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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서의 위성

81p (전종서의 위성)

홍지엔이 몰래 쑤아가씨의 얼굴을 훔쳐보니 환한 달빛을 받아 밝고 매끄럽게 빛났다.

눈동자는 달빛에 반사되어 반짝였으며 입술의 짙은 붉은 색은 촉촉하고 깊은 은밀함으로 변해 있었다.

 

쑤 아가씨는 그가 자기를 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얼굴을 돌려 그에게 미소를 지었고,홍지엔은 이런 사랑스런 단호함에 대항해야만 했다.

하지만 마치 물 밖으로 튀어나온 물고기가 머리와 꼬리까지 땅위에 떨어져 펄떡거릴때처럼 더이상 몸부림칠 수도 없었다.

그는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원완, 나 가야겠어요."

 

쑤 아가씨가 말했다.

"시간이 아직 이른데 왜 서둘러요? 조금 더 있다가요."

그러면서 자기가 앉아있는 바로 옆 홍지엔이 방금 앉았던 자리를 가리켰다.

 

"난 좀 떨어져 앉아야 ....당신은 너무 예뻐요!

저 달 때문에 내가 바보같은 짓을 할것 같아서요."

쑤 아가씨의 웃음 소리는 살짝 느끼한 느낌을 주었고 홍지엔의 마음을 울렁거리게 했다. 

"당신 그럼 이렇게나 멍청한 짓을 할까봐 겁낸다는 거예요?

어서 앉아요! 나는 당신이 이렇게 다소곳이 단정하게 앉아 있는걸 바라지 않아요, 우리가 예배당에서 설교를 듣는게 아니쟎아요."

내가 물어보고 싶은데, 당신같이 총명한 사람이 무슨 댓가를 치루려고 멍청한 짓을 하러 들겠어요?"

그녀는 얼굴을 그에게 돌리며 장난스럽게 물었다.

 

홍지엔은 고개를 숙이고 감히 그녀를 보지 못했지만, 귀속에서, 코 속에서 모두 그녀를 거역하지 못했다.

머리 속에서는 그녀의 웃음을 띤 인상이 떠 다녔고, 소용돌이 속에서 차 잎사귀가 빙빙 도는 것 같았다.

"나는 멍청한 짓 할 용기도 없어요."

 

쑤 아가씨는 승리의 미를 지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Embrasse - moi!" (키스 해 줘요.)

말하면서 부끄러웠으며,자기가 스스로 이렇게 바보같은 짓을 하는 용기가 있다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 되었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홍지엔에게 자기에게 키스하라고  외국어에 숨어서  명령했다.

 

홍지엔은 양보하거나 피할 방법이 없어서, 얼굴을 돌려 그녀에게 키스했다.

키스의 깊이는 얕았으며 범위도 매우 좁았다.

그것은 마치 청조의 관가에서 차를 대접하여 손님을 보낼때 찻잔에 입술을 잠간 대거나 혹은 이전 서양 법정에서 증인 선서를 할때 성경에 입술을 살짝 대는 정도 였다.

그것은 기껏해야 여신도들이 티베트 활불, 또는 로마 교황의 발가락에 입 맞추는 것과 같은 것으로 공경하되 가까이 하지는 않는 의식을 방불케 했다.

 

키스가 끝난후 그녀는 머리를 홍지엔의 어깨에 묻었는데, 어린아이가 쌕쌕 작은 소리를 내며 달게 자는 것처럼 보였다.

홍지엔은 감히 움지일 수 없었는데 잠시후 잠이 깨었는지 일어나 앉아서 웃으며 말했다.

"달은 이상해, 정말 우리 모두를 바보로 만드나 봐요."

 

"게다가 나를 유인해서 용서받지 못할 죄를 저지르게 했어요! 여기 더 있으면 안되겠어요."

홍지엔은 이때 쑤 아가씨가 약혼, 결혼 말을 꺼내고, 자기와 장래 계획에 대해서 얘기해 보자고 할까봐 겁이 났다.

그는 여자들이 연애중 승리의 기쁨에 빠져있을때는 전혀 이런 종류의 일을 생각치도 않는다는 것을 몰랐으며 그럴때야말로 남자들에게 서둘러 약혼, 결혼을 요구하고 애정을 갖기를 보장 받을 거라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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