도 돈은 꼭 내야해요.

하하하! 두분 선생들 이거 농담이오."

씬메이와 홍지엔은 동시에 입을 삐쭉 내밀며 웃긴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뭐라 말을 하지는 않았다.

 

홍지엔은 어제 밤 잠을 잘 못잤기 때문에 오늘은 무척 피곤했고 옆방에서 현악기에 맞춰 부르는 노래가 흘러 나왔어도 머리를 뒤집어쓰고 세상 모르게 잠이 들어버렸다.

그는 잠시 잔것 간은데 벌써 날이 밝았고 그는 몸속에 웅크리고 있던 작은 피로들이 모두 단잠을 자고나니 모두 풀렸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마치 의복이 구겨져 생겨난 주름살 위에 다리미가 지나간 것과 같았다.

그는 갑자기 엉뚱한 생각이 들었는데, 전형적인 실연자 노릇을 하려면 잠도 안자고 음식도 끊어야 할테니, 정말 쉬운 일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께의 고통은 지독하기가 손상된 사랑이하는 감정이 뿌리째 뽑힌 것 같았으나, 그날 모든 고통이 전부 표출되어버려 현재 그는 무디고 연약해 졌고, 더이상은 탕샤오후 때문에 고통 받을 여력조차 없었다.

 

씬메이는 침대 위에서 기지개를 켜며 하품을 하면서 말했다.

"사는게 죄야! 옆방 소흥극 노래가 끝나고나니 자네가 코를 고는데 정말 지독하더군!

지붕이 자네 코고는 소리에 날아가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어!

난 하도 시끄러워 동틀때 나 되어서야 겨우 잠들었어."

 

홍지엔이 제딴에는 잠을 잘때 젊잖고 조용히 자는줄만 말았는데 이말을 들으니 부끄러웠다.

"정말이야?

난 못 믿겠는데... 나는 원래 코 안골아.

아마 옆방 사람이 코를 골았는데 자네가 오해했을거야.

자네도 알다시피 저 벽이 아주 엉성하고 얇지 않아."

 

씬메이가 화를 내며 말했다.

"자네 정말 뻔뻔하군!

아예 자네가 아니라 내가 자네 몸에 의뢰하여 골은거라 하지그래?

내가 당시에 레코드 회사에 부탁해서 자네 코고는 소리를 레코드 판으로 만들어 놓지 않은게 한이군."

 

만약에 정말 레코드판으로 만들었다면 그 소리는 와그르르, 와그르르하다가 큰 물결이 맞부딫혀 솟구치는 소리가 되었다가, 또 호랑이가 으르렁하는 표효 소리가 되었다가 했을 것이고 그 중간에 끼어 있는 소리는 한가닥의 날카롭고 가느다란 소리가 나기도 하고, 갑자기 높아졌다,낮아졌다 하면서 간드러지면서 끊임이 없었을 것이다.

어떤때는 한가닥 실이 높이 높이 올라 가면서 가늘디 가는 실이 세찬바람에 곧 연줄이 끊어져 버릴 것 같은데 어떻게 그것이 높은 봉우리를 넘어 지나가고 다시 떨어져 조용해지는지 알 길이 없었다.

자오씬메이는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그 소리가 높이 올라갔다 아래로 뚝 떨어졌다 할때 홍지엔의 코를 비틀어 끊어버리고 싶은 기분이 들었고 앞으로 조심하라고 경고한 것이다.

 

홍지엔이 말했다.

"알았어. 더이상은 따지지 말자.

어제 내가 너무 피곤해서 그랫나본데 자네는 용서가 없군.

천벌을 받으면 자네가 장래에 우레소리같이 코를 고는 마누라를 얻어 매일 밤마다 자네 벼갯머리에 나팔을 불게 될거야."

 

씬메이가 웃으며 말했다.

"솔직히 자네에게 알려주는데 나 어제 밤 자네 코고는 소리를 들으며 생각해 보았지.

자네가 배에 타고 있을때 배우자를 고르는 기준을 말했는데 거기 한가지를 추가해야겠어.

잘때 코를 골지 말 것."

 

홍지엔이 웃으며 말했다.

""이걸 결혼식 이전에는 시험해 볼 방법이 없지 않아?

씬메이가 말했다.

"쓸데 없는 소리 하지마.나는 어떤사람이 코를 고는지 안고는지 용모만 봐도 알아낼 수 있어."

홍지엔이 말했다.

"그야 당연하지.코가 문드러져 없어진 여자를 마누라로 얻으면 아무 문제도 없을거야."

 

씬메이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홍지엔의 코를 잡아 비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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