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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82p (전종서의 위성)

"내가 긎이 당신을 안놔줄 수도 없고...좋아요, 가세요, 내일 봐요."

쑤 아가씨가 홍지엔의 얼굴 표정을 보니 그가 사랑하는 마음이 매우 충격을 받아 막 이성을 잃은듯 여겨져서 감히 그를 잡아 놓을 수도 없을 것 같았다.

 

홍지엔은 쏜살같이 문으로 뛰어나갔다.

방금 키스한 입술 감촉이 여전히 남아있어 이 기분좋게 느껴졌지만 자기가 그녀를 사랑한 증거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키스 같은 것은 신체검사 같이 반드시 몸무게를 재는데 자기는 겨우 합격한 것 같았다.

 

쑤 아가씨는 눈으로 그를 전송하고, 여전히 정자에 앉아 있었는데, 마음 속으로 즐거웠으며, 아무런 생각도 윤곽이 잡히지 않았다.

문득 두가지 글귀가 떠올랐다.

"하늘에 있는 달은 둘글고(天上月圓), 인간세상은 보름이네(人间月半)" 옛 귀절은 모르겠지만 자기의 지금 떠오른 영감이었다.

오늘이 사월 보름, 팔월 대보름에는 자신이 어떻게 될지 몰랐다.

"임신부의 배가 하늘에 걸려있다" 다시 자오웬랑의 시가 떠오르며 한바탕 느껴지는 혐오감을 참을 수 없었다.

 

하녀가돌아온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서 본능적으로 손수건을 꺼내 입술을 닦고 또 닦았는데 마치 키스의 흔적이 남아있기라도 한것 같았다.

오늘 밤 남아있는 시간은 마치 해수욕장 다이빙대의 도약대 같이 느껴졌고, 자기는 그 판의 맨끝에 서서 한번 뛰쳐 오르면 내일의 즐거운 시간 속으로 그대로 빨려 들어길 것 같아서 흥분도 되고, 전율하기도 했다.

 

홍지엔은 집으로 돌아와 방문을 잠그고 대여석 장의 원고지를 뜯어내 아래와 같이 편지를 썼다.

 

원완(文纨) 여사.

나는 다시 당신을 뵐 낯이 없기에 이 편지를 씁니다.

오늘 밤의 일을 저지르게 된 것은 모두 나의 불찰 입니다.

나는 핑게 댈 것도 없고, 변명하지도 않겠습니다.

나는 감히 당신의 용서를 구할 수도 없지만, 오직 당신이 빨리, 나약하고, 솔직히 말해서 용기도 없는 나를 잊어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나는 진심으로 당신을 존경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더욱 내가 당신의 우의를 짓밟은 것에 대해 참을 수 없습니다.

이 몇달동안 당신이 내게 보여준 사랑을 비록 내가 적절히 받아들이지는 못했지만 나는 앞으로 영원히 보석처럼 귀하게 기억할 것입니다.

부디 행복하십시오.

 

후회된 나머지 하룻밤 잠을 못자고 다음날 은행에 도착해서 문서 담당에게 편지를 붙이게 했다.

 

그는 안절부절 못하며 일이 어떻게 진행되나 걱정만 했다.

11시쯤 견습생이 그에게 전화가 왔다며 쑤 성인 사람의  전화라고 해서그는 다리가 후둘거렸다.

수화기를 들면서 예상하기를 쑤 아가씨가 자기에게 욕을 해대면 은행에 있는 사람 모두에게 다 들릴 것 같았다.

 

쑤 아가씨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홍지엔인가요? 나 방금 당신 편지 받았는데 아직 안뜯었어요.

편지에 무슨 말을 썼나요?

내가 봐서 좋은 말인지, 그렇지 않고 내가 봐서 좋은 말이 아닌지; 당신이 부끄러워 하게 면전에서 뜯어보려고 남겨둘 거예요."

 

홍지엔은 놀라서 머리가 자라목처럼 어깨까지 들어가고, 눈썹이 곤두섰다.

생각컨대 쑤 아가씨가 이것을 구혼의 편지로 오해하고 있는것 같았고 거기다 애교까지 부리니 엎친데 덮친 격이었다.

그는 급히 말했다.

"그냥 빨리 뜯어 봐요, 제발 부탁해요."

 

"그렇게 급하다니! 좋아요, 내가 바로 볼께요.

당신 기다려요, 전화는 끊지 말고....

나 보았어요, 당신 마음을 알 수 없어요. 좀 있다 당신이 이리 와서 설명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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