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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90p (전종서의 위성)

 

 

황홍지앤이 탕아가씨에게 편지를 돌려줄 때, 그는 우둔하고 아무 느낌도 없는 상태였다.

얼마쯤 지나자 그는 혼미한 상태에서 깨어 났는데 이때부터 그치지 않는 마음의 고통이 시작 되었다.

마치 몸을 잔뜩 웅크리고 있다가 사지가 마비되었다가 몸을 좌악 펴니 피가 다시 도는 것과 같았는데 바로 이때부터 사지를 쿡쿡 쑤시는 통증이 왔다.

어제 억지로 참으며 통채로 삼켜버린 코통 덩어리가  당시에는 아무런 여유가 없었던 터라 그 맛을 몰랐으나 지금에 이르러서는 마치 소가 되새김 질 하는 것처럼 이어졌다 끊어졌다 간헐적으로 끝 없이 맛을 회상하는 것과 같았다.

 

침실 안에 있는 소파,책상과 침실 창 밖의 나무와 잔듸밭. 그리고 매일 만나는 사람들, 이들 모두 평상시와 똑 같았으며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었다.

디민 자기만 마음에 상처를 받고 큰 망신을 당한 이 대사건을 당했을 뿐 다른 사람은 아무 상관하지 않는 것 같았다.

이상한 것은 그는 온 세상이 참담하다고 생각 했지만 사실은 가껏해야 자기 세상만 그렇게 변했을 뿐 이었다.

그가 개인적으로 느끼는 세상이란 사람들이 공공 생활을 영위하는 세상이 아니었고 그는 그런 세상에서 벗어나 서 마치 살아있는 사람이 저승에 가서 외로운 원혼으로 떠 도는 것과 같았다.

밝은 세상의 즐거움을 보고 있으면서도 자기는 끼어 들어갈 수 없고 또 밝은 세상의 태양을 보고 있츠면서도 자기는 그 햇빛 역시 쏘일 수 없었다.

 

사람들의 세상에 그는 들어갈 수가 없었으나 그의 세상에는 어느 누구라도 들어올 수 있었다.

그중에서 첫번쩨로 막을 수 없는 사람이 저우 마나님 이었다,

그녀는 웃 사람으로서 아랫 사람이 자기에게 일체의 비밀을 숨기고 있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그녀는 이 비밀을 알아야만 했고,또 그렇게 하도록 압박해야 하는 것이 웃어른의 당연한 책임이라고 생각했다.

 

탕아가씨의 운전기사가 다녀 간 후 호지엔은 이층에서 세수를 했는데 그녀를 계단 중간 모퉁이에서 우연히 마주 쳤다.

그녀는 하녀가 어제 알려주었던 일에 대해 묻고 싶었지만 가까스로 참았는데 이런 것은 그녀로서는 웃어른이 책임을 자려는 태도가 아니라는 증거였고, 오히려 권장을 하는것 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녀는 먼저 식당으로 가 그가 내려오기를 기다렸다.

샤오청(效成: 효성)은 보통때는 밥을 급히 먹는데 오늘은 아주 천천히 느긋하게 먹었는데 그의 모친이 홍지엔에게 묻는 말을 듣기 위해서 였다.

그러나 계속 기다리지 못하고 샤오청이 학교에 간 후에도 홍지엔이 내려와 아침을 먹는 것이 보이지 않자 그녀는 홍지엔을 빨리 내려오라고 하인을 보냈는데 그제서야 그녀는 그가 몰래 문밖으로 나가 버린 사실을 알았다.

 

그녀는 시간을 낭비하며 꾹 참고 기다렸다는 것 때문에 더욱 격분했다.

홍지엔을 입에서 나오는대로 마구 욕을 했다.

"비록 여관이라도 갈때는 다방에 간다고 말을 해야 하는거야.

지금 그놈이 저우씨네 밥을 먹고 저우씨네 집에 살며, 저우씨 돈을 벌고 았으면서 나를 멋대로 속이고 밖으로 나가고 법석을 떨어!

일찍 문을 나서면 와서 인사도 안하고, 윗사람이 안중에도 없는 것 같은데 도대체 이게 무슨 경우야!

그놈이 그래도 배운 집 자식이야? 책에 그렇게 하라고 써 있어?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부모에게 인사를 해야지 도대체 뭘 배운거야?

그놈이 여자에 홀딱 빠져 가지고 양심도 없이, 제가 우리 저우씨 댁에 의지해서 큰 것은 생각도 않하고 무슨 쑤(酥 : 바삭바삭하다는 뜻,苏와 발음, 성조가 같다 )아가씬가, 탕(糖 : 사탕 唐과 발음 성조가 같다)아가씬가에게 반해서 말야."

 

저우 마나님은 홍지엔이 탕아가씨와 사귄 것을 전혀 몰랐는데 그렇게 말한 것은 "지마쑤탕(芝麻酥糖 : 엿에 참깨를 묻혀 바삭바삭하게 만든 과자)이라는 명사에서 따다가 쑤자와 탕자를 순서대로 지껄인 것일 뿐이었다.

입에서 나오는대로 지껄이다버면 어느때는 멋진 말을 설파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는데 온 세상의 선견지명 있다고 자처하는 예언가 들도 모두 바로 이런 것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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