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종서의 위성

65p (전종서의 위성)

"여성은 여성 특유의 총명함과, 행동거지가 유연하고 활발한게 있어요.

이런 총명함에 비하면 재능과 학식이란 것은 가라 앉은 찌꺼기에 불과한 거죠.

여성이 갖고있는 재능과 학식은 말하자면 부처님을 찬미하려고 바치는 한송이 꽃같은건데, 그것은 저울 위에 무게를 달려고 매단 배추, 고구마나 같은거라고할 수 있어요.

정말 총명한 여인은 결코 재능을 이루려고 공을 드리지 않고 교묘하게 게으름을 부린다고 할까 ---"

 

탕아가씨가 웃으며 말했다.

"만일 그런 여자가 박사학위를 따려고 한다면요?"

"그런 여자는 근본적으로 박사를 따려는 생각을 하지 않을거고 단지 당신 사촌언니 같은 여성만이 박사학위를 항상 따려고 하죠."

"하지만 지금은 보통 대학 졸업생도 놈문을 써야 해요."

"그런데 그녀가 졸업할때 그 일년동안은 시국이 어수선해서 학교가 미리 끝났고 논문을 제출할 필요없이 그녀를 졸업시킨거예요."

 

탕아가씨는 믿지 않는 듯 고개를 저었고,말을 이어 가지도  않았다.

 인사 치레로 하는 사소한 의미의 듣기좋으라고 하는 말도 한번 말을 마치면 다시 말하기 힘든법이다.

연애 할때는 수백번 말해도 싫지 않고, 듣기 싫지도 않은 말도 말하는 것은 정도껏 해야한다.

현재 있는 능력을 다하여 말을 하고, 그말을 극한에 이르기까지 몽땅 다해 버렸다는 것은 예의상 허용되지도 않으며 그는 주제넘게 자기 본분을 넘은 것이다.

 

탕아가씨는 그가 말을 않고 있는 것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왜 말이 없으세요?" 그도 웃으며 말했다. "어!, 당신도 왜 말이 없나요?"

탕아가씨는 그에게 말해 주었다.

고향에 있는 오래된 집 뜰에는 두그루의 백년이 넘은 늙은 계수나무가 있는데, 그녀가 어렸을때 언제나 나무위에 무리를 이룬 재잘재잘 시끄러운 참세떼를 보았다.

그러다가 참새떼가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잠시 조용하다가 갑자기 또 일제히 지저귀기 시작하는 것을 자주 보았고  사람들이 말할 때도 그럴 때가 있다고 했다.

 

황홍지엔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진작부터 갖고있던 쑤 아가씨에게 보낼 편지의 초고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문장은 비교적 타당해야하고, 단어의 의미는 짧고 모호하게하여 잘못을 교묘히 숨기면서, 중요한 것은 얼렁뚱땅 서술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을것 같았다. 

저녁을 먹고나서 그는 초안을 쓰기 시작했는데 쓰면서 자기의 거짓말 실력이 이렇게 대단해졌나 하는 것과 웃자고 농담삼아 한 얘기가 이렇게 까지 커졌나 하는 놀라움에 편지를 반쯤 쓰다 펜을 놓았다.

하지만 그는 탕아가씨도 이것을 보게 될거라는데 생각이 미치자, 이 거짓말이 그녀를 폭넓게 웃겨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흔연히 다시 계속 써내려갔고 편지 속에 뭔가 말을 했다;

"어제에 이어 부채에 써있던 시를 말하자면, 기분 좋은 감동이 있고, 의미있는 좋은 문장이라고 보았습니다.

의외로 막되어먹은 세속 관리의 손에서 그시가 나왔다고 생각하니  너무 놀랍고 한스러워 내멋대로 원본이 틀림없이 있을 것이라고 날조하여 일시 즐거움을 얻었으나 내심 사실은 미안하기도 하였습니다.

사랑하는 것을 알고 함부로 재잘대었으니 깊이 나무라지 마십시오.

 

편지 후면에 어제 날자를 쓰고 두줄의 추신을 붙였다.

"이 편지를 작성후, 하루 밤 더 깊이 봉독하려 합니다, 차오 군의 얼굴을 보게되면 몸둘 바를 모르게 패배한 것이 사실 마음 내키지 않습니다.

안타깝습니다!  추신."

그리고 나서 오늘 날자를 썼다.

그는 두번 읽어보고 의기 양양했다.

그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쑤아가씨가 이 편지를 읽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탕아가씨가 읽기를 바랐다.

 

그는 다음날 은행에 가서 문서 수발 담당에게 편지를 주어서 보내도록 했다.

 

저녁 무렵 집에 돌아가서 막 침실 문앞에 당도했을때 전화가 울렸다.

손이 가는대로 수화기를 잡고 말했다.

"여기는 저우씨 댁입니다. 댁은 어디신가요?"

여자 목소리로 대답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한번 알아맞춰 보세요. 내가 누구게요?"

'전종서의 위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67p (전종서의 위성)  (0) 2013.02.03
66p (전종서의 위성)  (0) 2013.02.01
64p (전종서의 위성)  (0) 2013.01.29
63p (전종서의 위성)  (0) 2013.01.26
62p (전종서의 위성)  (0) 2013.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