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종서의 위성

64p (전종서의 위성)

"또 보배 하나 나왔구먼! 그 시인과 친구로 지내는 사이라면 별로 뛰어난 인물은 아닐거요.

당신도 봤지만 그시<핀판 핀반), 그거 그야말로 횡설수설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군요.

게다가 그는 자기 분수도 잘 모르면서 세력에 의지해 으시대고,뭔가 믿는 데가 있는지 겁이 없고, 하여간 너무 안통해요.

 

"나는 수준이 유치해서 뭐라 말할 입장은 아니예요.

하지만 내 생각에 외국 유명대학에 유학한 사람은 적어도 당신이 말하는 것처럼 언터리는 아닐것 같아요.

아마 그시는 일부러 해학적으로 쓴것 같아요."

 

"탕아가씨, 지금의 유학은 이전 청조때의 과거시험에서 얻는 공명과 같은거요.

우리 부친께서도 늘 말씀하시길 이전 사람들은 진사에 급제 못하면 누구나 관을 따라 많은 큰일을 해야하는 만큼, 일생 동안 유감을 품고 살수 밖에 없다고 하쎴어요.

유학 역시 이런 열등감에서 벗어나기위한 것이지 결코 학문을 높고 깊게 하려는게 아닌 겁니다.

외국에 나간다는 것은 천연두나 홍역에 걸리는 것과 비슷한데 어쩔수 없이 걸리는 것이요.

어린 아이가 홍역,천연두 같은 전염병을 앓고 나면, 이후에 그런 두가지 병을 만나더라도 전염될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안전하게 성장하게 됩니다..

우리는 외국에 갔다 왔는데,마음 속으로 바라는 한가지, 바로  마음이 건강해 져서, 박사나 석사를 들 같은 병균들을 만나더라도 저항력이 있기 때문에 자신을 보호할 수 있게 된 셈이지요..

천연두를 앓고 나면 우리는 그것이 한번으로 끝나는 것인만큼 바로  잊어버리게 되는데,유학 갔다온 사람들 역시 당연히 유학 갔다온 것을 잊어리게 됩니다.

차오웬랑 같은 사람이야  잊어 버리지도 않고 자기가 유학생이라는 것을 떠벌이며 도처에 옥스포드 켐브리지라는 간판을 내걸죠.

그것은 마치 천연두가 곰보로 바뀐 것이 대견해서 득의 양양,자기 얼굴이 마치 좋은 문장이라도 되는양 동그라미를 잔뜩 쳐준 것이나 같은겁니다.

 

탕아가씨가 웃으며 말했다;

"사람들이 이 말을 들으면 당신이 단지 그들이 다닌 대학이 당신이 다닌 대학보다 유명하니까 질투가 나서 그런다고 말할 거예요."

홍지엔은 뭐라 대답하지 않았고 그저 멍청하게 웃기만했다.

그녀는 오히려 그가 때로는 대답을 하지 않기를 내심 바랐고 그에게 이렇게 물었다.

"나는 어제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당신이 어떻게 그 시가 사촌언니가 쓴 시라는 것을 모르나 했어요.

당신은 당연히 그녀의 시를 읽어야죠."

 

"나와 당신 사촌언니는 이번 귀국선에서 처음 친해졌는데 그 시간이 매우 짧았어요.

이전에는  별로 말을 안하고 지냈거든요.

당신 어느날인가 내가 학교 다닐때 별명이 '온도계'였다는 거 기억 안나요?

나는 신시(新詩)에 대하여 별로 흥미가 없었고 당신 사촌언니와의 연고 때문에 신시에 대하여 흥미를 갖는다 -  나는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흥, 이말을 그녀가 들어야 하는건데---"

 

"탕 아가씨, 내 말 들어보세요.

당신 사촌언니는 머리도 좋고, 재능과 학문을 두루 갖춘 여성입니다.

하지만, ....그러니 내가 어떻게 말하겠어요?

머리가 좋고, 재능과 학식을 갖춘 여성은 선천적으로 그녀를 향해서 완전히 위 아래가 뒤집힌 어리석은 남자를 지도하도록 되어있는거요.

왜냐하면 그런 남자는 자기가 재능과 학식을 못 가지다 보니 재능과 학식을 신비하고 굉장한 것으로 생각해서 오체투지를 할 정도로 사모하게 되는데, 마치 돈 한푼 없는 가난뱅이가 부자를 숭배하는 거나 같은 ---"

 

"바꿔 말하면, 황선생같이 총명한 사람도 낫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어리석은 여인을 좋아한다는 거군요."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른다의 중국어 표현: 目不识丁 - 직역; 보면서도 가장 쉬운 丁 자도 모른다)

'전종서의 위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66p (전종서의 위성)  (0) 2013.02.01
65p (전종서의 위성)  (0) 2013.01.30
63p (전종서의 위성)  (0) 2013.01.26
62p (전종서의 위성)  (0) 2013.01.25
61p (전종서의 위성)  (0) 2013.01.23