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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94p (전종서의 위성)

하지만 그걸 따져서 뭐 한단 말인가?

그들이 그에게 떠나라고 했으니,그가 떠나면 되는 것이다.

절대 연연할 것도 없고,그들이 옳은지 그른지 따져볼 가치도 없다.

 

원래 생각은 그녀가 좋아하는 맛있는 것을 저녁때 집에 가면서 사갖고 가서,효도도 하고,비위도 맞추려 했었는데!

그녀는 그가 쑤 아가씨와 교제 하는 것을 알고는 갑자기 태도를 바꾸어 종종 그를 혐오한다는 말을 했다.

샤오청은 자기에 대하여 워래부터 호감을 갖고있지 않았고 그를 기껏 그를 대신해서 숙제나 해주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학교 수업을 몽땅 집으로 가져와 그에게 대신 해달라고 했는데 자기가 거절하자 바로 서운해 했었다.

그 꼬마 녀석은 남의 일에 쓸데 없이 참견하기를 좋아했는데 다행히 신경을 많이 쓴 덕에 서신 왕래가 그의 수중에 떨어지지는 않았다.

 

그렇다! 그렇고 말고!

틀림 없이 오늘 새벽에 탕아가씨네 운전기사가 와서 편지를 가져 간 것을 그녀가 의심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ㅜ 해도 그렇게 크게 화낼 이유는 없지 않을까?

정말 알수 없는 이상한 일이다.

 

좋다!

운이 나쁘려면 아예 철저하게, 통쾌하게 나빠져라!

어제는 애인에게 차이더니 오늘은 장인에게 내쫏기고,실연을 당하니 바로 실업자가 되었다.

실연으로 인하여 실업자가 되었으니 재수가 없으려니 자빠져도 코가 깨진 꼴이구나!

"재수 없는 일은 한꺼번에 닥친다没兴一齐来)"이 말이 딱 맞는 것 같다.

아예 운이 없으려면 구석구석 남기지 말아라.

 

저우씨 집에는 하루도 더 있을 수 없으니 남은 것은 부모가 계신  집으로 내려가서 며칠 있으며 얘기 할 수 밖에 없는데 마치 바깥에서 뚜드려 맞은 개가 꼬리를 감추고 제집으로 도망가는 것과 다름 없었다.

하지만 집에서 자기가 쫏겨나 집으로 왔다는 걸 알게되면 자기 체면에 어떻게 견디나?

이 이틀간은 내가 정말멍청해져서 뒷골이 솜을 넣은 북채로 몽고 북을 치는 것처럼 모호하고 무거운 것이 한번, 또 한번 하면서 통증이 되살아 났다.

그리고 도무지 그럴싸하게 창피한 거을 감출 방법, 즉 어떻게 집안 식구들에게 의심을 사지 않고 자기가 왜 갑자기 적절하지도 않는 시기에 집으로 왔다고 말해야 할지 생각 나지 않았다.

싼뤼 대학에서 전보가 온 일을 집안에 아직 말하지 않았으니 이제 얘기하면 부모님들 모두 좋아 하실테고 기쁜 나머지 마음이 너그러워 져서 자세히 꼬치꼬치 묻진 않을 것이다.

또 자기도 빈둥빈둥 하면서 다시생각해 보기로 하고 ,이 좋은 소식에 기대어서 염치 불구하고 집으로 돌아가 적당한 기회에 말하면 될것이다.

 

집에 돌아 가서 할 말을 확실히 생각해 놓고 저우 사장 내외와 얼굴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저녁 늦게까지 시간을 보내다가 저우씨 집으로 잠을 자러 갔다.

그는 짐을 세개 쌌고, 내일 아침 일찍 슬그머니 나기로 하고,고별 편지를 남겼는데 거기에 어쨋든 자기는 저우 사장 내외를 볼 면목이 없으며 저우 사장 내외 역시 자기를 볼 면목이 없을테니 이렇게라도 해서 적지 않은 번거로움을 피하고 싶다고 썼다.

 

그는 집으로 가더라도 그리 오래 있지는 않고 싼튀 대학에서 여비가 오면 바로 같이 갈 동행을 구하여 여정에 오를 생각이었고, 떠나기 전 은행에 갈 필요는 없으니 며칠동안 유유자적하며 한가로운 시간을 즐기기로 마음 먹었다.

어찌된 셈인지 모르지만, 유유자적하며 지낼 생각을 하니 탕아가씨 생각이 떠올랐고 그는 서둘러 이런 생각을 스케이트를 타고 지치는 것처럼 털어 버렸다.

갑자기 허전한 생갓이 들었는데 다행히 통증이 다시 일어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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